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최대 규모‘고혈압 약제’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 연구를 통해‘티아지드계이뇨제’의 우수성이 확인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몇가지 특징들로 눈길을 모았다.
◆Lancet 발표
우선 국제적으로 저명한 의학 학술지 란셋(Lancet, 임팩트 팩터 59점)에 발표돼 화제를 모았다.
미국(동부)시간으로 10월 24일 공개된 이번 연구 제목은 ‘Comprehensive comparative effectiveness and safety of first-line antihypertensive drug classes: a systematic, multinational, large-scale analysis(대규모 고혈압 일차치료제 비교 연구)’이다.
연구내용은 ‘고혈압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일차 치료제는 무엇인가?’란 질문에 답하기 위해 실제 임상데이터(Real World Data)을 분석한 것이다.
LEGEND-HTN(large-scale evidence generation and evaluation across a network of databases for hypertension, 대규모 고혈압 일차치료제 비교 연구) 연구팀은 전 세계 9개 국가의 공통데이터모델(common data model) 데이터베이스(한국, 미국, 독일, 일본의 6개의 청구자료 데이터베이스와 3개의 전자의무기록 데이터베이스)의 약 500만 명에 달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일차 치료제로 사용된 각 고혈압 약제간의 효과 및 부작용, 55가지를 비교했다.
p 해킹(p-hacking)을 방지하기 위해 LEGEND-HTN의 전체 연구 프로토콜은 분석 시행 전에 미리 결정됐으며,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연구 분석 코드는 GitHub을 통해 공개됐다(https://github.com/OHDSI/Legend).
7000개 이상의 공변량을 이용하는 대규모 성향점수 짝짓기 (large-scale propensity score matching) 및 경험적 보정(empirical calibration) 등 첨단의 분석 방법을 도입해 교란 요인(confounding factor)을 통제했다. 출판 편향(publication bias)을 방지하기 위해 기존의 관찰형 연구 약 2만 2,000개의 결과에 상당하는 방대한 결과 역시 모두 가감없이 공개됐다 (http://data.ohdsi.org/LegendBasicViewer/).
그 결과 ‘티아지드계이뇨제’가 심근경색, 심부전에 의한 입원, 뇌졸중 발생 위험성을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에 비해 약 16~17% 더 유의하게 감소시켜, 티아지드계이뇨제의(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에 대한) 우월성을 확인했다.
◆객관적 근거 마련
이번 연구의 또 다른 특징은 기존 고혈압 가이드라인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다국가간 진행된 최대 규모의 연구라는 점에서 앞으로 고혈압 치료에 큰 지침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대한고혈압학회 고혈압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 칼슘 통로 차단제(CCB), 티아지드계이뇨제(THZ), 베타 차단제(BB) 가 일차치료제로 권고된다.
기존에 고혈압 약제를 서로 비교한 임상시험은 약 40개에 불과하다. 가장 규모가 컸던 ALLHAT 시험의 경우 1994년부터 1998년 사이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등 다수의 임상시험이 2000년 이전에 이뤄졌다. 이에 그동안 고혈압 환자들이 처음 진단을 받고 어떤 약제를 선택할 지에 대한 근거가 매우 부족했다.
◆Lancet 사설에도 소개
이번 연구는 란셋 학술지 사설에도 소개됐다. 학술지는 사설에서 이번 연구는 현존하는 고혈압 약제에 대한 연구 중 가장 규모가 크고 포괄적인 연구로써, 다양한 환자군을 이용한 연구를 통해 결과의 일반성(generalizability)를 획득하였다고 평가했다.
또 이번 LEGEND-HTN 연구는 오픈 사이언스(open science) 및 재현 가능한 연구(reproducible research)를 지향하여, 공통데이터모델 기반 빅데이터 분석의 힘을 보여주였으며, 실사용 근거(real world evidence)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소개하고 있다.
◆국내 연구진 참여
이번 연구에 국내 연구진이 참여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번 연구에는 마크 슈챠드(Marc A Suchard) 미국 UCLA 생물통계학 교수,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정보학과 유승찬 연구원을 비롯해 총 11명이 참여했다.
◆오딧세이 네트워크 연구자들 함께 진행
특히 전 세계적으로 대규모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던 것 중 하나는 오딧세이 (OHDSI, Observational Health Data Sciences and Informatics) 네트워크 연구자들이 힘을 합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오딧세이는 전 세계 200개 이상의 기관이 참여하는 비영리 국제 연구 컨소시엄으로, 병원마다 각각 달리 보유하고 있는 전자의무기록 자료를 공통데이터모델로 익명화 및 표준화하여 그 분석결과만 공유함으로써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전 세계 여러 기관 간의 공동연구를 가능케 하는 세계 유일한 다기관 연구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국내에서 산업통상자원부의 분산형바이오헬스빅데이터 사업과 보건복지부의 연구중심병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한편 고혈압은 가장 흔한 만성 질환 중 하나로 우리나라 성인 인구 중 1,100만명 이상이 고혈압을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많은 이들이 고혈압의 위험성에 대하여 간과하지만, 뇌졸중과 심근경색을 포함한 심뇌혈관질환의 가장 주요한 요인인만큼 초기부터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치명적인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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