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암병원이 17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 하반기 중입자치료기 완전가동을 계기로 통합형 암 치료 플랫폼 비전을 본격화한다고 발표했다.
최진섭 병원장은 “폐암 43.7%, 간암 39.9%, 췌장암 16.5%의 상대 생존율을 기록해 국내 평균을 크게 웃돈다”며, “중입자치료 확대와 함께 신약 임상, 중개연구, 로봇수술, AI 기반 정밀의료 등을 아우르는 전방위 암 치료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 국내 첫 암센터 56년, 중입자치료로 새 전환점
연세암병원은 1969년 국내 최초 암 치료 전문기관으로 설립된 이후 56년간 암 치료의 역사를 써왔다.
국내 처음으로 선형가속기를 도입하고 골수이식에 성공했으며, 로봇 수술기와 2023년 중입자치료기까지 도입하며 최신 치료법을 선도하고 있다. 연구 분야에서도 국내 유일하게 네이처 선정 세계 암 연구 분야 100대 의료기관에 이름을 올리는 등 세계적 성과를 거뒀다.
최진섭 병원장은 “지난 56년의 암 치료 경험과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연세암병원은 암 치료에서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고 있다”며 “하반기 중입자치료기를 완전히 가동하며 신약 치료, 중개연구, 다학제 진료, 로봇수술 등 전방위 암 치료 시스템을 갖추고,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한 정밀의료를 통해 암 치료의 미래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 3대 난치암 생존율, 국내 평균 크게 웃돌아
연세암병원의 난치암 치료 성적이 주목할 만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2015~2019년 5년간 폐암 상대 생존율은 43.7%로 국내 평균 34.7%보다 9%포인트 높았다.
간암은 39.9%로 국내 평균 37.7%를 상회했으며, 췌장암은 16.5%로 국내 평균 13.9%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 폐암 치료의 혁신 사례
폐암 분야에서는 전 주기 신약 임상 치료 프로그램을 도입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폐선암 4기 환자가 2014년 1세대 표적치료제 효과가 없어 3세대 표적치료제 1상 임상연구에 참여해 8년 이상 생존한 사례가 있다.
또한 83세 고령 환자에게 수술 대신 중입자치료를 시행해 종양을 소멸시키고 현재 무병 상태로 관찰 중이다. 전립선암에 이어 지난해 6월부터 폐암 환자에게 적용을 시작한 중입자치료는 현재까지 30명을 치료했다.
▲ 간암·췌장암 치료 성과
간암은 환자 상태에 따른 맞춤형 치료로 생존율을 높이고 있다.
71세 간암 환자의 경우 14cm 다발성 간암 진단 후 13차례 항암치료로 암 종괴를 8.5cm로 줄였고, 수술을 통해 완치 판정을 받았다. 갠트리 치료기 가동 후 간암 부문에서는 총 17명이 중입자치료를 받았다.
췌장암은 1996~2000년 8.8%였던 상대 생존율이 2015~2019년 16.5%로 2배 가까이 개선됐다.
현재 120명 이상의 임상시험 전문가가 참여해 연 400건 이상의 글로벌 임상시험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는 국내 최다 규모다. 중입자치료를 받은 췌장암 환자는 약 100명이다.
◆ 하반기 중입자치료 완전가동으로 치료 영역 확대
연세암병원은 올해 하반기 중입자 갠트리 치료기 1대를 추가 가동한다.
총 3대의 치료기가 운영되며 두경부암, 골육종 등으로 치료 암종이 확대된다. 기존 치료법과 중입자치료 병용을 통한 최적 프로토콜 개발도 추진한다.
국소진행성 환자 중 기존에 중입자치료가 어려웠던 환자군과 소수전이암 환자로까지 적용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신약 임상시험과 중개연구도 더욱 확대한다. 2014년 신약 임상 전용 병동 개소 이후 면역·표적항암제 임상연구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으며, 다수의 다국적 제약사와 MOU를 맺고 신약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
◆ AI·빅데이터 기반 정밀의료 플랫폼 구축
로봇수술 영역도 강화한다. 2023년 세계 최초로 로봇수술 4만례를 달성한 연세암병원은 증가하는 로봇수술 수요에 맞춰 5세대 다빈치 로봇수술기 추가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빅데이터 기반 치료 지원 시스템도 주목된다. 연세암병원은 정밀의료 실현을 위해 암 빅데이터 플랫폼 'CONNECT'를 활용하고 있다. 이는 연세암병원과 국립암센터 등 10개 기관의 표준화된 암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축된 암 특화 플랫폼이다.
인공지능 기반 연구도 활발하다. 로봇수술에 AI 딥러닝 기술을 접목한 수술 보조 시스템을 개발했고, 최근에는 암 환자의 조직 병리 사진을 분석해 면역항암제 효과를 예측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약 2만 3000개 유전자 중 단 4개만 활용해 예측 정확도를 15% 높이는 성과를 보였다.
◆ 암의 전 생애주기 아우르는 통합 치료 생태계
연세암병원은 단순한 치료를 넘어 포괄적 치료를 위해 5대 특화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암예방센터, 암지식정보센터, 개인맞춤치료센터, 흉터성형레이저센터, 완화의료센터가 '암의 전 생애주기' 개념에 따라 운영되며, 진단 전 단계부터 치료 후 회복과 삶의 질까지 포괄하는 맞춤형 치료를 제공한다.
최진섭 병원장은 “연세암병원은 대한민국 첫 암센터로서 로봇수술, 중입자치료 등 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꿔 왔다”며 “앞으로도 세계적 수준의 연구·치료 플랫폼을 발전시켜 환자들이 최상의 의료 가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