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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수련시간 단축 추진에 정부·의료계 입장차 - 의학계 “주 80시간 유지”필요, 시간 단축 시 수련기간 연장 필요성 제기
  • 기사등록 2025-04-13 12: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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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전공의 주당 수련시간을 현행 80시간에서 72시간으로 단축하는 시범사업을 확대 추진하는 가운데, 의학회와 전문학회들을 중심으로 수련 질 저하 우려로 현행 시간 유지를 주장하거나 수련기간 연장 등 대안을 요구하고 있다.


◆ 정부와 국회, 전공의 수련시간 단축 추진

정부는 전공의들의 근무 여건 개선을 위해 2024년 실시했던 수련시간 단축 시범사업을 올해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시범사업에서는 주당 수련시간을 80시간에서 72시간으로, 연속 근무시간을 24∼30시간에서 24시간으로 단축할 예정이다. 불가피한 경우에만 주당 근무 80시간, 연속 근무 28시간까지 허용하는 방안이다.


국회에도 전공의 수련시간 단축 관련 법안이 발의됐다. 

김윤(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주당 근무시간 60시간, 연속 근무 24시간으로 제한하는 개정안을, 서명옥(국민의힘) 의원은 주당 40시간 근무에 교육 목적 24시간 연장, 연속 근무 24시간 제한 개정안을 발의했다.


더 나아가 정부의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에는 이미 전공의 주당 근무 60시간 제한 내용이 포함돼 있어, 수련시간 감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 의료계 “수련 질 저하 우려”

현장에서 수련과 교육을 담당하는 교수들의 입장은 회의적이다. 

박용범 대한의학회 수련교육이사는 “주당 수련시간 단축은 수련교육 부실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의학회와 26개 전문과목학회 수련교육이사들은 연속 근무시간의 경우 근무·당직을 포함한 24시간에 환자 인계와 교육 등 4시간을 추가해 총 28시간은 돼야 하며, 주당 수련시간 80시간도 유지돼야 한다는 의견을 모았다.


◆ 국제 비교: 수련시간 줄이면 기간 늘어나야

해외 사례를 보면 수련시간 단축은 전체 수련기간과 함께 조정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의학회에 따르면 전공의 주당 수련시간이 최대 48시간인 영국은 수련기간이 5∼8년이고, 주당 40시간인 독일은 5∼6년이다.


경희대병원 외과 민선영 교수는 지난 2024년 대한외과학회 추계학술대회 발표를 통해 수련 기간이 한국은 3년(주당 근무시간 제한 80시간), 영국 8년(48시간), 미국 5년(80시간)으로, 근무시간이 짧을수록 수련 기간이 긴 경향을 보인다고 밝혔다.


수련에 필요한 최소수술 건수도 한국 300건(필수수술 수련시간 900시간, 전체 수련 중 수술 수련 시간 비율 7%), 영국 1,600건(4800시간, 24%), 미국 850건(2550시간, 12.3%) 등으로 한국이 현저히 낮은 상황이다.


◆ 전공의는 수련시간 대폭 감축 요구

반면 전공의들은 주당 수련시간을 대폭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유럽과 일본 등의 사례, 국제노동기구 지침 등을 참고해 전공의 수련시간을 주당 80시간에서 64시간으로 줄이고 장기적으로는 주 52시간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외과 전공의 수련에서 수술수련시간 비율이 전체의 7%에 불과해 93%는 “수술을 안하며 보내는 시간”이라는 지적도 있어, 단순 시간 연장보다 수련의 질적 개선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전공의 수련시간 단축은 의료 인력 양성의 질과 전공의 삶의 질이라는 두 가지 가치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과제로, 앞으로 정부와 의료계, 전공의 간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일부 전문학회를 중심으로 수련 기간 연장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한 전문학회 이사장은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전공의 주당근무 60시간 제한이 실현되면 수련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므로 수련 기간 연장 논의가 불가피하다. 현재 80시간 제한에도 어려움이 있는데 60시간 이하 제한이 추진되는 것은 종합대학이 전문대학으로 바뀌는 수준이다”고 강조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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