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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현장, 중단과 파행 속 ‘얼음판’ vs. 정부 “매우 어려움이 큰 것은 인정” - 서울대, 강원대, 건국대충주, 세종충남대병원 등 ‘일부 진료중단’
  • 기사등록 2024-09-03 09: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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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월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진행한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 후 사립대병원은 물론 국립대병원에 이르기까지 응급실 진료중단이 확대되고 있다.

정부는 “응급실 운영에 문제가 없다에서 매우 어려움이 큰 것은 인정한다.”로 바뀌긴 했지만 의료현장에서는 이런 인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사진 : 추석 앞두고 우려 커지는 응급의료,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지역 대학병원 응급실 일부 중단…서울서도 '응급실 진료제한'

이미 각 지역 주요 대학병원들부터 응급실 일부 중단이 이어지고 있고, 서울지역도 응급실 운영 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미 강원대병원과 세종 충남대병원은 응급의학과 전문의 부족으로 야간 응급실 운영을 중단했고, 건국대 충주병원도 인력 부족으로 야간과 휴일 응급실 운영이 불가능해졌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에서 자체 파악한 결과 순천향대 천안병원, 국립중앙의료원, 이대목동병원, 여의도성모병원 등도 응급실 운영 중단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응급실 진료 제한이 더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서울지역 권역응급의료센터 중 서울대병원, 고려대안암병원, 서울의료원, 고려대구로병원, 이대목동병원, 한양대병원, 강동경희대병원 등은 일부 환자 수용 불가 상황을 알리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누적된 피로로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잇따라 사직하고, 의사 인력 부족으로 인한 배후 진료도 원활히 제공되지 않는 상황이 겹치면서 이런 응급실 운영 파행이 더 확대될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한 대학병원 권역읍급의료센터장은 “그동안 한명의 환자라도 더 살리기 위해 버티고 버텼는데, 문만 열려있으면 정상운영이라는 말에 더 큰 충격을 받았다. 이제는 더 이상 버틸수도 없을 뿐 아니라 현재 상황에서 환자를 살릴 수 있을지는 더 장담할수 없게 됐다. 이미 집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그만두고 나오라고 한다.”라며, “내 주위 대부분의 응급의학과 전문의들도 비슷한 생각과 상황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추석 연휴 “답이 없다”

이런 가운데 추석 연휴는 우려가 아니라 “답이 없다.”라는 현장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 이형민 회장은 “이번 추석 연휴는 응급실에 남아있는 교수들이 전공의 없이 맞이하는 첫 명절이기 때문에 남아 있는 교수들은 이미 긴장을 많이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교수는 “현재 상황에서 뚜렷한 대책이 있을 수 없다.”라며, “제발 추석 연휴에 응급환자가 생기지 않기를 빌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마디로 뚜렷한 대안도 답도 없다.”라고 말했다.


중증, 경증 분류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형민 회장은 “복지부 직원들이 전국의 응급실에 파견, 직접 중증과 경증환자 구분해주길 원한다.”라며, “더불어 응급실 앞에 경찰차와 경찰들의 배치도 원한다.”라고 강조했다.


◆정부, 지자체에 ‘재난관리기금’ 활용 요청…“응급실 어려움 인정”

정부는 응급실 방문 환자가 급증하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응급의료 대책을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전국 지자체에 ‘재난관리기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지역 응급진료를 유지할 것도 요청했다.


또한 응급실 운영이 일부 제한된 의료기관에 총 15명의 군의관을 9월 4일 배치하고, 9일부터 8차로 파견될 약 235명의 군의관과 공보의를 위험기관 중심으로 집중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올해 설 연휴보다 약 400곳 더 많은 약 4,000곳 이상의 당직 병의원을 이번 추석 연휴 기간에 지정한다는 계획이다.


당직 병의원 신청이 부족할 경우 응급의료법에 따라 복지부 장관, 시도지사, 시군구 청장이 의료기관 종류별, 진료 과목별로 당직 기관을 별도로 정한다는 방침이다.


