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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대천안병원 응급실 파행…대통령실 “우려할 만한 케이스는 아니다” VS. “이제 시작이다” - 의협 “죽어가는 지역의료 외면하는 자기기만적 태도 유감”
  • 기사등록 2024-07-17 20: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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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 시간 중 약 절반 정도는 혼자 근무하고, 24시간 혼자 근무하는 경우도 있다. 오늘도 사고가 안나길 빌 뿐이다.” 

수도권 한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응급의학과 교수의 말이다.  


속초의료원 이어 순천향대천안병원도 응급실 정상운영이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응급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문제는 1~2개 병원만의 사례가 아니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순천향대천안병원 응급실 축소 운영 

순천향대천안병원은 응급의학과 의료진 8명 중 4명이 사직 의향을 밝혀 응급실이 7월 16일부터 21일까지 축소 운영에 들어간다.


병원측에 따르면 응급실은 16일 오전 8시부터 운영이 중단되며, 21일까지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다. 

21일 이후 운영과 관련해서는 아직 확답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응급의학과 전임 교원은 전원 사직 의사를 밝힌 상태이며, 계약직 교원만 일부 남아 있다. 

순천향대천안병원은 충청권 권역응급의료센터이며, 정상적인 응급실 운영이 안되면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고, 최악의 경우엔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이 취소될 수도 있다. 


◆“순천향대병원에 한정된 상황”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난 16일 순천향대병원의 응급실 운영 파행 사태와 관련해 “순천향대병원에 한정된 상황이고, 다른 응급의료체계나 다른 병원으로 전환될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파악되고, 셧다운 되는 건 아니고 단계별로 정상화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우려할 만한 사례는 아닌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의협 “정부의 의료체계 정상화 노력” 촉구

이에 의협은 “국민 생명을 뒷전으로 생각하고 있는 대통령실의 처참한 민낯이 여실히 드러났다.”라며, “현재 권역응급의료센터, 대학병원 및 종합병원 응급실의 응급의학과 교수 및 전공의들은 격무에 시달리고 지쳐 24시간 응급의료를 제공하지 못하는 지경까지 내몰리고 있는 상황에 이르렀지만, 대통령실은 이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의료체계가 붕괴되고 있음에도 ‘우려할 만한 케이스 아니다’라는 정신승리식 발언으로 현실을 애써 부정하고, 의료사태 해결 의지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대통령실 관계자의 자기기만적인 태도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라며, “이번 정부의 의료농단으로 인해 응급의료현장의 법적 리스크와 근무강도가 더욱 높아져 어려움은 더욱더 심해진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응급의학과는 응급실이 붕괴되지 않도록 수차례 정부에게 응급의료를 위한 지원을 호소해왔음에도 오직 의대정원 증원만을 위한 정책을 강행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의협은 “정부의 무리한 정책 추진의 결과는 명실상부한 한국의료체계를 붕괴시키고, 지역·필수의료를 망하게 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자각하길 바란다. 이는 명백히 국민 건강과 생명에 위해를 가하는 것임을 재차 경고한다.”라며, “정부는 무책임한 태도를 멈추고, 지금이라도 전공의 및 의대생들이 바라는 바를 수용해 의료체계 정상화를 위해 힘쓰길 촉구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미 시작된 의료붕괴, 여당 당대표 후보 중 누구도 언급 안해”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17일 여당 당대표 후보로 출마한 후보자들에게 “의료대란에서 의료붕괴로 넘어가는 지금의 상황에 대해 후보 중 누구도 언급하지 않는다. 의료대란을 포함한 민생 현안을 어떻게 풀어갈지에 대해 밝혀달라.”라고 촉구했다.


이어 “순천향대 응급실은 문을 닫았고 충남대병원은 파산 직전에 도달했다. 전공의 1만명 사직은 물론 응급실 등 필수의료 붕괴, 지방병원 경영난에 당장 올해는 의사 3,000명도 배출되지 않을 상황이다.”라며, “이런 상황에서도 당대표 후보나 당지도부에서 침묵한다면 과연 국민이 우리당에 국정을 믿고 맡길 수 있을지 걱정이다. 후보자들은 남은 기간동안 의료대란을 포함한 민생 현안을 어떻게 풀어갈지에 대한 방안과 의지도 함께 밝혀달라.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제 시작일 뿐” 

대한응급의학의사회 이형민 회장은 “대통령실 관계자의 말이 사실이라면 응급실 현장 상황과 얘기가 전혀 안 들어간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라며, “이제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 순천향대천안병원 응급실 같은 상황들이 계속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현장 의견과 상황이 제대로 반영된 정책 마련을 통해 붕괴되고 있는 대한민국 의료가 더 이상 무너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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