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영상의학회와 영상의학과의사회, 대한자기공명의과학회가 12일 보건복지부의 ‘MRI 운용 인력 기준 완화’ 입법예고에 강력 반대 의사를 밝히며, 의료영상 품질관리 체계 수호를 위한 특수의료장비대책위원회 구성과 전면 대응을 선언했다.
◆전속 전문의 제도, 진단 신뢰성 담보 필수 안전장치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은 그동안 의료영상 전문가로서 영상검사의 품질을 유지하고, 환자에게 적절한 검사가 시행되도록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해왔다.
특히 MRI와 같은 고가·고난도 특수의료장비의 경우, 영상의 질은 곧 진단의 정확성과 직결된다.
영상의학과 전문의는 전속 의료영상 품질관리 책임자로서 장비의 정도관리 결과를 확인하고, 영상화질을 평가하며, 매일 시행되는 임상영상의 판독을 통해 장비가 실제 진단에 적합한 결과를 산출하고 있는지 검증해 왔다.
이는 형식적 절차가 아니라, 진단의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다.
특수의료장비 운용인력으로서 전속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역할은 법령에 의해 명확히 규정되어 있으며, 따라서 그 책임 또한 엄중하다.
학회들에 따르면 MRI 영상의 질과 판독을 상시적으로 관리하는 전속 제도는 환자가 적절한 진료를 받고, 불필요한 재검사나 오진으로 인한 재정 낭비를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였다.
◆복지부 입법예고, 전문가 의견 무시한 졸속 행정
정부는 공동활용병상 제도 개선을 위해 시작된 특수의료장비 규칙 개편 과정에서, 전문인력 부족을 이유로 인력 기준만을 원포인트로 완화하는 내용의 입법예고를 발표했다.
이는 특수의료장비의 품질관리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조치이며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의료영상 품질관리를 포기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대한영상의학회와 영상의학과의사회는 의료취약지 문제 해결이라는 정책 목적에 공감하며, MR 장비 1대 운영 기관이나 의료취약지에 한해 비전속 근무를 허용하되, 비전속 근무의 실효성을 강화하는 합리적 대안을 제시해 왔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 없이, 비전속 근무를 주 1회 8시간으로도 충분하다는 결정을 발표했다는 지적이다.
대한자기공명의과학회는 “이 정책이 보건사각지대를 해소하려는 선의로부터 출발했다고 믿지만, 수혜자는 누구이며, 단점들을 예상하고 회피하려는 노력의 미흡함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의료의 질 저하와 보험재정 건전성 위협 우려
의료영상 품질관리는 단순한 기계적 점검이나 행정적 절차가 아니라, 환자의 안전과 직결된 전문적 영역이다.
MRI와 같은 고가 장비는 주기적 점검만으로는 그 기능이 보장되지 않으며, 전문가에 의한 임상영상의 지속적 판독과 피드백을 통해 진단 적합성을 확인해야 한다.
대한자기공명의과학회는 “MR 장비의 접근성을 강화시킨다는 명제는 동전의 양면으로,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측면에서 타당해 보이나, 현실은 불필요한 검사 증가로 인해 국민의료비를 증가시키고 보험재정의 건전성을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간병원이 대다수인 우리나라에서 병원들의 MRI구입은 흑자가능성이 있는 도시지역에 더 집중됨으로 의료취약지구의 MRI 도입이라는 원래의 정책취지가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의 증대와 MR 의학물리학자 제도 우선 추진 촉구
대한자기공명의과학회는 “영상의학과 전문의 수급문제는 오랫동안 복지부의 통제 하에 기획된 일”이라며 “전문의가 모자라다면 전문의 증대를 위한 노력부터 하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또한 MRI에 대한 관리노력을 증대하기 위한 MR 의학물리학자 제도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 등에서 시행하고 있으며 고가의 진단장비를 관리하기 위한 안전장치라는 설명이다.
자기공명의과학회는 “오히려 MRI에 대한 관리에 더 노력해야 할 시점에 무분별한 장비도입의 증대는 국민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수의료장비대책위 구성, 전면 대응 선언
대한영상의학회와 영상의학과의사회는 “의료영상 품질관리 체계를 훼손할 수 있는 이번 입법예고에 분명히 반대한다”며 “정부는 의료영상 품질관리의 본질과 특수성을 충분히 재검토하고, 대한영상의학회, 영상의학과 의사회와의 실질적 협의를 통해 국민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는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모든 영상의학과 의사들은 이번 졸속 입법예고에 대해 특수의료장비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의료의 질과 국민건강을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방법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자기공명의과학회도 “유관 단체의 의견이 반영되지 못한 정책은 수정되어야 한다”며 “정책의 성공에는 입법의 정교함과 파장을 예상하고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방향설정이 필수임을 인지하고 재론하는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