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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혈관학회-메디컬월드뉴스]혈관질환 검진 “다 하면 좋다”는 착각부터 버려야 - 복부대동맥류 초음파 선별, 사망률 42% 낮춰 근거 가장 탄탄 - 경동맥·관상동맥 CT 등 무차별 검진은 과잉진단·불필요 시술 부를 수도 - 한국인은 서구보다 대동맥 지름 작아…기존 30mm 기준 재검토 필요
  • 기사등록 2026-08-06 11: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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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질환 선별검사는 “무조건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근거 수준에 따라 대상질환과 인구집단을 선별하고, 검사 이후 치료로 연결되는 경로까지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희대병원 내과 우종신 교수는 지난 17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 ‘KOVAS 2026’(대한혈관학회·유럽혈관의학회 공동개최) 세션14 강연에서 이같이밝혔다. 

◆조용히 진행되지만 파열되면 치명적

우 교수는 먼저 혈관질환의 사회적 부담을 제시했다. 

파열성 복부대동맥류는 50세 이상에서 연간 인구 10만명당 32.07~63.40건 발생하며 즉시 사망률이 최대 90%에 달한다. 

만성사지위협허혈은 미국에서만 연간 200만~340만 건이 발생하고 5년 사망률이 약 70%에 이른다. 

경동맥협착에서 비롯한 허혈성 뇌졸중은 신규 뇌졸중의 약 11%를 차지하며 영구 장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관상동맥질환은 미국에서만 연간 약 1880억달러의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거가 가장 확실한 검사: 복부대동맥류 초음파

우 교수는 복부대동맥류가 혈관 선별검사 중 가장 강력한 근거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6만 7,770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한 MASS 연구에서 초음파 검진을 받은 군은 대조군 대비 대동맥류 관련 사망이 42% 낮았고(95% CI 31-51, HR 0.58), 전체 사망률도 3% 감소했다. 1명의 대동맥류 관련 사망을 막기 위해 216명을 초청해야 한다는 결과였다. 

다만 우 교수는 “단순 1회성 검사에 그치지 않고 크기별 추적관찰과 필요시 수술 연계까지 포함하는 완결된 프로토콜이 함께 있어야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인에게도 30mm 기준이 적절한가?

우 교수는 한국·동아시아인의 대동맥 지름이 서구인보다 작다는 점을 지적했다. 

평균 신장하대동맥 지름은 한국 남성 약 17.3mm(서구 약 19.4mm), 여성 약 15.7mm(서구 약 17.9mm)로 나타났다. 

절대기준 30mm 이상을 적용하면 한국인 유병률은 약 0.7%(서구 약 3.2%)로 낮게 나타나지만, 체격을 보정한 대동맥크기지수(ASI, 대동맥 지름/체표면적)를 적용하면 그 격차가 줄어들어(한국 약 1.8% vs 서구 약 3.7%), 단순히 ‘누구를 검사할지’뿐 아니라 ‘어떤 기준을 쓸지’도 한국 실정에 맞게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중해야 하는 검사: 경동맥초음파

반면 경동맥초음파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증상 일반 성인의 중증 경동맥협착 유병률은 0~3.1% 수준에 불과해, 검진에서 양성이 나와도 실제 협착으로 이어지지 않는 위양성 문제, 확인을 위한 추가 CTA·MRA 비용과 불안 증가, 경동맥내막절제술·스텐트삽입술 자체의 시술 관련 위험, 스타틴·혈압관리·금연 등 최신 약물치료로 무증상 협착의 절대 뇌졸중 위험이 낮아졌다는 점 등 4가지 이유로 순이득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관상동맥질환이나 다혈관질환처럼 유병률이 높은 군(무증상 협착 25.5%)에서는 선택적 평가가 유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예방서비스태스크포스(USPSTF), 유럽심장학회(ESC), 유럽혈관외과학회(ESVS) 등 주요 가이드라인도 일반 인구 대상 일률적 선별보다 고위험군 선택적 접근에 무게를 두고 있다.


