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의 암’이라고 불리는 췌장암의 경우 대부분 수술로 절제해내기 힘들만큼 암이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돼,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수술이 어려울 만큼 늦게 췌장암을 발견해도 적극적으로 항암 치료를 하면 조기에 발견해 수술을 받은 환자만큼 생존 기간을 늘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서울아산병원 간담도췌외과 김송철(사진 왼쪽)· 종양내과 류백렬(사진 가운데)· 유창훈 교수팀은 췌장암이 주변 림프절, 혈관 등으로 침범해 수술이 힘든 국소 진행성 환자들에게 먼저 항암 치료를 한 후 수술로 암을 절제한 결과, 평균 생존 기간이 29.7개월이었다고 최근 밝혔다.
초기 췌장암의 경우 수술 후 평균 생존 기간이 보통 24~28개월 정도로 알려져 있어, 항암 치료 후 수술을 하더라도 생존 기간이 거의 대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소 진행성 췌장암을 치료할 때 경우에 따라서 항암 치료가 시행되고 있지만, 그 동안 항암 치료의 효과가 크지 않다고 알려져 있었다.
교수팀은 2005년부터 2017년까지 서울아산병원에서 폴피리녹스(FOLFIRINOX)와 젬시타빈(gemcitabine) 기반 항암 요법으로 항암 치료 후 췌장암 수술을 받은 국소 진행성 췌장암 환자 135명을 분석했다.
그 결과 항암 치료 후 수술을 받은 뒤부터 평균 25.4개월, 항암 치료를 시작한 시점부터는 평균 29.7개월 동안 생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동안 국소 진행성 췌장암으로 진단됐지만 항암치료를 시행하지 않고 바로 수술을 받은 359명의 환자들도 분석한 결과 수술 후 평균 17.1개월 동안 생존한 것으로 나타나, 먼저 항암 치료 후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평균적으로 약 1.7배 더 오래 생존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술 후 합병증 발생률도 항암 치료 후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훨씬 적었다. 바로 수술을 받은 국소 진행성 췌장암 환자 중 약 38%에서 크고 작은 합병증이 발생한 반면, 먼저 항암 치료를 받고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경우에는 약 27%에서 합병증이 발생했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류백렬 교수는 “최근 수 년 간 췌장암 치료에 효과적인 항암제가 개발된 결과이다”며, “암이 진행돼 바로 수술을 받을 수 없던 췌장암 환자들도 포기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항암 치료에 임하면 생존 기간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간담도췌외과 김송철 교수는 “이번 연구로 발견 시기와 상관없이 적절한 치료 후 췌장암을 수술하게 되면, 다른 암에 비해 치료가 특히 더 힘든 췌장암의 치료 성공률이 앞으로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암(Cancers)’에 게재됐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medicalworldnews.co.kr/news/view.php?idx=15109303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