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서남병원이 근골격계 질환자를 대상으로 한 퇴원연계서비스의 이용자 및 제공자 경험을 분석한 연구결과, 서비스 필요성에 대한 인식 차이와 입원 초기 개입의 중요성이 핵심 개선요소로 도출됐다.
◆ 근골격계 특화 서비스, 첫 종합 분석
서남병원 연구팀은 2024년 9월부터 10월까지 근골격계 질환자 퇴원연계서비스 이용자 15명과 제공자 10명을 대상으로 심층면담을 실시했다.
▲ 근골격계 질환자 특화 퇴원연계서비스 경험 종합적 분석 첫 연구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의료 협력체계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근골격계 질환자에 특화된 퇴원연계서비스 경험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첫 연구로 평가된다.
근골격계 질환자는 만성 통증과 이동 제한으로 삶의 질이 저하되며 지속적인 돌봄과 지역사회 자원 연계가 필요하지만, 기존 퇴원연계서비스는 주로 만성질환자나 고령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근골격계 질환자에 대한 구체적 연구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 75세 평균 연령, 서비스 인지도는 ‘저조’
이번 연구에 참여한 퇴원연계서비스 이용자는 모두 만 65세 이상 노인으로, 평균 연령은 75.4세였다.
성별로는 여성이 13명(86.7%), 남성이 2명(13.3%)이었으며, 모두 서울 서남권에 거주하고 있었다.
주목할 점은 퇴원연계서비스 인지 수준이 낮다는 점이다.
이용자 15명 중 7명(46.7%)이 “모른다(처음 듣는다)”고 답했으며, “잘 알고 있다(설명 가능)”는 응답자는 2명(13.3%)에 불과했다.
또한 연구 참여자 중 12명(80%)이 한 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보유하고 있어, 복합적인 건강관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 이용자 “복지서비스 오해” vs 제공자 “거부감 높아”
연구 결과 가장 핵심적인 문제로 지적된 것은 퇴원연계서비스 필요성에 대한 이용자와 제공자 간 인식 차이였다.
이용자들은 서비스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인해 ‘취약계층만을 위한 복지서비스’로 오인하거나, 주체적인 삶을 위한 자기 관리 욕구 때문에 외부 도움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제공자들은 이용자의 자발적 거부, 낮은 사업 인지도, 외부 지원에 대한 부정적 태도 등이 서비스 개입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환자들이 과거 보건소나 복지기관 서비스에 대한 부정적 경험을 바탕으로 유사한 지원을 거부하는 사례도 빈번했다.
◆ 입원 초기부터 ‘골든타임’ 확보 필요
연구에서는 입원 초기부터 다학제적 접근을 바탕으로 퇴원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성공적인 퇴원연계서비스 제공의 핵심 요소임이 확인됐다.
이용자들은 퇴원 직후 자택에서 돌봄 및 간병 지원을 즉시 받을 수 있었던 점에 높은 만족을 보였으며, 서비스 제공 시점이 필요한 시점에 맞춰 이루어지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다.
제공자들은 퇴원이 임박한 시점에서 의뢰가 들어올 경우 정보 수집, 자원 탐색, 기관 의뢰 등을 위한 충분한 시간 확보가 어려워 연계 실패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일부 사례에서는 상황에 따라 퇴원을 미뤄야 하는 경우도 발생했다고 밝혔다.
◆ 일회성 지원 넘어 ‘자립 기반’ 구축
연구 참여자들은 퇴원연계서비스가 단순한 일상생활 지원을 넘어 자가관리 역량 강화에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지역사회 기반…치료와 돌봄 연속성 유지 중요
이용자들은 수술 후에도 호전되지 않는 건강상태나 지속되는 근골격계 만성통증으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하며, 퇴원 후에도 지속적인 건강관리를 위해 정기적인 건강 상태 확인과 건강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공자들은 수술 후 건강관리 및 지속적인 재활치료가 요구되는 노인 환자가 다수인 점을 고려해 보건소 방문 건강관리팀, 돌봄 SOS와 같은 지역사회 자원을 활용해 병원이 아닌 지역사회 기반에서 치료와 돌봄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인식했다.
▲ 맞춤형 정보 제공부터 행정 간소화까지
연구팀은 효과적인 퇴원연계서비스 제공을 위해 네 가지 주요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첫째, 이용자의 개인적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정보 제공을 통해 서비스 거부를 예방해야 한다. △둘째, 입원 초기부터 다학제적 접근을 바탕으로 한 표준화된 퇴원연계 사정도구 개발과 실무지침 표준화가 필요하다. △셋째, 퇴원연계서비스 담당자의 업무 역량 강화를 통해 연계되는 서비스의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 △넷째, 복잡한 행정절차 개선을 통해 기관 간 연계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이번 연구의 교신저자인 서남병원 공공의료본부 곽은영 팀장은 “근골격계 질환 환자들의 성공적인 지역사회 복귀를 위해서는 병원과 지역 사회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이번 연구에서 드러난 이용자와 제공자 간의 인식 차이를 줄이고, 환자 개개인의 상황에 맞는 실질적인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서비스 표준화와 전문 인력 양성에 더욱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서남병원의 단일기관 사례를 중심으로 진행되어 지역적·질환적 한계가 있다. 향후 근골격계 질환자 퇴원연계서비스를 시행 중인 전국 책임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병원과 지역사회 간 연계를 통한 지속적인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전국 책임의료기관의 퇴원연계서비스 사업모델 수립에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표창해 서남병원장은 “이번 연구는 근골격계 질환을 지닌 환자들이 퇴원 후에도 안정적으로 건강을 유지하며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서남병원의 깊은 고민과 노력이 담겨 있다”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환자와 가족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여, 맞춤형 퇴원연계서비스를 강화하고 서울 서남권 지역책임의료기관으로서 지역사회 연계 모델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