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감기에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은 오히려 부작용만 증가시키고 실질적인 효과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김의석 교수는 지난 3월 12일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성의회관 마리아홀에서 개최된 춘계전공의를 위한 감염학 연수강좌에서 ‘상부 호흡기감염에서 항생제 처방이 필요한 경우는?’이라는 강의를 통해 이같이 제시했다.
◆증상완화와 치유 효과 대신 부작용 증가
우선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이 감기(비인두염)의 증상완화와 빠른 치유, 빠른 직장 복귀 등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이루어진 7개의 무작위 위약-대조군 연구들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항생제 투여가 위약에 비해 효과가 뛰어나다는 증거가 없었다.
반면 항생제를 투여한 군에서 항생제 부작용은 증가했다.
◆이차적인 세균감염서도 부작용 증가
다음으로 이차적인 세균감염에 의한 합병증을 줄일 수 있는가에 관한 연구들을 분석한 자료에서도 감기치료실패 정도(완치실패, 증상 지속되는 경우)는 항생제를 복용한 군과 위약을 복용한 군 사이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 자료에서도 항생제를 복용한 군에서 부작용이 증가했는데 어린이보다 성인의 경우 특히 높았다.
◆상기도감염 원인 세균 분리시…항생제 도움
1996년 스위스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는 급성부비동염을 제외한 상기도감염 환자를 대상으로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군 시험을 통해 항생제 투여가 발병 5일째의 완치율이나 감기증상을 호전시키는 데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환자의 비인두 분비물을 배양하여 Streptococcus pneumoniae, Haemophilus influenzae, Moraxella catarrhalis 등 상기도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세균이 분리된 경우에는 항생제 투여가 도움이 됐다.
김의석 교수는 “대부분의 연구에서 세균 감염의 임상양상과 합병증이 없는 단순 감기에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은 증상의 완화와 빠른 치유, 합병증의 예방에 효과가 없었다”고 밝혔다.
따라서 “급성상기도감염을 일으키는 원인미생물의 대부분이 바이러스고, 외래에서 세균배양 등의 미생물 검사를 시행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이득이 있는 일부 환자군을 위해 모든 환자에게 항생제를 처방하는 것은 비용이나 부작용 등을 고려할 때 추천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