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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중환자의학회, 국내 첫 ‘중환자 재활·post-ICU 진료지침’ 발표 - ICU 생존자 40~50%가 겪는 PICS, 체계적 대응 첫 발판 마련 - 성인·소아·신생아·ECMO 환자까지 아우르는 통합 가이드라인 - 환자용 가이드북도 함께 발간…“재활은 선택 아닌 필수 치료”
  • 기사등록 2026-02-23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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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처음으로 ‘중환자 재활·post-ICU 진료지침’이 발표됐다. 

대한중환자의학회가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단(PACEN)과 공동으로 발표한 이 지침은 중환자실(ICU) 입실부터 퇴원 후 외래 추적관리까지 전 과정을 포괄하는 국내 첫 통합 가이드라인이다. 

환자와 가족을 위한 가이드북도 함께 발간했다. 


◆ICU 생존자의 절반이 겪는 PICS…가이드라인 부재가 불러온 편차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2010~2019년 동안 약 350만 명이 ICU에 입실했으며, 생존 이후에도 신체 기능 저하, 인지 장애, 불안·우울·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을 복합적으로 경험하는 'PICS'가 생존자의 40~50%에서 관찰된다. 

단순히 기력이 없는 것을 넘어 일상생활 자체가 무너지는 이 상태는 삶의 질 저하와 재입원, 의료비 증가로 이어지지만, 그동안 국내에는 조기 재활부터 ECMO 환자 재활, 소아·신생아 재활, post-ICU 클리닉을 아우르는 통합 지침이 없어 기관별·진료과별 접근 수준의 편차가 크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15개 핵심 질문에 GRADE 방법론 적용…근거 기반 권고 체계 구축

이번 지침 개발위원회는 MEDLINE, Embase, Cochrane Library, KoreaMed 등 주요 데이터베이스를 대상으로 PICOS 기준에 따라 체계적 문헌고찰을 시행하고, 국제 가이드라인과 전문가 합의를 종합해 15개 핵심 질문(KQ)에 대한 권고안을 마련했다. 

각 권고에는 GRADE 방법론을 적용해 근거수준(High·Moderate·Low·Very low)과 권고강도(Strong·Conditional)를 명시하고, Evidence-to-Decision(EtD) 프레임워크를 통해 국내 의료 환경에서의 수용 가능성도 함께 검토했다.


◆“조기 재활은 사치가 아닌 표준 치료”…입실 3일 이내 시작 권고

▲조기 재활·동원

지침의 핵심은 ‘조기 재활·동원’이다. 

메타분석 결과 ICU 입실 초기부터 물리·작업치료를 포함한 조기 재활 프로그램을 시행한 군에서는 일상생활활동(ADL), 근력, 신체 기능이 대조군에 비해 향상되고, ICU 및 병원 재원기간이 단축되는 경향이 확인됐다. 

퇴원 시 근력은 최소 임상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상회하는 향상이 관찰됐다. 

이에 지침은 기계환기 여부와 관계없이 적절한 선별 기준을 충족하는 성인 중환자에게 조기 동원 및 재활치료를 ‘조건부 권고(Do, conditional)’로 제시했다.


▲안전성 확인 

조기 재활에 따른 심혈관·호흡기·카테터 관련 이상반응은 전체의 약 1% 내외로 보고됐고, 대부분 중단이나 조정으로 회복 가능한 경미한 사건이었다. 

지침은 산소포화도, 혈역학, 진정 수준, 활력징후 변화 등을 포함한 안전 기준과 중단 기준 준수를 필수 조건으로 명시했다. 

환자용 가이드북에는 수축기 혈압 90mmHg 미만 또는 200mmHg 초과, 산소포화도 90% 미만, 호흡수 분당 5회 이하 또는 35회 이상 시 즉시 운동을 중단해야 한다는 구체적 기준도 담겼다.


▲보조적 재활 중재

보조적 재활 중재로는 신경근 전기자극(NMES), 사이클 에르고미터, 흡기근 강화훈련(IMT)이 다뤄졌다. 

NMES와 에르고미터는 근육량·근력 유지와 6분 보행거리 개선에 일부 긍정적 효과가 보고됐지만 근거수준이 낮아 ‘자원이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선택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중재’로 분류했다. 

