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이비인후과 분야의 인력 수급 위기가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소아이비인후과학회(회장 조석현)는 지난 3월 29일 세브란스 에비슨의생명연구소에서 2026년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소아 이비인후과 인력난의 구조적 원인으로 수가 체계의 왜곡, 법적 리스크 등을 지목하며 정부의 실질적 대책을 촉구했다.

◆전임의 연 10명…수가 올려도 의사들 체감 “거의 없어”
정부가 소아 진료에 대한 가산 수가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장 체감도는 낮다.
실제 학회에 따르면 소아 이비인후과를 전공하려는 전임의(펠로우)는 전국적으로 매년 10명 내외에 불과하다.
조석현 회장(한양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은 “외과나 흉부외과처럼 수가 인상분이 전공의 교육이나 교수 지원금으로 직접 전달되는 기전이 이비인후과에는 없다”며 “수가인상이 해당 진료과의 인프라 확충이나 인력보상으로 선순환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가 있어, 정작 현장 의사들은 혜택을 온전히 체감하지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소아 가산제 확대와 고난도 수술 수가 인상을 정부에 요구해 일정한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그 인상분이 실제 진료를 수행하는 의사에게 전달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병원 경영 논리에 밀리는 소아 수술
임기정 부회장(고려대 안암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은 “50만 원 수술이 70만 원, 100만 원으로 올랐다 해도 병원 입장에서는 1,000만 원대 로봇 수술에 비해 수익성이 낮다”며 “수술방이 부족하면 소아 수술부터 뒤로 밀리는 현실은 수가를 조금 올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비현실적인 질환군 분류도 문제로 제기됐다.
선천성 귓구멍 폐쇄 수술은 5~10시간이 소요되는 고난도 수술이지만 전문질환군(A군)이 아닌 일반질환군으로 분류돼 있으며, 수술비는 100만 원도 안된다.
◆낮은 보상·높은 법적 리스크…젊은 의사 이탈 가속
소아 기관절개술은 성인보다 가느다란 기관을 다루는 고위험 수술이지만 수가는 20만~30만 원에 불과하다.
이상혁 총무이사(강북삼성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최근 분과 전문의가 아니면 책임을 묻는 판례가 나오면서, 환자를 살리려 나섰던 의사들이 오히려 위축되고 있다”며 “이대로 10년만 지나면 소아 응급 수술을 할 수 있는 숙련된 의사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진료 현장 이중고…약물 품절·오프라벨 환수
소아 대상 약물의 잦은 품절도 걸림돌이다.
이 총무이사는 “수입 원가보다 보험가가 낮게 책정되니 제약사들이 손해를 보며 약을 들여올 이유가 없다”며 “좋은 약들이 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과서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희귀약도 절차에 따라 처방했음에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허가 사항이 아니라는 이유로 환수 조치를 내리는 사례가 빈번해 의사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학회는 전공의 교육강좌, 해외연수 지원, 연구 지원사업 등을 통해 인력 양성 기반을 체계화하고 있지만, 수가 구조 개편과 법적 보호장치 마련 없이는 인력난의 악순환을 끊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임 부회장은 “그나마 전공의들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학술적 성취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 희망적”이라며 “이들이 현장을 떠나지 않도록 정부가 실질적이고 논리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