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추진 중인 저가치의료 측정지표 개발 연구에 대해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해당 연구는 의사와 환자 간 신뢰를 훼손하고 의사의 전문적 처방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7개 영역 총 31개 저가치의료 후보지표 제시
공단은 건강보험 재정 관리를 위해 적정진료추진단(NHIS-CAMP)을 운영하는 동시에, 산하 건강보험연구원을 통해 ‘건강보험 청구자료 기반 저가치의료 측정지표 개발 및 모니터링 체계 구축방안 연구’를 추진해왔다.
이 연구에서 공단은 ▲영상검사 ▲진단검사 및 선별검사 ▲근골격계 시술·수술 ▲심혈관 검사 및 시술 ▲고위험·저가치 약물 사용 ▲암 선별검사 ▲수술 전 평가검사 등 7개 영역 총 31개 저가치의료 후보지표를 제시했다.
◆“상병명만으로 판단…과잉의료 오도” 의협, 연구 방법론 정면 비판
의협은 해당 연구가 건강보험 청구자료의 상병명만을 기준으로 저가치 여부를 판단하는 구조적 한계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자 개개인의 증상·병력·임상적 맥락을 반영하지 않은 채 비용 중심으로 의료를 이분화하면, 실제로 필요한 검사나 시술을 받은 환자까지 불필요한 과잉의료의 대상으로 잘못 분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의협은 성명에서 “청구자료 환자의 증상, 병력 등에 대한 고려 없이 상병명만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한계가 있으며, 관련 행위 및 검사가 필요한 환자들도 불필요한 과잉의료를 제공받았다는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어 “환자 특성에 따라 배제 진단을 위해 필요한 검사 등도 있음에도 비용 위주로 의료를 이분화하고 가치를 판단하는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재정 절감 목적 연구”…보험자 공단, 직접 수행도 문제 제기
의협은 이번 연구의 추진 주체가 보험자인 공단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재정 절감을 목적으로 하는 기관이 저가치의료 지표를 직접 개발할 경우, 그 결과물이 심사나 적정성 평가에 활용되어 의사의 처방권을 제약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의협은 “건강보험 재정 악화를 이유로 저가치의료 지표를 심사와 적정성 평가 등에 활용할 경우 의사의 전문적 판단과 처방권을 침해하고 의료현장의 자율성을 위축시킬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저가치의료라는 프레임 자체가 의료기관이 과잉진료를 하고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환자에게 심어 의사-환자 간 신뢰 관계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한편 공단은 이미 적정진료추진단(NHIS-CAMP)을 운영하며 건강보험 재정 누수 방지와 적정진료 유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