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적은 수의 의료영상만 있어도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기술이 개발돼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의료용 인공지능 기술에 학습시킬 수 있는 의료 데이터를 확보하기 쉽지 않은 가운데 나온 결과로 관심도는 더 높아지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김남국 교수팀은 펄린 노이즈를 활용해 의료영상 데이터를 무한대로 만들어낼 수 있는 기법을 인공지능에 적용한 결과, 미만성 간질성 폐질환 진단 정확도가 약 90%로 기존보다 크게 높아졌다고 밝혔다.
김 교수팀이 펄린 노이즈 기법을 의료 영상 분야로 확대 적용해 적은 수의 의료영상 데이터로도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만들어내는 기술을 개발해낸 것이다.
우선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가 미만성 간질성 폐질환 환자의 고해상도 컴퓨터단층촬영(HRCT) 영상에서 나타날 수 있는 5가지의 병변 조직 패턴과 정상 조직 패턴 총 6가지의 조직 패턴 100개씩을 판독했다.
이후 김 교수팀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펄린 노이즈 데이터 증대 기법으로 무한대의 의료영상 데이터를 만들어낸 후 인공지능 기술에 학습시켰다.
그 결과 기존의 데이터 증대 기법을 이용한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 기술 대비 진단 정확도가 9% 정도 더 높은 약 90%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해상도 컴퓨터단층촬영 영상 속 폐 병변과 정상 부분을 구분해내는 영역 분할에서도 전문의와 비교해 높은 정확도를 보였으며, 기존 인공지능 기술과 비교해서도 약 10% 정도 성능이 향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김남국 교수는 “의료용 인공지능의 진단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의료영상을 조금씩 변형시켜 학습시키는 기술은 존재했지만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만들어낼 수 없어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에 연구를 진행한 미만성 간질성 폐질환 외에도 여러 상황적 제약으로 많은 양의 의료 영상 데이터를 얻기 힘들었던 질환에 펄린 노이즈 데이터 증대 기법을 활용하면 의료용 인공지능 기술의 진단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 IF=4.609)’에 최근 게재됐다.
한편 펄린 노이즈(Perlin noise)는 자연 현상의 복잡계 이론을 기반으로 게임이나 영화에서 풀숲, 구름, 울퉁불퉁한 언덕을 자연스럽게 구현해내기 위해 컴퓨터 그래픽으로 무작위로 비슷한 화면을 계속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폐포 사이 간질 조직이 손상돼 점점 숨쉬기 어려워지는 미만성 간질성 폐질환을 조기에 진단하기 위해서 인공지능 기술이 도입돼 왔지만, 그 동안 학습 데이터가 부족해 정확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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