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 전공의 수련제도가 현실과의 심각한 괴리로 인해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들이 제기됐다.
대한외과의사회(회장 최동현)가 지난 7일 서울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개최한 추계학술대회 ‘전공의 수련제도의 현황과 미래’를 주제로 진행한 특별세션에서 이같은 내용의 현행 외과 전공의 교육 시스템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 집도 기회 부족으로 실무 역량 미흡
전정환 기쁨병원 과장은 대학병원과 2차 병원의 수련 경험을 토대로 현행 수련제도의 심각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전 과장은 “필수 술기 경험이 서류상으로만 처리되고, 전공의가 실제 집도 기회를 얻지 못한 채 졸업하는 경우가 많다”며 “대학병원에서는 펠로우 과정에서야 실제 집도 기회를 얻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전 과장은 해결책으로 “한 달에 한 번이라도 skin-to-skin 수술 경험을 보장해야 한다”며, 내시경·초음파 등 실제 현장에서 필요한 역량을 충분히 익힐 수 있도록 협력 병원 파견과 다학제 교육 확대를 제안했다.
◆ 모듈 기반 프리랜서형 수련제도 도입 제안
정재현 대한병원의사협의회 부회장은 기존 도제식 수련모델의 붕괴와 정부 정책의 한계를 지적하며 '모듈 기반 프리랜서형 수련제도'를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 제도는 전공의가 일정 기간 병원과 계약을 맺고 특정 교육 모듈을 이수하는 방식으로, 최소 3년에서 최대 7년까지 탄력적으로 운영된다.
정 부회장은 “모듈제를 도입하면 전공의 권익이 보호되고, 병원은 교육 환경 경쟁을 통해 수련의 질을 높일 수 있다”며 전문의 수련인증원 설립, 표준계약서 도입, 법제도 개정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 한국 현실에 맞는 ‘제3의 길’ 모색
민호균 대한외과의사회 교육이사는 외과 전공의 수련제도의 역사적 변천을 돌아보며, 미국식·일본식 제도를 그대로 모방하기보다 한국 현실에 맞는 제3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 교육이사는 “대형병원에서 고난이도 수술을 위주로 젊은 초보의사들에게 곧바로 수련을 맡기는 것은 무리”라며 “중간 단계에서 술기와 교육을 담당할 교육 지도전문의 필요성과 1·2차 병원과 연계된 수련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외과 수련은 단순한 노동 중심이 아니라 실제 역량을 키우는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지속적인 피드백과 이동 수련 허용 같은 연착륙 시스템을 제안했다.

◆ 수련기간 연장과 제도 혁신 공감대 형성
이번 세션에서 발표자들은 공통적으로 “현행 3년제 수련만으로는 충분한 역량 확보가 어렵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또한 수련기간의 탄력적 운영, 현장 중심의 술기 경험 확대, 제도적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한외과의사회는 이번 논의를 토대로 외과 전공의 수련제도 개선 방향을 대한외과학회와 함께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회원과 전공의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한국형 수련모델 정립을 위해 의사회 차원의 노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