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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붕괴 이미 지역부터 진행 중…“입원실 1천개 대학병원 응급실 의사 1인 근무” -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응급실 현황 긴급 조사결과
  • 기사등록 2024-09-15 13: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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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은 이미 붕괴중이고, 이제 몰락의 길로 가고 있으며, 20년 전보다 못한 의료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이하 전의교협)는 추석 연휴를 맞아 국민에게 더 정확한 정보를 알리기 위해 지난 9~10일 응급실 현황을 긴급 조사했다.


전의교협 참여 수련병원 중 53개소가 참여한 이번 주요 조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이번 조사결과는 응급실 붕괴가 지역부터 진행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수련병원 응급실 50% 이상 진료역량 감소

응급실 전체 근무 의사 수는 약 40% 감소했지만 1인 근무병원의 취약점과 배후진료의 약화 등으로 현재 수련병원 응급실은 50% 이상의 진료역량이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국민들이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사직 응급의학 의사 수 점차 증가

전공의들의 사직이 확정된 이후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들이 자부심을 느끼기는커녕, △피로도의 증가, △환자 관리 어려움과 소송부담의 증가, △대학교수로서의 회의감 등으로 사직하려는 응급의학 의사의 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미 조사병원의 절반에서 교수와 전문의의 수가 감소했다.


◆응급의학과 의사 최소 6명이 필요한 이유는?

응급의학과 의사는 근무시간 이후에도 업무가 없어지지 않고 타인에게 전가되므로 주말은 물론 공휴일 20일과 휴가 20일 동안 서로 채워주어야 한다. 


하루 오전과 오후, 밤 3개의 8시간 근무를 하게 되면 7일간 21개 168시간이다. 

5명이 나누어 근무하면 주 33.5시간이 되고 여기에 공휴일과 휴가분을 더하면 40시간 정도가 되어 주 40시간 근무의 기준을 따르게 된다. 


그러나 이것은 응급의학 의사가 주 5일 근무시간 전부 8시간 외래환자를 보는 것으로 실제 물리적, 체력적으로 불가능하다. 

게다가 3교대 근무를 하여야 하고 모든 의학적, 법적 책임을 지기 때문에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한다. 

진료 외에도 교수로서 교육과 연구, 봉사를 해야 한다. 따라서 5명으로는 정상근무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최소 6명이 되어야 아주 빠듯하게 근무를 할 수 있다. 교수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7~8명 1조가 수련병원 응급실 1인 근무의 적당한 숫자라는 설명이다.


◆대학병원 응급실, 의사 1명 근무 중

전의교협은 “문제는 입원실 1,000개인 대학병원 응급실에 의사 1인이 근무중인 것으로 조사됐지만 정부는 이를 문제없는 병원으로 통계를 발표하고 있다.”라며, “더는 버티기 어렵다. 의대 증원이 중단되고 전공의가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추석 연휴 응급실에 근무하는 의사들은 정부의 명령이 없더라도 휴가도 없이 국민을 위해 응급실을 지킬 것이고, 능력이 되는 한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비정상적인 상황은 계속 지속될 수 없다. 어쩔 수 없는 물리적인 숫자의 한계는 극복할 수 없을 것이다. 추석 이후에도 현재의 아슬아슬한 상태가 지속되면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교수와 전문의의 피로도 증가로 응급실 진료가 더 축소될 수도 있다.”라며, “현재 대한민국 의료의 문제는 단순히 진료를 보기 어려운 단계를 넘어서고 있으며, 재난 수준에 이르고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한 결단이 필요하다. 더 늦어서는 안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전공의의 역량

보다 구체적인 조사결과는 다음과 같다. 


응급의학과 전공의의 역량을 수치로 환산할 수는 없지만 전문의와 비교해 1년차25%, 2~3년차 50%, 4년차 75%로 보면 평균적으로 전문의의 50%라 생각할 수 있다.

근무시간이 교수의 2배이므로 전공의 역시 100%의 역할을 하여 왔다고 판단할 수 있다. 


연차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경증 환자에 대해서는 전문의와 다를 바 없어 근무시간을 고려한다면 전문의와 동시에 근무 때에 실제로 전문의만큼의 역할을 하고 있다.


◆수련병원 응급실 의료진 구성 

2023년 많은 수련병원이 교수 7~8명에, 전공의를 둔다.

일반적으로 1,000병상 병원에는 동 시간대에 전문의 1명, 전공의 2~3명, 총 3~4명이 근무해왔다. 