◆관상동맥질환 선별: ECG보다 CAC, CAC보다 맥락이 중요

우 교수는 무증상 관상동맥질환 선별의 목표가 “협착 발견 후 시술”이 아니라 “예방치료 결정을 바꾸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위험 무증상 성인에 대한 안정시·운동부하 심전도는 권고되지 않으며, 관상동맥칼슘점수(CAC)는 스타틴 치료 여부가 불확실한 중간위험군에서 위험도를 재분류하는 데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CAC 0점은 단기 위험이 낮음을, 100점 이상은 예방치료 강화의 강한 근거가 됨을 의미하며, LDL 목표치도 CAC 100~299점(또는 75백분위수 이상)은 70mg/dL 미만, 1000점 이상은 55mg/dL 미만으로 세분화된다고 소개했다. 

조영증강 관상동맥CT(CCTA)는 무증상 비선별 인구 전체를 대상으로 한 검진에서는 예후 개선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점도 짚었다. 

실제로 FACTOR-64, SCOT-HEART2, DANE-HEART, TRANSFORM 등 관련 무작위대조군 연구들이 진행 중이거나 완료됐으며, 원조 격인 SCOT-HEART 연구에서는 안정형 흉통 환자에서 CCTA를 활용해 5년 관상동맥질환 사망·비치명적 심근경색 위험이 41% 낮아졌다(HR 0.59).


◆여러 혈관을 한 번에 보는 통합 선별, DANCAVAS 연구

우 교수는 CT 기반 칼슘·동맥류 평가에 발목위팔지수(ABI), 심방세동 선별, 혈액검사를 결합한 덴마크의 DANCAVAS 연구도 소개했다. 

65~74세 남성 4만6526명을 대상으로 한 이 연구에서 초청 대상자의 62.6%가 실제 검진에 참여했고, 5.6년 추적관찰 결과 전체 사망 위험비는 0.95(95% CI 0.90-1.00, p=0.06)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다만 70세 미만에서는 위험비 0.89(0.83-0.96)로 유의한 감소가 나타난 반면 70세 이상에서는 차이가 없어, 검사 범위 확대보다 대상자 선정과 이후 치료 경로의 정밀도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건강검진의 사각지대

우 교수는 국내 건강검진 체계의 한계도 짚었다. 

국가건강검진은 혈압·혈당·지질·eGFR·흉부X선·암검진 등 심혈관 위험인자를 크고 체계적으로 수집하지만 복부대동맥류 초음파, ABI, 경동맥초음파 통계는 별도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 

반면 사적 종합검진에서는 경동맥초음파, 맥파속도/ABI, 복부초음파, 심장CT 등이 선택검사로 상업적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검사 건수와 결과, 이후 예후를 연결하는 자료는 부족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국내 건강검진 시장은 국가검진 연간 약 1~2조원, 사적검진 연간 약 2~5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표적화된 혈관 선별검사 경로 제안

우 교수는 근거 수준에 따라 대상군별 선별 경로를 정리해 제시했다. 

65~75세 흡연력·가족력 있는 남성은 복부대동맥류 초음파 1회 후 크기별 추적관찰 및 혈관과 의뢰, 당뇨·만성콩팥병·관상동맥질환·흡연·고령군은 ABI/TBI 검사 후 강화된 약물치료와 운동·발관리, 다혈관질환·고위험군은 선택적 경동맥초음파 후 최적약물치료 우선 적용, 중간위험 관상동맥질환군은 CAC 확인 후 스타틴·혈압·금연 치료 강화, 증상이 있거나 매우 고위험군은 CCTA·부하검사로 진단을 확정하는 경로다. 

평가-위험소통-치료-추적관찰-레지스트리 기반 예후평가라는 공통 원칙이 모든 경로에 적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 교수는 “쉽게 말하면 혈관질환은 조용히 진행되지만 파열·절단·뇌졸중·심근경색으로 나타나면 치명적이다. 정확히 말하면 복부대동맥류는 근거가 강하고, 말초동맥질환은 고위험군 표적화가 필요하며, 경동맥·관상동맥 영상검사는 무차별 검진을 피해야 한다. 책임 있게 말하면 검진의 목표는 병을 찾는 것이 아니라 치료를 강화해 사망·장애·의료비를 줄이는 것”이라며, “조기발견은 그것이 실제 예후를 바꿀 때에만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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