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3년 지역사회기반 중증외상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증외상 환자 발생 신고 후 119 구급대가 병원까지 이송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8년 전보다 8분 늘어난 33분으로 나타나 환자의 생존율을 좌우하는 '골든타임' 확보에 적신호가 켜졌다.
◆ 중증외상 이송시간 지속 증가 추세
2023년 기준 중증외상 환자 이송 소요시간은 33분(중윗값)으로, 조사가 처음 시작된 2015년 25분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연도별로는 2016년 26분, 2017∼2018년 27분, 2019년 28분, 2020년 32분, 2021년 34분, 2022년 35분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2023년에는 전년 대비 2분 감소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중독, 익수, 질식 등 비외상성 중증손상 환자의 이송 시간도 2015년 27분에서 2023년 37분으로 10분이나 증가했다. 이는 의료진이 현장에서 수행하는 응급처치 시간이 늘어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응급의학과 한 전문의는 “중증외상 환자는 빠른 시간 내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생존율을 높이는 핵심 요소이다. 이송 시간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생존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라고 설명했다.
◆ 지역 간 이송시간 격차 심화
중증외상 환자 이송 시간의 지역별 격차도 더욱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기준 이송 시간이 가장 짧은 인천과 대전은 25분인 반면, 강원도는 46분으로 약 2배 차이가 났다.
실제 서울(26분)과 광주(27분)도 비교적 이송 시간이 짧았지만, 세종(42분), 충북·충남(39분), 전북(38분), 경북(38분) 등은 40분에 육박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2015년에는 이송 시간이 가장 짧은 지역(광주 20분)과 가장 긴 지역(강원·세종 35분) 간의 차이가 15분이었으나, 2023년에는 그 격차가 21분으로 확대됐다는 점이다.
▲ 농어촌 지역 의료 인프라 부족
강원도 등 농어촌 지역의 이송 시간이 긴 원인으로는 의료 인프라 부족과 지리적 특성이 지적된다.
중증외상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권역외상센터가 도시 지역에 집중되어 있어, 농어촌 지역 환자들은 더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실정이다.
▲ 의료 공백 우려
2023년 통계는 의료계 파업 등으로 인한 의료 공백이 본격화되기 전의 자료이기 때문에, 내년 초 발표될 2024년 조사 결과에서는 이송 시간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보건의료 정책 당국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 골든타임 확보 위한 대책 시급
질병관리청의 지역사회기반 중증외상조사는 119 구급대가 응급실로 이송한 중증외상, 비외상성 중증손상, 다수사상 환자에 대한 전수조사로, 2023년 한 해 중증외상 환자는 총 8,192명, 비외상성 중증손상 환자는 16,532명으로 집계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송 시간 단축을 위해 권역외상센터 확충과 구급대원 전문성 강화, 지역 간 의료 격차 해소 등 종합적인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중증외상 환자의 골든타임 확보와 지역 간 의료 형평성 제고를 위해서는 농어촌 지역 의료 인프라 확충 및 구급 시스템 강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의료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효율적인 응급의료체계 구축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메디컬월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