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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 연간 16조 원, 흡연·음주보다 높아 - 22대 국회, 비만기본법 발의…법적 정의·국가 관리 체계 구축 시동 - 독일·이탈리아 ‘법정 질병’, 한국 ‘개인 문제’ - 세계 비만의 날 맞아 “질병 인식 전환·정책 지원 절실”
  • 기사등록 2026-03-12 20:3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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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탈리아·콜롬비아 등 해외 국가들이 비만을 법으로 만성 질환으로 규정하고 국가 치료 시스템을 가동하는 가운데, 한국에서도 22대 국회에서 ‘비만기본법’ 제정 움직임이 본격화되며 비만 관리 정책의 대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비만은 만성 질환”…법으로 정의한 해외 국가들

독일은 2024년부터 ‘비만 질병 관리 프로그램(DMP Adipositas)’을 시행하고 있다. 독일 연방합동위원회(G-BA)가 법정 건강보험 체계에 근거해 도입한 이 제도는 비만을 고혈압·당뇨병과 동등한 만성 질환으로 공식 인정한다. 

동네 의원부터 대학병원까지 표준화된 치료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으며, 상담·운동·영양 교육·약물 치료 전 과정에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치료 여부가 개인의 경제력에 좌우되지 않도록 국가가 나선 셈이다.

이탈리아 의회는 만장일치로 비만을 ‘만성·재발성·진행성 질환’으로 규정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고, 비만 치료를 국가 필수 의료 보장 항목(LEA)에 포함시켰다. 

비만이 법적 질병으로 규정되면서 치료는 개인의 선택이 아닌 국가가 보장해야 할 권리가 됐다. 

남미 콜롬비아도 2009년 ‘비만법(Law 1355)’을 제정해 비만을 공중보건의 최우선 과제로 명시했다. 

이들 국가에서 비만 환자는 관리 못한 개인이 아니라 ‘치료받을 권리가 있는 국민’이다.


◆한국은 비만 법적 정의조차 없어…치료 대부분 비급여

하지만 한국은 현행법상 비만을 ‘질병’으로 명확히 규정한 조항이 없다. 

국민건강증진법의 한 귀퉁이에서 다뤄질 뿐이며, 비만 치료는 ‘미용 목적’으로 간주돼 건강보험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 고도비만 수술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비만 치료와 상담은 비급여다.

실제로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의 비만 지표는 기준 연도보다 오히려 악화됐다. 

성인 남성 비만율은 2018년 42.8%에서 2020년 48%로, 여성도 같은 기간 25.5%에서 27.7%로 모두 상승했다. 제도적 공백이 지속되는 사이 비만율은 10년째 증가 추이를 이어가고 있다.


◆22대 국회 ‘비만기본법’ 추진 

이런 가운데 22대 국회 들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희승 의원은 2024년 11월 ‘비만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안(비만기본법)’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은 비만 예방의 날 법정기념일 지정, 3년마다 실태조사 의무화, 전문 인력 양성 및 전담 부서 설치를 골자로 한다.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도 지난 2025년 1월 ‘비만질환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제정안을 발의했다. 

의사 출신인 이주영 의원은 “비만은 각종 만성질환을 통해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고, 국가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의료 그 이상의 문제”라며 “소득 수준, 주거 지역 등 환경에 따라 나타나는 비만 유병률 차이와 전 연령·성별을 아우르는 포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비만은 어떤 질환보다도 ‘사회경제적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법안이 제정되면 국가가 비만을 다면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법적 기준이 마련되고, 사회적 비용과 손실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회적 비용 16조 원…지금 막지 않으면 늦는다”

전문가들은 지금이 비만 관리의 ‘골든타임’이라고 입을 모은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연간 16조 원에으로 흡연이나 음주보다 더 큰 비용을 치르고 있다.

김민선(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대한비만학회 이사장은 “비만은 유전적·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질병임에도 한국 사회는 여전히 개인의 의지나 미용의 문제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독일이나 이탈리아처럼 법적으로 비만을 질병으로 규정해야 환자들이 숨지 않고 병원을 찾을 수 있다”며 “비만법 제정은 국가가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세계 비만의 날(3월 4일) 테마는 ‘비만에 대응해야 할 80억 가지 이유(8 Billion Reasons to Act on Obesity)’다. 

비만이 개인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가 함께 대응해야 할 보건의료 문제임을 시사한다. 

초고령 사회 진입과 비만율 증가라는 건강 이중고를 맞은 한국에서, “살 좀 빼라”는 개인을 향한 핀잔 대신 “비만도 치료가 가능하다”는 인식 전환과 이를 뒷받침할 법적·정책적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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