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의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보호자들은 단순한 질병 치료를 넘어 ‘건강한 노후’를 위한 관리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에 따라 점점 더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만성질환과 이를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정기 건강검진의 중요성이다.
◆ 다양한 만성질환에 노출
사람과 마찬가지로 개와 고양이도 나이가 들면서 다양한 만성질환에 노출된다.
그중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심장병, 만성 신부전, 당뇨병, 쿠싱 증후군, 갑상선 기능 이상, 관절 질환, 만성 피부염 등이 있다.
원더스동물의료센터 하도균 원장은 “이러한 질환은 대부분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없거나, 단순한 노화의 일부로 오해하기 쉬운 증상으로 시작되기 때문에 보호자 입장에서는 병을 알아채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라며, “예를 들어, 심장병은 초기엔 단순한 피로감이나 헐떡임으로 나타나지만, 질병이 진행되면 기침, 호흡곤란, 실신 등으로 이어질 수 있고. 신장 질환은 물을 자주 마시고 소변량이 늘어나는 등의 증상으로 시작되며, 당뇨병이나 쿠싱 증후군 역시 다식, 다뇨, 체중 변화같이 가볍게 넘기기 쉬운 일상적인 증상으로 시작된다.”라고 설명했다.
◆ 대부분 초기 진단 가능
하지만 이러한 만성질환은 대부분 초기 진단이 가능하고, 빠른 치료나 관리를 통해 병의 진행을 늦추거나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질환들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보호자들이 눈에 띄는 증상이 생기기 전까지 병원을 찾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정기적인 건강검진이다.
건강검진은 단순한 혈액검사나 엑스레이 촬영을 넘어, 호르몬 검사, 복부초음파, 심장초음파, 소변·대변 검사 등 정밀한 체내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수단이다.
하도균 원장은 “특히 7살 이상의 노령견은 내분비계 이상이나 장기 기능 저하가 더 쉽게 나타날 수 있어 정기 검진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된다.”라고 밝혔다.
◆ 건강검진 주기
건강검진의 주기는 나이와 건강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1년에 1번씩은 정기적으로 검진을 시켜주는 것이 좋다.
7세 이상 노령 반려동물의 경우 최소 6개월~1년에 주기로 정밀검진을 권장하며, 반려동물의 나이가 어리더라도 특정 품종에서 유전적 질환의 위험이 높거나, 만성적인 병력이 있다면 주기적으로 체크를 해보아야 한다.
하도균 원장은 “정기검진을 통해 만성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치료에 드는 시간과 비용, 반려동물이 받는 스트레스 역시 줄일 수 있다.”라며, “만성질환의 상당수는 완치보다는 ‘조절’이 목표이기 때문에, 초기에 시작하는 관리가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핵심이 된다.”라고 강조했다.
수의학계에서도 ‘질병이 시작된 이후보다, 시작되기 전에 발견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고 경제적이다’는 점을 반복해 강조하고 있다.
건강한 상태를 오래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반려동물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기 때문이다.
하도균 원장은 “소중한 반려동물의 건강은 눈에 보이는 증상이 생긴 뒤 지키는 것이 아니라, 미리 대비하고 꾸준히 살피는 과정 속에서 지켜지는 것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조언했다.
[메디컬월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