복지부 박민수 2차관은 “진료 제한이 뜨면 배후진료가 어떤 사정으로 인해서 진행이 안 된다는 뜻이기 때문에 매우 어려움이 큰 것은 인정한다. 그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저희도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고 그 문제를 빠른 시일 내에 해소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역별로 응급 또는 후속 진료가 가능한 의료인력을 공유하고, 순환당직제 대상 확대를 통해 지역의 응급의료 수요를 적시에 해결하겠다. 9월 11∼25일을 추석 명절 비상응급 대응 주간으로 운영해 중증·응급환자 진료 차질을 최소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라고 덧붙였다.


◆의협, 추석기간 동안 응급 진료 이용 “정부 기관 또는 대통령실로 연락” 당부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정부는 응급실 진료 제한은 일부에 불과하다고 하고, 대통령은 지난 국정브리핑에서 의료공백위기는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주장이라며, 의료현장이 문제없이 잘 돌아가고 있다고 공언했다.”라며, “이에 추석기간 동안 응급 진료 이용은 정부 기관(129 보건복지콜센터, 119 구급상황관리센터, 120 시도 콜센터) 또는 대통령실로 연락하시기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의협은 회원들에게는 3가지 안내사항을 제시했다.

우선 ▲의사도 국민이다. 의사가 건강해야 환자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이번 추석 명절 기간(9.14~9.18.수)동안 응급실 외 회원 여러분의 건강과 가족의 안녕을 우선하시길 바란다. ▲추석연휴 24시간 진료가 어려운 응급의료기관과 응급의료시설은 협회 회원권익센터(1566-2844)로 추석연휴 진료 불가를 신청해달라고 요청했다.

국민들에게 미리 알려 응급 진료 이용에 혼선이 없도록 홍보하고, 응급의료기관과 응급의료시설에 근무하는 회원 여러분들의 고충은 협회에서 적극 지원한다는 것이다.

▲협회는 추석연휴 기간 응급 진료가 가능한 응급의료기관 및 응급의료시설 외의 민간의료기관에 정부가 부당한 노동을 강요하는 것을 엄중히 경고하고, 모든 법적 조치를 다해 회원 들을 보호한다는 안내를 배포했다.


◆“응급실은 문만 열려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응급환자 살릴수 있는 곳이어야한다”

의협은 “응급실이 원활히 정상 가동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인력과 배후 진료과들이 필요한지 전혀 파악하지 않은 채, 본인들의 입맛에 맞는 통계와 수치를 만들어 국민들을 호도하고 있다.”라며, “불만 켜놓고 응급실이라는 간판만 달아놔도 응급실이라고 숫자를 셀 기세의 정부 행태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 응급실이란 곳은 문만 열려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실제 응급환자가 왔을 때 치료가 가능한 곳이어야 유효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의사들에게 진료를 하지 않으면 법에 따라 처벌을 하겠다고 협박해놓고 의료계의 협조를 바라고,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 등 군의료와 지역의료를 책임지고 있는 인력들을 위험기관 중심으로 배치하면, 그 공백은 어떻게 하자는 말인가? 지역의료를 살린다는 정부가 오히려 지역의료를 말살시키고 있다.”라며, “이렇게 주먹구구 땜빵식으로 정책을 강행한 탓에 이미 망가지고 있는 응급의료는 더욱 파국으로 치닫게 되었다. 응급의료의 붕괴로 인해 도미노처럼 우리나라의 의료 또한 무너질 것이 더욱 분명해졌다.”라고 덧붙였다.


임현택 회장은 “수십 년을 좌우할 장기적인 문제를 이렇게 졸속으로 의료대란을 일으키며 허겁지겁 추진할 이유가 전혀 없다. 차분히 논의하여 국민적 공감대를 이루고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진행해야 한다. 정부가 의료계와 교육계를 파탄에 이르게 무리를 하면서까지 서두르는 이유를 저희는 전혀 이해할 수 없다.”라며, “실효성이 전혀 없고 국민들을 거짓 선동하는 비상진료대책이 아닌 근본적인 문제 해결, 즉 온 국민이 우려하는 일방적인 의대증원을 지금이라도 중단하고 의료계와 합리적인 협의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재난관리기금은 각종 재난 예방과 복구에 드는 비용을 부담하기 위해 지자체에서 매년 적립해 두는 법정 의무 기금이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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