그동안 여성 건강 진단은 객관성과 정확도가 부족한 진단 도구에 의존해 왔다.
이런 가운데 여성 건강 진단에서 객관성과 정확도 높은 ‘질 마이크로바이옴(Vaginal Microbiome) 분석’에 대한 국제 공동연구 결과가 발표돼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박선화 교수는 영국 의약품·의료기기 규제청(MHRA, Medicines and Healthcare products Regulatory Agency)의 제안으로, 런던 킹스칼리지병원, 리버풀대학교가 참여해 협업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과 대사체 분석, AI 기반 알고리즘을 활용한 질 마이크로바이옴 분석이 진단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질 내 주요 유익균인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의 불균형과 유해균의 증가는 ▲세균성 질염 ▲성매개 감염 ▲조산 ▲불임 ▲자궁내막증 ▲자궁경부암 ▲폐경기 질환 등과 밀접히 연관돼 있었다.
이에 논문에서는 마이크로바이옴의 변화 패턴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임상에 적용될 경우 여성 건강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분석은 비침습적이고 정밀한 진단이 가능해 기존 진단기법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국제 공동연구는 이대목동병원 개방형실험실 입주기업인 바이오웨이브W의 박순희 대표가 함께 참여해 병원과 의료기기업체 간 성공적 공동연구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조산 조기 진단 마이크로바이옴 체외진단의료기기를 개발하는 바이오웨이브W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의 WHO 국제표준품 구축사업에 참여해왔고 최근 국제표준에도 적합하고 한국인에 적절한 장 마이크로바이옴 DNA 표준품을 마련했다.
바이오웨이브W의 박순희(사진 오른쪽) 대표는 “마이크로바이옴 분야는 데이터 편차가 심해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려웠고 표준화가 되지 않았다. 그동안 영국 주도로 WHO 장 마이크로바이옴 DNA 국제 표준품이 구축돼 향후 연구개발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바이오웨이브W는 질 마이크로바이옴 관련한 진단 및 예방의약품 연구개발에도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김영주, 박선화 교수팀과 효율적인 협력으로 여성건강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논문에서 조산·임신 합병증 파트의 주요 저자로 참여한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박선화 교수는 “임상 현장에서 정확하지 못한 진단으로 인해 여성의 생식 건강이 위협받는 경우를 자주 목격한다. 질 마이크로바이옴 분석은 조산, 난임과 같이 조기 진단과 정밀 개입이 핵심인 분야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이러한 진단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여성 건강의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 내용은 지난 7일 생명과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인‘Frontiers in Cellular and Infection Microbiology’ 저널에 ‘여성 건강 증진을 위한 질 미생물군집 진단의 미활용 잠재력(The untapped potential of vaginal microbiome diagnostics in improving women’s health)’ 라는 내용으로 게재됐다.
한편 박선화 교수는 최근 연구에서 질 내 마이크로바이옴을 기반으로 조산 위험을 예측하는 머신러닝 모델을 개발하고, 다중오믹스 정보를 결합해 임상 적용 가능한 바이오마커를 발굴한 바 있다.
현재는 바이오웨이브W와 함께 질 내 마이크로바이옴 불균형(Dysbiosis) 관련 유해균 검사용 다중유전자증폭 체외진단의료기기 개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