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16일 오후 2시 국회의사당역 2번 출구 앞에서 ’국민건강수호 및 의료악법저지를 위한 전국의사 대표자 궐기대회‘를 열고, 정부와 국회가 추진 중인 3대 의료 악법에 대해 즉각 중단을 요구하며 강경 투쟁 의지를 밝혔다.
◆“의료 전문성 무시한 입법·정책 폭주” 강력 규탄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국회와 정부가 국민 건강과 안전을 지켜야 할 책무를 망각한 채 의료 본질을 훼손하며 입법폭주와 정책폭주를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회장은 지난 10월 25일 긴급 임시대의원총회에서 “국회와 정부가 의료계와 협력과 상생을 포기하고 수십 년 지켜온 의약분업 원칙을 무너뜨리는 현실과 동떨어진 입법과 정책을 강행한다면 주저 없이 강경 투쟁에 나서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며, “오늘 우리는 더 이상 물러서지 않고 굴복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결의를 보여주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강조했다.

◆성분명 처방 강제화…“의약분업 파기 선언”
의료계가 가장 강하게 반발하는 첫 번째 악법은 성분명 처방 강제화다.
김 회장은 “수급 불안정 의약품 문제는 마땅히 국가가 책임져야 할 일임에도 정부는 그 책임을 방기한 채 의약품 수급 불안이라는 핑계 뒤에 숨어 성분명 처방을 강제하려 하고 있다”며, “이 법안은 성분명 처방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의사들에게 형사 처벌까지 강제하려는 말도 안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명백한 과잉 입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2000년 의약분업 이후 우리는 처방과 조제 경계를 묵묵히 지켜왔지만, 지금 국회와 정부가 강행하는 성분명 처방은 지난 20여 년간 지켜온 의약분업 원칙을 명백히 무너뜨리는 행위”라며 “성분명 처방 강행은 곧 의약분업 파기 선언”임을 분명히 했다.
이주병 범대위 성분명처방저지위원회 위원장은 결의문을 통해 “이 악법이 강행될 경우 의약분업 파기 선언을 포함한 모든 대정부 투쟁 수단을 총 동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한의사 X-ray 허용 “무면허 의료행위 방조”
두 번째 악법으로 지목된 것은 한의사에게 엑스레이 사용을 허용하려는 법안이다.
김 회장은 “지금 국회는 방사선 발생 장치 안전관리 책임자에 한의사를 포함시키려는 말도 안 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법원 판결을 왜곡하면서까지 한의사에게 엑스레이 사용을 허용하려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교웅 대의원회 의장은 “X-ray 영상 장비가 의사나 한의사가 휴대폰처럼 선호에 따라 갤럭시나 아이폰처럼 손쉽게 바꿔 쓸 수 있는 무슨 물건이냐”며 “부정확한 사용과 판독으로 환자 정확한 진단 시기를 놓치게 하거나 불필요한 방사선 노출을 유발하여 의료사고가 발생하였을 경우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김 의장은 정부가 지난 14일(금) “한의사 엑스레이 허용 정책, 확정된 바 없다”고 밝힌 것에 대해 “뒤집어 그 의미를 되새기면 확정된 것은 없지만 논의 중이라는 속내이다. 이 사항이 이원화된 면허체계 내에서 당연히 엄격하게 제재할 사항이지 뒤에서 논의할 사항이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상호 범대위 한방X-ray저지위원회 위원장은 “엑스레이 영상 판독과 방사선 안전 관리는 현대의학 고유 영역이며, 이는 환자 건강과 생명에 직결되는 문제”라며 “한의사 엑스레이 사용이 국민건강을 위협한다는 사실을 명백히 선포한다”고 밝혔다.

◆검체검사 개악 “일차의료 생존 기반 붕괴”
세 번째 악법으로 지목된 것은 검체검사 위·수탁 보상체계 개편이다.
김 회장은 “정부는 우리 협회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정성과 투명성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을 내세워 검체검사 위·수탁 보상체계 개편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이것은 개선이 아니라 일차의료 근간을 무너뜨리는 개악”이라고 강조했다.
협회는 지난 11일 보건복지부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대표자 궐기대회를 통해 의료 현장 우려를 명확히 밝힌 바 있다.
김 회장은 “정부가 지금처럼 검체검사 개악을 의료계와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면, 그 끝에는 일차의료기관과 필수의료 몰락만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근태 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은 “2022년 검체검사 위탁에 관한 기준 고시 제정 논의 과정에서 의료계와 협의체를 구성하는 공식적인 문서를 통해 약속했음에도, 수십 년 묵은 불투명한 거래, 환자 안전 위협과 같은 자극적인 문구로 의료계를 매도하면서까지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의료계가 진정 정책 파트너인가 하는 깊은 자괴감에 빠지게 한다”고 비판했다.
민복기 범대위 대외협력위원회 위원장은 결의문에서 “정부의 일방적인 검체검사 제도 개악으로 일선 의료기관과 필수의료가 무너질 것이라는 엄중한 현실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악법 강행 시 14만 의사 총력 투쟁 돌입”
의료계는 이날 궐기대회를 통해 3대 악법이 결코 개별적인 사안이 아니며, 국민 건강과 안전을 외면하고 전문가 목소리를 짓밟는 정책 폭주라는 하나의 뿌리에서 나온 결과물이라고 규정했다.
김 회장은 “국회와 정부가 우리 마지막 외침마저 외면한다면,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우리 전국의사 대표자들은 14만 전체 의사 회원들의 울분과 의지를 한데 모아 대한민국 의료를 살리기 위한 전면적이고 강력한 총력 투쟁에 돌입할 것임을 엄숙히 선포한다”고 선언했다.
박 회장은 “대한개원의협의회는 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국민 건강과 올바른 의료정책을 수호하기 위해 선봉에 서서 가장 견고한 방패이자 가장 날카로운 창이 될 것"이라며 "어떠한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싸울 것”을 약속했다.
최운창 범대위 대외협력위원회 위원장은 결의문을 통해 “국회와 정부가 우리 비장한 결의와 정당한 요구를 외면하고 의료악법과 악제도 시행을 강행한다면, 국회와 정부가 의료계 신뢰를 완전히 져버린 것으로 규정하고 대한의사협회 14만 회원의 결연한 의지를 모아 거침없는 총력 투쟁을 펼쳐나갈 것임을 엄중히 선포한다”고 밝혔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