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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4일 수능일, 수험생 환자들도 병원서 수능 치러 - 서울성모병원, 의정부을지대병원 등
  • 기사등록 2024-11-14 23: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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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4일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 병원에서도 수험생들이 수능을 치렀다.

각 병원들은 아파서 입원한 수험생들을 위해 별도로 공간을 마련해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준비, 진행했다.


수능 2일 앞두고 혈액암 진단받은 수험생, 서울성모병원서 시험 치러

우선 대학수학능력시험일 이틀 전 혈액암 진단을 받아 입원 치료가 필요한 수험생이, 14일 서울성모병원 입원 특실 병실에 마련된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뤘다. 


평소 건강하게 지냈던 여학생 가은이(가명)는 기침이 멈추지 않아 동네 병원에서 진료를 보고, 큰 병원에 가봐야 할 것 같다는 소견에 최근 서울성모병원을 찾았다.

영상검사 결과 좌우 양쪽 폐 사이의 공간인 종격동에 종양이 보여 조직 검사를 진행했고, 검사결과 종격동 림프종으로 진단됐다.


림프종은 국내 가장 흔한 혈액종양으로, 림프계 조직에 있는 림프구가 악성으로 변하는 종양이다. 

영어, 스페인어 등 언어에 관심이 많아 외국어 교육에 특화된 대학교에 진학하고자 고등학교 졸업 후 1년을 더 준비했던 터라, 가은이는 올해 시험을 꼭 치르고 싶었다. 

하지만 감염 위험으로 의료진이 허용할 수 있는 범위는 하루 외출이었고, 서울에서 집인 경상남도까지 다녀올 수 없는 시간이었다. 

갑작스러운 암 진단에 이어 치열하게 준비한 시험을 포기해야 할 안타까운 상황을 환자 면담을 통해 접한 병동 UM 윤선희 간호사는 유관부서들에 문의하고 교육청의 협조를 통해 가은이를 위한 시험장 준비가 시작됐다. 


이에 이 병원은 교육청이 요구하는 기준에 충족하기 위해 수험생인 입원환자가 시험을 볼 독립된 병실 공간과 시험 감독관들이 시험 준비 및 대기할 수 있는 회의실과 휴게실이 있는 21층 특실을 준비하는 등 행정 절차를 진행했다. 


의료진은 가은이가 수능 시험 후 바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일정을 조절했다. 항암치료가 시작되면 신체적으로 힘들 수 있기 때문에 수능 전까지는 최상의 건강상태를 유지하도록 최선을 다했다. 


주치의 혈액내과 민기준 교수는 “건강한 수험생도 수능시험은 큰 스트레스인데, 어려운 상황에도 꿈을 이루기 위해 시험에 도전하는 가은이를 응원한다.”라며, “시험 후 치료도 잘 마쳐 원하는 대학의 건강한 새내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격려했다. 


가은이 어머니는 “아이의 장래를 위해 신경 써주신 의료진들과 병원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수능 시험을 볼 수 있게 되어 감사드리며, 수녀님들이 오셔서 기도도 해주신 만큼 치료 후 건강하게 퇴원해 원하는 학교에도 진학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가은이는 대학 입학 후 가장 하고 싶은 일 중 하나로 “대학교 축제에서 열리는 공연을 가보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기흉 입원 수험생, 의정부을지대병원서 수능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원장 이승훈)에 따르면 경기도 양주시에 거주하는 A군이 일상생활 도중 갑자기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지난 12일 이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검사 결과, A군은 폐에 생긴 구멍으로 공기가 새면서 늑막강 안에 공기가 차는 기흉 진단을 받고 흉강 내에 관을 넣은 상태로 입원 치료 중이었다. 

(사진 : 기흉 진단을 받고 입원한 수험생이 수능을 치르고 있는 의정부을지대병원 병동. 수험생이 시험에 집중할 수 있도록 출입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수능 당일까지 퇴원이 어렵게 되자, A군은 물론 부모님의 상심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에 수능 전날인 지난 13일 의정부을지대병원과 교육기관이 협의를 거쳐 A군이 병원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게 하기로 결정했다. 


이 병원은 이날 오후 4인실에 입원해 있던 A군의 수능 전 심적 안정과 편안한 숙면을 위해 1인실을 제공했다. 


또한 이승훈 병원장은 A군의 수능 대박을 기원하기 위해 입원 병실을 깜짝 방문해 초콜릿 등을 선물하고 격려했다. 


특히, 병원은 A군이 불편함 없이 시험에 집중할 수 있도록 수능 당일 병원 내 안내방송 금지 등 정숙한 환경 조성에 만전을 기했다. 


이승훈 병원장은 “A군은 단 며칠 만에 퇴원이 가능한 상태가 아니어서 자칫 수능을 못 치를 상황이었지만, 재수생인 점 등 이번에 수능을 꼭 봐야 하는 처지였다.”라며, “의정부을지대병원은 교육기관과 긴밀히 협의해 A군이 수능을 병원에서 치를 수 있도록 제반여건을 모두 제공했다. 의료진의 격려와 교직원들의 응원을 받아 꼭 좋은 결과를 얻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A군은 동두천양주교육지원청 등 관계 교육기관에서 파견한 감독관과 경찰관의 감독과 안전관리 아래 무사히 시험을 마무리했다.   

이외에도 일부 병원에서는 수험생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 수능을 치룰 수 있도록 적극 지원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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