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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문학’ 아시아 여성 첫 노벨 문학상 수상…한국의 ‘한강’ 세계적 거장 반열 등극 - 한국 노벨상 수상, 김대중 前대통령이어 두번째
  • 기사등록 2024-10-11 06: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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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한강(53)이 한국 작가로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아시아 여성이 123년 역사의 노벨 문학상을 받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여성으로는 공동 수상자를 포함해 역대 121명 가운데 18번째이고, 한국인이 노벨상을 받은 것은 지난 2000년 평화상을 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24년 만이자 두 번째이다.

(사진 : 연합뉴스)


◆노벨위원회 한글 등장 

노벨위원회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소설가 한강(53)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발표하면서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한강의 이력과 주요 작품을 상세히 영어로 소개했다.


한강의 이름과 주요 작품명은 한글과 영어를 병기했다.

노벨위원회는 ‘한강’(Han Kang)이 노벨문학상을 받았다면서 1995년 출간된 한강의 첫 소설집 ‘여수의 사랑’을 비롯해 그가 국제적으로 명성을 얻은 계기가 된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 등 다양한 작품명을 소개했다.


한강의 소설 에우로파의 한 대목을 인용한 이미지에도 ‘Quote from 에우로파(Europe)’라는 한글이 사용됐다.


스웨덴 한림원은 한강을 선정 발표하면서 그의 작품에 대해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강은 자기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지배에 정면으로 맞서며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다. 그는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간의 연결에 대해 독특한 인식을 지니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문체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됐다.”라고 덧붙였다.


◆세계적인 거장의 반열로

스웨덴 한림원은 한강이 아들과 저녁 식사를 마쳤을 때 수상 연락을 받았으며 수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마츠 말름 한림원 상무이사는 “노벨상 수상자 발표 이후 한강과 전화 통화를 했다.”라며, “그는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들과 막 저녁 식사를 마친 참이었다.”라고 밝혔다.


한강은 연작 소설집 ‘채식주의자’ 등으로 세계적으로 한국 문학의 위상을 높여온 동 세대 대표 작가다.


그는 ‘채식주의자’로 2016년 세계적 권위의 맨부커상에서 영연방 이외 지역 작가에게 주는 국제 부문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했다.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한강은 여기에 이번에 노벨문학상까지 받으면서 명실상부 세계적인 거장의 반열에 들게 됐다.


AP 통신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의 오스카상 수상과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과 방탄소년단(BTS)·블랙핑크 등 K팝 그룹의 성공 등을 언급하면서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한국 문화의 글로벌 영향력이 커지고 있음을 나타낸다.”라고 밝혔다.


◆시민들 “자랑스럽다” 환호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해 시민들은 환호를 하고 있다. 


직장인 A(30)씨는 “파격적인 내용을 담담하게 풀어낸 글에서 느껴지는 힘이 좋아 팬이 됐는데 이렇게 멋지게 노벨상까지 받다니 기쁘다.”라고 말했다.


대전에 사는 직장인 B(33)씨도 “퇴근길에 뉴스를 보자마자 길에서 소리를 질렀다. 눈물이 고였다.”라고 밝혔다.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는 한강의 대표작인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흰’ 등의 작품이 놓인 매대가 급히 설치됐고, 이 책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도 하면서 한국 첫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의 탄생을 축하했다.


시민들은 이번 수상이 한국 문학 발전의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입을 모았다.


S병원 C교수는 “아무도 예상 못 했던 결과라 더 놀랍고 감동적이다. 요즘같은 의정갈등속에서 아시아 여성 최초 수상이라는 게 너무 감격스럽다. 마치 내 일처럼 들뜬 기분이고, 의료계에도 이런 반가운 소식이 나오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한강은?

한강은 1970년 11월 전라남도 광주의 문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친은 영화로도 제작된 소설 ‘아제아제바라아제’를 비롯해 ‘새터말 사람들’, ‘동학제’ 등으로 유명한 소설가 한승원이다.


이후 서울로 올라온 한강은 풍문여고를 거쳐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잡지 ‘샘터’에서 기자로 근무하면서 1993년 계간 ‘문학과 사회’ 겨울호에 시를 발표했다. 이듬해에는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붉은 닻’이 당선되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이후 다양한 장편 소설과 소설집을 발표했다.

한강은 죽음과 폭력 등 인간의 보편적 문제를 시적이고 서정적인 문체로 풀어내는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장편 ‘소년이 온다’와 제주 4·3 사건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낸 ‘작별하지 않는다’ 등으로 한국 현대사의 깊은 어둠과 상처를 소설로 형상화했다.


소설 외에도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와 동화 ‘내 이름은 태양꽃’·‘눈물상자’, 산문집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사랑과 사랑을 둘러싼 것들’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을 내놓았다.


한강은 국내에서는 이상문학상, 동리문학상, 만해문학상, 황순원문학상, 김유정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국제적으로는 맨부커 국제상을 받았고, 2023년에는 메디치상 외국문학상을 수상했다.


한편 노벨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1천100만 크로나(약 13억4천만원)와 메달, 증서가 수여된다. 11일 평화상, 14일 경제학상 수상자가 발표될 예정이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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