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분에 챌린지’의 주인공이었던 보건의료노동자들이 이번엔 ‘파업 투쟁’의 전면에 나섰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18일 발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압도적 찬성률 92.06%를 기록하며 24일 오전 7시를 기해 6만여 조합원이 참여하는 대규모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 20년 만에 최고 수준 투표율과 찬성률
지난 9일부터 17일까지 9일간 진행된 투표에서 전체 대상 조합원 6만 334명 중 87.2%(5만 2,619명)가 투표에 참여했다. 이는 2004년 산별총파업 이후 가장 높은 참여율이다.
특히 투표자 10명 중 9명 이상인 4만 8,442명(92.06%)이 파업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는 보건의료노조 역사상 가장 높은 찬성률이다.
(사진 : 보건의료노조)
◆ 코로나 영웅에서 임금체불 피해자로
최희선 위원장은 “코로나 3년 6개월, 의정갈등 1년 6개월 동안 무너져가는 의료 현장을 지킨 이들은 보건의료노동자였다”고 지적했다.
팬데믹 초기 ‘의료진 덕분에’라며 국민적 찬사를 받았던 이들이 지금은 임금체불과 인력부족,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의정갈등으로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했을 때도 묵묵히 의료공백을 메웠지만, 돌아온 것은 경영악화의 책임 전가뿐이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공공병원 노동자들의 처지는 더욱 절망적이라는 것이다.
◆ 9.2 노정합의 파기에 “새 정부도 똑같다”
보건의료노조가 대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지난 2021년 9월 2일 보건복지부와 감염병 대응체계 구축, 공공의료 확충, 보건의료인력 확충과 처우 개선 등을 담고 있는 합의 파기 부분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윤석열 정부 3년 동안 이 합의는 완전히 휴지조각이 됐고, 사회적 대화로 해결하겠다던 현 정부도 약속과 달리 노정협치의 모범 모델인 9.2 노정합의 이행을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의대생 챙기고 간호사는 외면하는 정부
현 정부의 의료정책 우선순위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와 전공의 복귀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지만, 의료 현장을 지키고 있는 간호사와 의료기사 등의 요구에는 소극적이라는 지적이다.
◆ 7대 요구, 의료시스템 근본 변화 요구
이에 보건의료노조는 ▲직종별 인력기준 제도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 ▲주4일제 도입, ▲공공병원 착한 적자 국가책임제 등 7대 요구도 제시했다.
특히 ‘9.2 노정합의 이행협의체 복원’을 핵심 요구로 내세우면서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24일 D-데이 예고
현재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노사 조정이 진행 중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조정 기간에 타결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고 밝혔지만 합의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파업이 시작되면 23일 저녁 파업전야제를 시작으로 24일 오전 7시부터 본격적인 총파업에 돌입한다.
24일과 25일에는 상경 투쟁으로 총파업대회, 26일에는 서울역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예정하고 있다.
다만 노조법에 따라 응급실, 수술실 등 필수 유지 업무는 정상 운영된다.
[메디컬월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