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10일 이른 아침, 인천 만월산의 한적한 등산로에서 인근주민이던 50대 여성이 칼에 수차례 찔려 사망한 참혹한 사건이 발생했다.
여자의 비명소리가 있고 얼마 후 급하게 산을 내려오던 남자와 눈이 마주친 목격자 부부는 그들을 향해 슬며시 미소를 짓고 있었던 그 얼굴을 기억했다고 한다.
그날 그들이 목격한 산 속 의문의 남자는 누구였을까?
사건현장에는 두 개비의 피우지 않은 장미 담배만이 유일한 증거로 남아있었다. DNA분석 결과, 한 개비에서는 피해자의 타액이, 나머지 한 개비에서는 신원불명 남성의 타액이 검출됐다.
경찰은 피해자 주변인물과 장미담배를 피우는 사람의 DNA를 대조하여 범인을 추적했다. 조사대상은 1,054명, 단일 사건으로 DNA를 최다 수집한 전례 없는 수사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그 중 DNA가 일치하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이후 사건은 한동안 미제로 남게 됐다. 그런데, 사건현장과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뜻밖의 소식이 들려왔다.
함정인가? 증거인가?
전주의 한 조용한 시골마을에서 일어난 절도사건이 발단이 되었다. 빈집털이 등의 절도행각으로 검거된 한 씨(가명)의 DNA가 4년 전 만월산 사건의 범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것과 일치했던 것이다.
실제 한씨는 인천에서 초등학교를 나왔고, 이 지역에 가족들이 살고 있는 등 오랜 연고가 있었다.
또한 한 씨가 검거될 당시 그가 지니고 있던 딸의 다이어리와 만월산 사건현장 인근 배수로에서 발견됐던 다이어리 속지의 필적이 매우 유사했다. 모든 간접증거들이 한 씨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는 듯 했다.
그러나 1심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한 씨의 타액이 묻은 담배 한 개비가 범행과 무관하게 현장에 떨어져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2심 법원은 1심과 동일한 증거와 증언을 바탕으로 20년의 형량을 선고했다.
현재 한씨는 만월산에는 가본 적도 없다며 범행 일체를 부인하고 있다. 더욱이 사건이 있기 한 달여 전부터는 인천에 있지도 않았다고 주장한다.
취재결과, 한 씨가 일했던 회사의 사장은 실제 한 씨가 사라졌던 시기는 사건발생 이전이라며 한 씨의 주장을 뒷받침해줬다.
한씨는 여전히 증거의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씨는 과연 우연한 정황이 만들어낸 무고한 피해자인가? 아니면 뻔뻔한 살인사건의 범인인가?
사건의 실체적 진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지난 2008년 참혹한 현장으로 발견된 ‘만월산 살인사건’의 미스터리를 현장에서부터 사건의 실체를 다시 풀어보기로 했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 유일한 단서는 바로 ‘현장’이기 때문이다. 현장은 과연 범인을 가리키고 있을까?
이번 주 방송되는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만월산 살인사건의 진실을 파헤쳐본다. (끝).
방송 : 1월 24일(토) 밤 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