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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 본격 추진 vs. 의협 “헛소리 말라” - “바람직한 의료전달체계로 혁신” vs. “국민 건강과 생명에 큰 위협”
  • 기사등록 2024-08-07 10:5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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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정경실 의료개혁추진단장은 지난 6일 의료개혁 관련 대국민 브리핑을 통해 “비상진료체계라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그간 왜곡된 의료공급과 이용체계를 바로잡고 바람직한 의료전달체계로 혁신하기 위한 첫걸음이다.”라며 구체적인 방안들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는 “정부의 임기응변 모면하려는 상급종병 전환대책이다.”라며, “헛소리 말라”라고 맹비난하고 나섰다.  


◆상급종합병원 의료공급체계 대표적 문제점 

그동안 상급종합병원의 의료공급체계는 여러 측면에서 문제점이 제기됐다. 대표적인 문제는 다음과 같다. 


▲중증·응급·희귀질환자 진료 집중 못해 

상급종합병원이 수행해야 하는 본래의 기능인 중증·응급·희귀질환자 진료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했다. 

실제 상급종합병원의 중증환자 비중은 평균 50% 정도로 종합병원 이하에서도 치료 가능한 비중증환자를 절반 가까이 진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증환자가 오히려 상급종합병원에서 적시에 치료받을 기회를 놓칠 우려가 높다. 

그리고 종합병원 이하의 의료기관이 그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는 부작용이 초래됐다. 


▲양적 팽창에 의존

의료의 질보다 진료량 늘리기, 병상 확장 등 양적 팽창에 의존해 온 부분도 문제이다. 

이로 인해 소위 '3분 진료'라는 말처럼 환자들에게는 충분한 진료를 제공하기 어려운 구조이다. 

의료인력에 비해 과중한 진료를 감당하다 보니 전문의 등 전문인력보다는 전공의에게 과의존하게 되는 문제로 이어지게 됐다. 

이러한 문제는 오랜 기간 제기됐지만 의료 공급과 이용, 보상과 평가, 인력구조의 조정 등 복합적인 문제가 얽혀 있어서 쉽게 해결하지 못하는 해묵은 과제로 남았다. 

하지만 전공의 공백으로 인한 비상진료체계하에서 상급종합병원으로의 환자 쏠림이 일부 완화되고, 중증·응급진료에 집중하는 등 일부 개선되는 효과가 있었다. 

이는 비상진료체계하에서 중증수가 인상, 진료지원간호사의 안정적 업무 수행을 위한 간호사 업무범위 시범사업의 실시, 경증환자의 진료협력병원 이송 등 중증 중심의 진료를 대폭 지원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다만, 상급종합병원의 급격한 진료량 감소로 인한 병원 운영의 어려움, 여전히 많은 비중증진료, 갑작스러운 전공의 공백으로 인한 현장 인력의 소진은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 

특히 의료전달체계 개선이 비상진료 과정에서 변화되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지속가능한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병원, 의원으로 이어지는 공급구조의 전반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추진 주요 내용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중 특위에서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중증환자 중심병원 전환…중증·응급환자 최적의 진료 제공  

상급종합병원을 중증환자 중심병원으로 전환하여 중증·응급환자에게 최적의 진료 제공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응급·희귀 등 적합 질환 진료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대폭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약 3년간 환자 기준으로 평균 50% 수준인 중증환자 비중을 60%까지 단계적 상향을 추진한다.

2027년에는 제6기 상급종합병원을 지정하게 되는데 중증 기준인 전문진료질병군 입원환자 비중의 하한선을 현재 34%에서 적정 수준으로 상향한다. 

중증환자 중심병원으로 전환을 위해서는 현재의 중증환자 기준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의료 현장의 의견도 적극적으로 수렴한다는 설명이다.

현재 적용하고 있는 478개의 전문진료질병군은 같은 수술과 시술이라도 환자의 연령과 기저질환, 응급도 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의료 현장의 지적이 있어 왔다. 

의료 현장의 지적을 수용 △KTAS 1·2 등 중증환자가 응급실로 이송되어 입원하게 되는 경우, △어린이공공전문진료센터 등에서 치료받는 중증소아와 연령가산이 적용되는 중증소아 수술에 해당하는 경우, 중증 암을 로봇 수술로 치료하는 경우 등도 중증으로 인정할 수 있도록 보완하고 있다. 

그간의 연구 결과와 추가적인 검토를 거쳐 근본적인 전문진료질병군 분류체계를 재정비하는 과정도 빠르게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지역의료 역량 견인…권역 내 진료협력 중추병원 강화

상급종합병원을 지역의료 역량을 견인하는 권역 내 진료협력 중추병원으로 강화한다. 