반면 IMT는 호흡근력 향상과 인공호흡기 이탈을 돕는 이득을 근거로 조건부 시행을 권고했다.

◆ECMO·소아·신생아까지 포괄…연하장애·인지재활도 별도 권고

▲특수 상황 권고

특수 상황에 대한 권고도 주목된다. 

ECMO 치료 환자에 대해서는 2024년 ELSO 가이드라인 등 국제 문헌을 검토한 뒤, 적절한 인력·시설·안전기준을 갖춘 경우 조기 동원을 시도할 수 있다고 정리했다.

다만 표준화를 위해서는 다학제 팀 구성, 카테터·회로 관리 프로토콜, 단계별 목표 설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아·신생아 중환자에 대해서는 성장·발달 단계에 맞는 물리·작업·언어재활 개입과 함께, 신생아의 경우 캥거루 케어·네스팅·감각 자극 등 발달 재활을 통해 입원 기간 단축과 스트레스 호르몬 감소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제시했다.


▲연하장애 관리 

연하장애 관리도 별도 장으로 다뤘다. 

기도발관 전후 연하장애를 조기에 선별하고, 필요 시 비디오투시연하검사(VFSS)나 내시경연하검사(FEES) 등 정밀 평가를 통해 구강섭취 재개 시점을 결정하도록 했다. 

언어치료사(SLP)의 역할이 핵심이며, 적절한 평가·중재가 재원기간 단축과 안전한 경구 섭취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인지재활과 ICU 다이어리 등의 중재도 환자·가족의 경험 개선과 장기적 회복 지원 수단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post-ICU 클리닉 조건부 도입 권고…“허브 역할 수행해야”

지침은 ICU 생존자의 장기 추적관리를 위한 post-ICU follow-up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근거수준을 ‘낮음(LOW)’으로 평가하면서도, 환자·가족 지원과 장기 예후 관리의 필요성을 고려해 조건부 도입·운영을 권고했다. 

특히 단일 프로그램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PICS 고위험군을 선별해 신체·인지·정신건강 평가를 정기적으로 시행하고, 필요 시 재활의학과·정신건강의학과·호흡재활·사회복지 등과 연계하는 ‘허브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병원 규모와 자원, 지역 의료체계에 맞는 다양한 모델을 시범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메시지도 담겼다.


◆교과서·가이드북 동시 발간…다학제 팀 기반 시스템 구축 촉구

학회는 이번 진료지침과 함께 의료진을 위한 ‘중환자재활의학 교과서’와 환자·가족을 위한 ‘환자용 가이드북’도 동시에 발간했다. 

교과서는 조기 가동, 호흡 재활, 진정·섬망 관리, 연하와 영양, 이행기 재활 처방, 팀 회진, 성과지표와 질 관리 등 서로 연관된 주제를 환자 여정 중심으로 연결해 단편적 지식의 나열을 지양하고 다학제 접근의 실제를 담았다. 

환자용 가이드북은 PICS의 개념부터 재활치료 방법, 퇴원 후 관리까지를 알기 쉽게 정리했으며, ‘퇴원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회복의 시작’이라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학회는 “현재 국내에서 수가와 인력, 공간 부족 등으로 중환자 재활과 post-ICU 관리가 제한적으로 이뤄지는 현실을 감안할 때, 각 기관이 이번 지침을 바탕으로 자체 프로토콜과 질 향상(QI) 프로젝트를 구축하고 다학제 팀 기반의 중환자 재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소아·신생아, ECMO, 디지털 헬스 기반 재활 등 근거가 취약한 영역에 대한 국내 연구를 축적해 향후 지침 개정 시 근거수준을 높여 나가야 한다는 과제도 제시했다. 

이번 지침이 “중환자실에서의 재활은 사치가 아닌 표준 치료의 한 부분”이라는 인식을 확산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단(PACEN)은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대한물리치료사협회, 대한소아재활발달의학회, 대한심장호흡재활의학회, 대한연하장애학회, 대한재활의학회, 대한중환자외상학회, 대한중환자의학회, 대한중환자재활학회, 병원중환자간호사회, 한국중환자간호학회가 참여하고 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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