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임기 6개월만에 결국 불신임(탄핵)됐다. 지난 2014년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이 불신임 된 이후 두 번째이다.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의장 김교웅)는 10일 의협 회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진행한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대한의사협회 회장 불신임의 건에 대해 재적 224명 중 찬성 170표(76%), 반대 50표, 기권 4표로 가결됐다. 

◆임 회장 불신임 여부 투표 전 호소 

임현택 회장은 불신임 여부 투표 전 ”과거에도 의협 회장 탄핵 시도는 여러번 있었지만 결과는 언제나 의협의 힘을 약화시키고 혼란만 가중시켰을 뿐이다. 이번 불신임 사태가 내부의 갈등과 분열로 이어져서는 안된다.“라며, ”▲논란이 될 수 있는 발언과 행동 자제, ▲회무 진행 내용 공개, ▲인적 쇄신을 통한 새 집행부 구성 등을 약속한다.“라고 밝혔다. 

실제 현재 모든 SNS 계정을 삭제했으며, 재발 방지도 약속했다. 

(사진 : 눈 감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이어 ”이번 싸움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전공의와 의대생 여러분의 목소리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고, 그분들의 희생과 헌신을 잘 보듬어주지 못한 점은 큰 실책이다. 치열한 분투에도 불구하고, 의대 증원 강행과 의료농단의 실타래를 풀지 못했다. 정부와 대통령실의 독선과 아집에 무력하게 막힌 저 자신이 그저 죄스러울 뿐이다.“라며, “회장으로서 의협의 위상을 지켜야 함에도 회원들께서 모아주신 전공의 지원금 관련 허위사실 유포에 분노한 나머지 감정적으로 대응했다. 엄중한 상황에서 개인적인 경솔한 언행으로 누를 끼친 점 참으로 부끄럽다.”라며, “젊은 의사들과 의대생들의 미래를 위해 그리고 세대 간, 직역 간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내겠다.”라고 호소했다.

◆불신임 주요 이유 

하지만 이번 임시대의원총회에서는 임 회장의 불신임이 가결됐다.  

불신임이 가결된 주요 이유로는 ▲간호법 제정과 공포를 막지 못했다는 점, ▲내년도 수가 협상 결과가 좋지 않았던 점, ▲청문회에서의 태도 논란, ▲의협 비판 기사를 오보로 낙인 찍고 출입을 방해해 한국기자협회로부터 규탄 성명을 받은 점, ▲의협 회원들을 향한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막말 논란, ▲1억원 합의금 논란 등이 제기됐다.

특히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와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임 회장을 신뢰할 수 없고 향후에도 협력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우리들의 결론이다. 이번 의협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부디 임 회장의 불신임안이 통과되길 바란다.”라고 밝힌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보궐선거 전까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운영

의협은 정관에 따라 60일 이내에 보궐선거를 치러야 하며, 보궐선거 전까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된다.

이번 임시대의원총회에서는 정부의 의료농단 저지 및 의료 정상화를 위한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의 건과 관련해서는 재투표를 거쳐 최종 가결됐다.

1차 투표에는 대의원 224명이 출석한 가운데, 찬성 84표, 반대 120표, 기권 1표로 부결됐다. 

하지만 제적 대의원 수를 정확히 확인하지 않은 절차상의 문제로 2차 투표를 시행했고, 재투표 과정에서 대의원들 사이에서는 일부 논란도 있었다.

2차 투표에는 대의원 169명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106표, 반대 63표로 최종 가결됐다.

이에 따라 비대위원장은 11월 13일(수)까지 선출하며, 임기는 회장 선출 전까지로 결정했다. 

◆의정갈등 새로운 분기점 될까? 

이런 가운데 오는 11일 여야의정협의체가 출범 예정이고, 의대협이 오는 15일 확대전체대표자학생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의정갈등이 새로운 분기점을 맞이하게 될지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A의사회 회장은 “이번 결과는 의협 회원들의 민심이 반영된 결과이다.”라고 밝혔다.

B학회 이사장은 “불신임이 가결된 만큼 앞으로의 대책을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행해서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대전협 박단 비대위원장은 임 회장 탄핵 결정 직후 본인의 페이스북에 관련 기사를 공유하면서 “결국 모든 길은 바른길로”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의협은 정관에 따라 보궐선거를 60일 이내 실시해 차기 회장을 선출해야 한다. 차기 회장이 선출되기까지는 의협 황규석(서울시의사회장) 부회장이 회장 직무대행을 맡는다.

차기 회장은 임 회장의 남은 임기(약 2년 6개월) 동안 의협을 이끌게 된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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