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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알츠하이머의 날, ‘치매는 관리 가능한 질환’ 인식 전환 필요 - 65세 이상 노인 10.4%가 치매 진단, 알츠하이머병이 전체 치매의 60-70% 차지 -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로 진행 속도 늦추고 삶의 질 유지 가능 - 새로운 아밀로이드 제거 항체 치료제 도입, 원인 치료 시대 열려
  • 기사등록 2025-09-19 17: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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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9월 21일은 세계 알츠하이머의 날이다.

전문의들은 “퇴행성 뇌질환에 의한 치매가 완치는 어렵지만 조기 진단과 적절한 관리를 통해 진행 속도를 늦추고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관리 가능한 질환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퇴행성 뇌질환, 뇌 구조와 기능 퇴화로 인지기능 저하

퇴행성 뇌질환은 뇌의 구조와 기능이 점차 퇴화되어 병적 상태로 악화되는 질환이다. 

한양대구리병원 신경과 최호진 교수는 “노화가 진행되면서 어느 정도의 뇌세포 손실은 자연스럽지만, 퇴행성 질환에서는 이 과정이 비정상적으로 빠르거나 심하게 일어나 인지 기능 저하가 나타나는 치매가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치매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알츠하이머병, 루이소체 치매, 전두측두엽 치매 등이 있다. 

이들 질환은 각기 다른 원인 단백질의 축적과 뇌 부위별 손상 양상을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인지기능 저하와 행동 변화를 유발한다.


◆ 알츠하이머병, 전체 치매의 60~70% 차지

2021년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10.4%가 치매 진단을 받았으며, 이 중 알츠하이머병이 전체 치매의 약 60~70%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유형이다.


▲ 알츠하이머병의 특징

뇌 속에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어 ‘플라크’를 형성하고, 타우 단백질이 변형되어 '신경섬유 얽힘'을 만들면서 신경세포가 죽어간다. 

초기에는 단기 기억 중심의 기억력 저하가 주로 나타나고, 질환이 진행될수록 언어능력, 시공간 지각능력 등이 감소하고 이상행동이 나타나기도 한다.


▲ 루이소체 치매

루이소체라는 비정상 단백질이 뇌 신경세포에 축적되면서 발생한다. 

주의력과 인지기능의 심한 변동이 특징적이며, 질환 초기에 생생한 환시와 파킨슨병과 유사한 운동 증상이 나타난다. 

일부 항정신병 약물에 매우 민감해 부작용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어 약물 치료에 주의가 필요하다.


▲ 전두측두엽 치매

전두엽과 측두엽에 신경세포 손상이 집중적으로 일어나며, 타우 단백질이 주로 관련된다. 

언어 능력 저하가 빠르게 나타나는 경우와 초기부터 성격·행동 변화가 두드러지는 경우로 구분된다.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인 50~60대에 많이 발생해 환자와 가족들의 어려움이 큰 질환이다.


◆ 고령이 가장 강력한 위험 요인, 생활습관 관리로 예방 가능

퇴행성 뇌질환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령의 나이가 가장 강력한 위험 요인이며, APOE 유전자와 같이 질환과 연계된 일부 유전자들도 영향을 미친다.

최호진 교수는 “뇌혈관 위험 요인인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흡연, 음주 등도 퇴행성 뇌질환에서 중요한 위험 요소가 된다”며 “운동 부족, 사회적 고립, 불균형한 식습관도 치매 위험도를 높인다”고 말했다.

예방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신체활동이 가장 중요하며, 독서, 악기 연주, 새로운 학습을 통한 두뇌 활동도 중요하다. 

또한 혈압·혈당·콜레스테롤 관리와 함께 술과 담배를 멀리하고, 균형 잡힌 식단 구성과 사회적 교류 유지, 청력·정신건강 관리도 필요하다.


◆ 새로운 면역치료제 도입…원인 치료 시대 개막

현재 알츠하이머형 치매에 대해 가장 널리 사용되는 치료제는 콜린에스터라제 억제제와 NMDA 수용체 길항제로, 증상을 늦추는 치료가 주를 이뤘다.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강동우 교수는 “국내에서는 경구용 외에도 패치형 치료제가 도입되어 있어, 약을 스스로 복용하기 어려운 환자에게도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알츠하이머의 근본 원인을 직접 겨냥하는 아밀로이드 제거 항체 치료제가 도입되어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시작되었다. 

강동우 교수는 “새로운 치료제는 아밀로이드 베타 같은 비정상 단백질을 항체로 제거하여 병의 진행을 늦추는 방식으로, 특히 발병 초기 환자에게서 치료 효과가 보고되고 있다”며 “치매 치료의 방향이 단순한 증상 완화에서 원인 치료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 조기 진단이 핵심, 건망증과 치매 구분해야

치매는 초기에 변화된 인지 기능을 알아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강동우 교수는 “본인이 이전에 유지하던 인지 기능과 비교해 의미 있는 변화가 지속된다면 치매를 의심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자주 물건의 위치를 잊거나 약속을 반복해서 잊고, 말하고자 하는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대명사를 자주 사용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건망증은 단서를 제공받으면 기억을 되살릴 수 있고 일시적인 경우가 많지만, 치매는 단서를 줘도 기억을 떠올리지 못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악화된다.

진단은 인지기능 검사와 뇌영상 검사, 혈액 검사 등 다양한 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최근에는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아밀로이드 병변을 확인할 수 있는 아밀로이드 PET 혹은 뇌척수액 검사도 진행하고 있다.


◆ “치매는 관리 가능한 질환” 인식 전환 시급

전체 치매 중 약 10~15%는 발병 원인이 명확한 경우 해당 질환을 치료함으로써 완치도 가능하다. 가장 일반적인 형태인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아직 완치가 어렵지만, 조기 진단과 적절한 관리로 진행 속도를 늦추고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

강동우 교수는 “치매는 진단받았다고 해서 끝이 아니라, 충분히 관리 가능한 질환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치매로 인한 기능 저하 속도를 정상 노화 속도에 가깝게 유지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 목표”라고 말했다.

최호진 교수도 “증상이 의심되면 지체 없이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고, 생활습관 개선과 적극적인 뇌 건강 관리에 힘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보호자의 지속적인 관심과 의료진의 전문적인 진료, 그리고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관리 인프라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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