중등증 이하의 환자들이 믿고 찾아갈 수 있는 지역의 진료협력병원을 육성하고, 상급종합병원과의 진료협력을 강화한다. 

상급종합병원이 지역병원의 발전을 견인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진료협력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궁극적으로 지역 완결적인 의료체계로 발전시킨다.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 추진 시에 10개 이상의 진료협력병원 간 네트워크 구성 등 강력한 협력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그간의 형식적 의료회송체계를 전면적으로 개편하여 의사의 전문적인 판단에 의해 상급종합병원과 진료협력병원이 보다 적극적으로 환자를 의뢰·회송하는 전문의뢰·회송 시스템으로의 혁신을 추진한다. 

전문의뢰·회송 시에는 최우선적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특히 증상의 변화가 있는 경우에는 언제든지 진료협력병원으로부터 상급종합병원으로 의뢰돼 최우선적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패스트 트랙도 확립한다. 

진료협력병원 간 EMR 연계를 통해서 환자의 진료정보 사진과 영상을 쉽게 공유하는 체계로 고도화하는 등 2번 검사할 필요가 없는 효율적인 진료협력 환경을 정비하는 작업도 함께 추진한다. 

권역 내 상급종합병원에서 충분히 치료 가능한 중증환자는 서울 상종이 아닌 권역 내 상종으로 진료가 의뢰될 수 있도록 유인하는 기전도 강화한다. 


▲일반병상 규모 감축…5~15% 수준 병상 감축 추진 

그동안 진료량 확장에 맞춰서 일반병상을 늘리는 운영 기조하에서는 비중증환자까지 입원을 늘릴 수밖에 없는 악순환 구조가 이어졌다. 

이에 상급종합병원은 중환자나 특수한 치료가 필요한 환자 등을 볼 수 있는 병상을 중심으로 확충해 나갈 수 있도록 하고 일반병상의 규모는 감축한다. 

병상 감축은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진료에 집중하고 양보다는 질 제고로 방향을 전환하는 시작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역과 병상의 규모, 비상진료체계하에서 병상 감축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의견 수렴 결과를 바탕으로 5~15% 수준의 병상 감축을 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 


▲전문인력 중심병원 전환 

전공의 공백 장기화로 전문의 배출 시점이 일부 연기될 경우에 전문인력 중심병원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의와 진료지원간호사 등 숙련된 전문인력 중심으로 운영되는 전문인력 중심병원으로 차질 없이 전환을 추진한다는 설명이다. 

상급종합병원이 기존처럼 진료량 확장에 의존하고 중증이 아닌 비중증환자도 많이 진료하는 현재의 체계하에서는 전문인력 중심병원으로의 전환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비중증진료를 줄이고 중증진료 중심으로 진료구조를 새롭게 전환하면서 전문인력 중심으로 업무를 재설계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간 전공의가 담당했던 업무를 전문의와 진료지원간호사가 담당할 수 있도록 병원 자체적인 훈련 프로그램 도입과 업무 효율화 과정을 적극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진료지원간호사가 법적 안정성을 보장받으면서 숙련된 전문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관련 법률 제정도 최우선적으로 추진한다.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작업 박차 

전공의들에게는 밀도 있는 수련을 제공하는 수련책임병원으로의 역할을 강화하고,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작업에 박차를 가한다. 

현행 36시간인 연속수련시간 상한을 24~30시간으로 단축하는 시범사업은 이미 시행중이고, 전공의 근로시간을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일률적인 전공의 수련시간 단축이 아니라 현장과 전공과목 등의 현실에 맞게 조정해 현장의 충격을 줄이면서도 다양하고 밀도 있는 수련을 통해 역량 있는 전문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상급종합병원과 진료협력병원 간 수련협력체계를 갖추도록 하여 전공의들이 전공하는 진료과의 특성에 따라서 다양한 임상 경험을 할 수 있는 다기관 협력 수련체계를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이를 통해 평균 약 40%를 차지하는 전공의 근로 의존도를 20% 이하로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도록 추진한다. 

지역의 수련병원 역량을 강화하고 수련병원의 지도전문의 지원을 병행하여 전공의들이 체계적으로 수련하는 기반을 강화한다. 

이렇게 되면 상급종합병원에서는 주로 중증진료에 대한 수련을 하고, 진료협력병원에서는 지역의료, 전문진료 등을 경험토록 해 분야별로 역량을 갖춘 전문의를 양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환자들 증상과 질환에 적합한 의료이용 지원 개선 

환자들이 증상과 질환에 적합한 의료이용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개선하는 작업도 병행한다.

