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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간호사 10명 중 6명 전공의 업무 강요…신규간호사 76% 발령 무기한 연기 -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대상 의료기관 61% 미참여
  • 기사등록 2024-08-20 22: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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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대상 의료기관이면서도 이에 참여하지 않는 병원이 61%이고, 이 병원에서 근무 중인 간호사들의 경우 법적인 보호도 못 받는 상황에까지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현장 간호사 10명 중 6명이 전공의 업무를 대신하면서도 관련 교육은 약 1시간만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간호대학 4학년 재학 중인 예비간호사들이 고용절벽에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간호협회가 지난 6월 19일부터 7월 8일까지 수련병원 등 387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 실태 조사’를 한 결과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기관은 전체의 39%(151개 기관)에 불과했다.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에서 진료지원 업무를 수행하는 간호사는 1만 3,502명이었다.


◆간호사 10명 중 6명 전공의 업무 강요…법적 보호도 못받아 

간협이 지난해 운영한‘불법진료 신고센터’에 의료법 위반사례로 신고된 의료기관과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의료기관을 비교한 결과 매칭율이 88%(133개 기관)였다.


또 간호사 10명 중 6명은 병원 측으로부터 전공의 업무를 강요받아 수행하면서도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간호사의 경우 법적인 보호도 받지 못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현장 간호사들은 환자 안전사고 발생에 대한 두려움과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업무 수행으로 인해 많은 심적 부담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조사에서 현장 간호사들은 “점점 더 일이 넘어오고, 교육하지 않은 일을 시킨다. 시범사업 과정에서 30분∼1시간 정도만 교육한 후 업무에 투입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수련의의 업무를 대신하는데 업무 범위도 명확하지 않고, 책임소재도 불명확한 데다 업무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도 따로 없어 수련의의 업무를 간호사가 간호사를 가르치는 상황이다.”라며 현장 상황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신규간호사 발령, 큰 폭 감소

의료공백 사태 이후 병원들은 경영의 어려움을 이유로 신규간호사 발령마저 무기한 연기하면서 신규간호사 발령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간호협회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건강보험통계’ 자료를 재구성해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2019년∼2023년) 1분기 대비 2분기 근무 간호사 평균 증가율은 급감했다.


이를 종별로 보면 상급종합병원은 5년 평균 1,334명 증가했지만 올해는 오히려 194명 감소했다. 

종합병원도 지난 5년 평균보다 근무 간호사 수가 2,046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병원급 이상 전체 간호사 증가 인원도 5년 평균의 65% 수준에 머물렀다.


[표]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간호사 배치 현황

◆41개 상급종합병원 중 미발령 신규간호사 전체의 76%…취업절벽

지난 13일 현재 47개 상급종합병원 중 조사에 참여한 41개 의료기관의 경우 지난해 올해 발령인원을 8,390명 선발했지만 지금까지 발령을 하지 못한 신규간호사가 전체의 76%(6,376명)였다.


이들 상급종합병원 중 31개 의료기관은 간호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인 예비간호사들을 대상으로 올해 실시되는 신규간호사 모집 계획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현재 간호사 국시를 앞둔 4학년 간호대생들은 채용인원이 줄어 취업 경쟁은 심해지고 휴학을 해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취업절벽에 내몰리고 있다.

간협 탁영란 회장은“이번 실태조사 결과에서 재차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의 생명과 환자 안전을 위해 끝까지 의료 현장을 지키고 있는 간호사들을 보호할 수 있는 법체계가 너무나 허술하고 미흡하다는 점이었다.”라며,“정부 시범사업 지침에는‘근로기준법 준수’라고 분명하게 명시되어 있지만 의사 파업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간호사들의 근무 환경은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신규간호사들은 자신의 삶의 방향마저 잃어버린 채 불안해하고 있고, 졸업을 앞둔 예비간호사인 간호대학 4학년 학생들은 고용절벽에 내몰리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이제는 진료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간호사 교육 지원과 함께 신규간호사와 예비간호사들에 대한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하며, 의료 공백 사태 이후 현장을 지키고 있는 간호사에 대한 적정한 보상체계도 마련되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는 의료법 제3조의3에 따른 종합병원과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 제2조의2에 따라 진행됐다. 


◆의협 “PA 활용 간호사법, 사태를 더 악화시킬 뿐”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의료공백 사태의 대책으로 전문의 중심 병원을 발표한 정부 정책의 실체가 바로 간호사들이 본연의 간호 업무가 아닌 땜빵식 임시방편 목적으로 불과 30분 길어야 몇 시간 배우고 환자 진료에 직접 투입되는 것이다. 이는 간호사도 국민 모두도 누구도 바라지 않는 미봉책일 뿐이다. 즉각 중단해 주시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어 “PA로 의사를 대신한다는 발상은 위험하며 간호사들도 꺼려한다. 지금 정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PA 활용 간호사법은 이 사태를 더 악화시킬 뿐이다. 즉각 입법을 중단하고, 간호사를 포함한 모든 의료인에 대해 규정한 의료법을 개정하여 문제 해결할 것을 제안한다.”라며, “국민과 간호사를 위험으로 내모는 불법 진료, 불법 수술을 허용하는 법안은 불가하다.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간호사 불법 진료법을 의협은 반드시 막아내겠다.”라고 덧붙였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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