그러나 전공의가 대부분 사직한 지금은 많은 병원이 동 시간대 교수 1~2인으로만 근무중이다. 


◆의사 수에 따른 운영과 현재 상황(9월 9-10일, 53개소 조사결과)

53개 조사병원 중 7개소(13.2%)의 병원이 의사가 5명 이하로 부분적 폐쇄를 고려해야 하는 수준이었다.

6~7명이 10개 병원으로 24시간 1인 근무, 8~9명이 10개 병원으로 16시간 1인 근무, 10~11명이 10개 병원으로 16시간 2인 근무, 12명 이상으로 항상 2인 이상이 근무할 수 있는 병원은 16개소(30.2%)였다. 

7개의 병원을 제외하면 현재 수련병원에서는 같은 시간에 보통 1.5명이 근무하고 있을 것으로 계산된다.


반면 2023년에는 1인 근무병원은 1개소, 부분 2인 근무병원은 4개소였다. 48개 병원은 모두 12명 이상으로 2인 이상이 근무한 것으로 조사되어 응급실 운영에 문제는 없었다. 


◆응급실 근무 의사 수 40% 이상 감소 

의사 수가 60% 이상 감소한 병원은 11개소, 50%~60% 미만 감소한 병원은 10개소로 총 21개소(39.6%)의 병원의 의사가 50% 이상 감소했다. 


실제 응급실 근무 의사 수는 922명에서 534명으로 388명(42.1%) 감소했다. 

전문의의 총수는 528명에서 501명으로 27명 줄었지만 소아응급실 등 정책적으로 늘어난 병원의 영향이 있었다. 

53개 병원 중 전문의의 수마저 감소한 병원은 29개소(54.7%), 변화가 없는 병원은 12개소(22.6%), 늘어난 병원은 12개소(22,6%)로, 절반 이상의 병원에서 전문의 수가 감소했다.


전공의(일반의)의 수는 384명에서 33명으로 91.4% 감소했다. 

주목할 점은 60% 이상 감소한 병원이 11개소, 50%~60% 미만 감소한 병원이 10개소로 21개(39.6%) 병원은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의사 수가 2023년 대비 50% 이하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응급실에서 진료 가능한 환자 수

질병의 중증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응급실 방문환자의 경우 환자 1인당 평균 3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며, 8시간 근무하면 일반적으로 20명 이내의 환자만 진료할 수 있다. 

또한 1인 근무의 경우 단순히 시간의 합이 아니라 동시에 환자가 내원하면 1인의 의사로는 대처를 할 수 없다. 


◆배후진료에 따른 실제 응급실 진료역량 2023년 대비 절반 이상 감소

응급실 근무 의사 수가 감소하면 진료 가능한 환자의 수는 동시 진료, 의사 피로도 증가 등으로 그 이상 줄어들게 된다. 

또한 각 임상과로 환자를 보낼 때 배후진료 역량 역시 줄어들어 있어 수용할 수 있는 환자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 


실제 응급실 의사의 수는 총 40% 정도 감소했지만 1인 근무, 배후 진료의 약화 등으로 보아 실제 응급실의 진료역량은 2023년에 비해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역별 응급실 현황 

응급실 근무 의사 및 전문의 수의 감소는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서울과 경기, 인천의 수도권의 의사 수 감소는 미미하거나 거의 없었지만, 지역의 감소폭은 매우 컸다. 

지역별 응급실 의사 감소를 보면 충청, 부산, 광주전남 지역이 50% 이상, 강원, 전북, 대구경북, 울산경남 지역이 40% 이상 감소했으며, 수도권은 경기북부가 41.4%, 서울 39.2%, 경기남부 35.8%, 인천 8.9%를 보였다. 


서울과 경기, 인천은 35.7% 감소해 그 폭이 가장 적었다.

지역별 전문의 수 감소를 살펴보면, 충청지역 27.9%, 광주전남 13.6%, 대구경북 12.8%, 부산 11.4%로 10% 이상 감소했다.


수도권은 증가한 곳도 있다. 서울과 경기, 인천은 0.3%만 감소해 거의 변화가 없었다. 

부산지역의 경우, 조사 대상 병원 5개소의 응급의학 의사는 32명이며, 병원당 평균 의사 수는 6.4명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가장 근무환경이 열악했다. 


전의교협은 “이번 조사결과는 응급실 붕괴가 지역부터 진행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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