특위에서는 환자 중심의 의료체계로 전환하고 환자들에게 충실한 의료정보를 제공하는 방안과 환자들이 의료전달체계의 적합한 의료 이용을 선택할 수 있도록 비용구조도 재점검하고 있다. 


▲구체적인 보상구조 개편 추진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구체적인 보상구조 개편을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진료량 늘리기에 의존하지 않고 중증·응급·희귀질환이라는 본연의 기능에 집중할 때 더 많은 보상을 얻을 수 있도록 중증입원과 수술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고, 응급진료 등은 대기시간 등의 노력과 적합 질환 진료와 진료협력 등 성과를 충분히 보상하는 체계로 개편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8월 말~9월 초 확정 목표 추진 

정부는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이 단시간에 이루어지기 어렵기 때문에 시범사업 과정에서 충분히 보완하면서 현장의 수용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 추가적인 논의와 현장의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8월 말~9월 초 확정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빠르면 9월부터 시범사업을 추진해 먼저 준비가 된 상급종합병원부터 지원하고, 충분한 신청기간을 두고 많은 상급종합병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의협 “전문의없는 전문인력 중심병원?”

반면 대한의사협회는 “정부가 전공의 공백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의지는 보이지 않고 실효성 없는 임기응변식 대책만 내놓는 행태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라고 밝혔다. 

지난 4월 25일 출범한 의개특위는 전문가단체인 대한의사협회가 참여하지 않는 시민단체 중심으로 운영하면서 산하 전문위원회를 구성해 의료인력 수급체계, 전공의수련, 1차의료, 지역의료, 비급여 실손 등의 중요한 주제를 주먹구구식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의협은 “앞으로 정부가 대국민 브리핑을 통해 잘못된 정보로 국민들을 호도하는 것에 대해 사실을 바로잡고자 이번 발표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여 정부가 여전히 거짓으로 국민들을 선동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먼저 상급종합병원의 병상을 감축하고 전공의 의존도와 비중증 진료를 줄임과 동시에 전문의와 PA간호사로 불리는 진료지원 간호사 등으로 병원을 운영하겠다는 대책은 대학병원의 근본적인 기능을 망각한 어불성설임이라는 지적이다.


의협은 “우수한 전문인력을 교육하고 양성하는 것이 대학병원의 가장 근본적인 기능임에도 의사 면허를 가진 예비 전문의인 전공의의 비율을 줄여 마치 비전문 인력인 것으로 호도하고, 간호사를 숙련된 전문인력이라며 포장해 국민을 속이는 것이 과연 정부가 진심으로 국민 건강과 생명을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라며, “전공의 공백으로 인한 환자 수용이 어려워 병상을 줄이고 줄어든 병상만큼 중증환자 비율을 늘려 의사가 아닌 간호사로 중증환자를 치료하겠다는 것이 과연 진정으로 국민들이 원하는 의료개혁인지 정부에 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병상 확장 등 양적 팽창 때문에 의료진의 쉴 틈 없는 ‘3분 진료’가 일상이라면서 근본적인 문제해결책은 제시하지 않고 간호사 업무범위를 확대해 중증환자들을 더욱 위험에 빠뜨리고자 하는 것이 정녕 정부의 ‘의료개혁’의 본질이란 것인가?”라며, “정부가 의료개혁이랍시고 내놓는 대책들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것을 정부 스스로가 깨닫고 한시라도 빨리 현 의료사태의 봉합을 위해 의료전문가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길 당부한다.”라고 강조했다. 


◆의료인력 수급추계 거버넌스 구성, 전공의 수련 개편 등도 논의 

한편 특위에서는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외에도 의료인력 수급추계 거버넌스 구성, 전공의 수련 개편, 지역의료 강화와 1차 의료 혁신, 필수의료에 대한 공정한 보상,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정경실 단장은 “의료개혁특위에서는 8월 말 1차 개혁 방안 도출을 목표로 속도감 있게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특위 논의 과정은 투명하게 공개할 계획이다. 그간 특위의 논의 내용을 보도자료로 공개했던 것 외에 주 1회 대국민 브리핑과 함께 그간 비공개로 진행되어 온 전문위원회 논의 또한 핵심 사안에 대해서는 토론 과정을 공개해 나갈 계획이다.”라며, “특위에서는 다양한 분야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서 대한민국 의료체계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구조 전반의 혁신을 이루는 실질적인 개혁 방안이 마련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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