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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 408명이 본 생성형 AI…“보조엔 유용, 대체는 안 돼” - 정신건강 AI 도입, 취약성 증폭·접근성-보호 긴장 해소가 선결 과제 - 긍정 사례 속 망상 강화·자해 위험 연결 부작용도 보고 - 고려대안암병원 조철현 교수,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정두영 교수 공동연구…
  • 기사등록 2026-06-11 00:3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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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408명을 대상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진료 현장 경험을 분석한 연구 결과, 의사들은 보조 수단으로서의 유용성은 인정하되 인간 치료자의 대체재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정신과 의사 408명 설문 분석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철현 교수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디지털인문사회과학부 정두영 교수, 김명성 UNIST 의과학대학원 박사과정생, 안유석 서울대 의과대학·국립교통재활병원 교수 공동연구팀은 한국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의 생성형 AI 관련 진료 경험과 도입 우선순위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2025년 10월 27일부터 12월 26일까지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회원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전체 408명 응답자 중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326명, 전공의 82명이 포함됐으며, 이 가운데 의미 있는 개방형 답변을 남긴 311명의 응답이 질적 분석에 활용됐다. 

설문은 ▲진료 현장에서의 생성형 AI 관련 경험 ▲인간 치료자와 비교한 생성형 AI의 장단점 ▲안전한 도입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 등 세 가지 질문으로 구성됐다.

연구팀은 미래 예측 기법인 ‘호라이즌 스캐닝’ 개념을 질적 연구에 응용해 의사들의 응답을 '현장 신호 → 해석 → 도입 우선순위'의 3단계 구조로 분석했다. 

논문·특허 등 외부 자료가 아닌 일상 진료에서 먼저 나타나는 임상적 신호를 미래 예측의 출발점으로 삼은 점이 방법론적 특징이다.


◆감정 정리·자가관리 도구로 긍정 평가…망상 강화·자해 위험 사례도

의사들은 환자가 생성형 AI를 감정 정리, 자가관리, 치료 진입의 ‘낮은 문턱 도구’로 활용한 긍정적 사례를 보고했다. 

한 의사는 환자가 생성형 AI를 통해 그동안 표현하기 어려웠던 감정을 언어화하고 증상이 호전된 경험을 전했다.


반면 사용이 과도해지거나 고위험 상황에서는 부작용도 뚜렷했다. 

망상적 신념의 강화, 사회적 위축, 과의존, 그리고 약물 과다복용 등 자살·자해 위험과 연결된 사례들이 보고됐다. 

특히 환자가 생성형 AI의 출력 내용을 의사의 진단과 비교하며 치료 관계와 진단에 대한 신뢰를 흔드는 새로운 양상도 관찰됐다.

응답자들은 생성형 AI를 표준화되어 있고 피로의 영향을 받지 않는 도구로 평가하면서도, 비언어적 단서나 정서적 뉘앙스를 반영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용자의 표현을 비판 없이 반복적으로 수용하는 출력 방식이 환자에게 위안으로 작용하는 동시에 왜곡된 신념을 강화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취약성 증폭’·‘접근성-보호 긴장’…안전 도입의 두 가지 핵심 과제

연구팀은 이번 연구의 핵심 개념으로 두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는 ‘취약성 증폭’ 현상이다. 

저위험 상황에서 정서적 지지처럼 작용할 수 있는 생성형 AI의 출력 방식이, 현실 판단이 흔들리거나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환자에게는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접근성-보호의 긴장’이다. 

생성형 AI는 병원 방문 전에도 익명으로 즉시 사용할 수 있어 정신건강 관리의 문턱을 낮추지만, 접근성이 높다는 것만으로 안전한 진료가 보장되지는 않는다.

특히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기록에 대한 사회적 낙인 우려로 진료 이용을 망설이는 환경에서는, AI 활용의 익명성과 즉시성이 매력적으로 작용하는 동시에 감독 없는 사용 위험도 커질 수 있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의사들의 ‘조건부 수용’…거버넌스·임상 검증이 선결 과제

도입 우선순위에 대해 의사들은 확산보다 안전한 도입의 전제조건을 강조했다. 

▲거버넌스와 책무성 ▲위기 상황·취약 집단을 위한 안전 인프라 ▲기술적 신뢰성과 임상 검증 ▲교육·감독·구조적 지원이 핵심 과제로 도출됐다.

의사들의 태도는 단순한 거부가 아닌 ‘조건부 수용’으로 요약됐다. 

행정 업무, 정보 정리, 환자 교육, 진료 전후 보조 등에는 생성형 AI의 유용성을 인정하면서도, 직접 치료·위기 판단·치료 관계 형성 영역에서는 인간 치료자를 대체해서는 안 된다는 경계를 분명히 한 것이다.


연구팀은 앞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치료 제공을 넘어, 환자의 생성형 AI 사용 내용을 해석하고 적절한 사용 범위를 안내하며 위험 상황을 감독하는 역할도 맡게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철현 교수는 “정신건강 분야의 AI는 다른 의료 AI보다 더 계층화된 감독과 진단 민감형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두영 교수는 “빠른 대체가 아니라 제한적 보조 사용과 강화된 거버넌스·검증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미래전략위원회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지난 6월 2일 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에 ‘Mapping Practice-Based Signals of Generative AI in Psychiatric Care: Qualitative Study of Korean Psychiatrists’ Experiences, Interpretations, and Implementation Priorities’는 내용으로 게재됐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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