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두통학회(회장 주민경, 세브란스병원 교수)가 지난 23일 서울드래곤시티호텔에서 약 185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4년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두통의 유전학, 신경생리학(글림파틱스 시스템), 아동기부터 청소년기, 폐경기, 노년기에 이르는 두통의 변화, 새로운 치료법(게판트, CGRP 표적 치료)을 다루었다.
실제 두통의 원인, 일생에 걸친 변화, 최신 치료법까지 종합적으로 소개됐다.
(앞줄 왼쪽부터)김병수(이대목동병원) 학술이사, 손종희(춘천성심병원)홍보이사, 주민경(세브란스병원)회장, 정필욱(강북삼성병원) 부회장, 문희수(강북삼성병원)부회장.
(뒷줄 왼쪽부터)이원우(용인세브란스병원)학술간사, 조수현(의정부을지대병원)총무이사, 이혜정(중앙대광병원)홍보간사.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유전학, 병태생리, 치료의 발전에 대한 업데이트
▲편두통과 군발두통의 유전학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김준호 연구강사는 편두통과 군발두통의 유전학에 대하여 강의를 진행했다.
편두통은 가족성편마비편두통부터 일반적인 편두통까지 전반적으로 유전적 경향성이 높은 질환이다.
가족성편마비편두통에서는 CACNA1A, ATP1A2, SCN1A 등의 단일 유전자 변이로 인해 발병하며, 이러한 변이는 뇌전증이나 운동질환과도 관련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의 상호작용으로 발생하는 일반적인 편두통은 전게놈관련분석을 통해 최근에서야 관련 유전자들을 발굴하고 있다.
김준호 연구강사는 “이러한 편두통에서의 유전자 분석은 추후 환자의 정확한 진단 및 예후 예측, 그리고 개개인에게 적합한 약물 투약을 하는 정밀의료을 실현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편두통에서 글림파틱스의 역할
해운대백병원 신경과 박강민 교수는 편두통에서 글림파틱스의 역할에 대해 소개했다.
인간 뇌에서 노폐물을 배출하는 글림파틱 시스템은 수면 중에 활성화되며, 이는 인지 기능 및 여러 질환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편두통에 대해서도 연구가 진행 중이며, 편두통의 주요 병태생리 중 하나인 피질 확산 억제가 일시적으로 글림파틱 시스템을 저하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강민 교수는 “특히 만성 편두통 환자는 글림파틱 시스템 기능이 저하되어 있어 앞으로 중요한 연구와 치료 타깃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소아편두통에서 약물 및 비약물치료
분당제생병원 소아청소년과 변성환 교수는 소아편두통에서 약물 및 비약물치료에 대하여 강의를 진행했다.
소아의 두통은 편두통보다 이차 두통이 더 많기 때문에 뇌 영상 검사가 중요하다.
소아의 경우 체중이 30kg 이상이면 성인 용량을 사용할 수 있다. 서방정은 12세 이상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저용량으로 천천히 시작하며, 단일 약물 치료를 우선한다.
변성환 교수는 “현재 편두통 치료에는 이부프로펜이 일차 선택 약제이다. 15세 이상에서 유일하게 허가된 트립탄은 알모트립탄이다. 청소년의 복약 지도가 중요하며, 하루 2알, 1주 3회 초과 복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라며, “예방 치료로는 인지행동치료가 우선이며 아미트립틸린의 병용이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라고 말했다.
▲편두통과 군발두통에서 신경조절치료
중앙대학교 광명병원 신경과 이혜정 교수는 편두통과 군발두통에서 신경조절치료에 대해 소개했다.
신경조절치료는 두통 약물을 사용할 수 없는 노인이나 청소년, 임산부 또는 두통 약물에 효과가 없는 환자들에게 시도할 수 있는 비약물적 치료 방법이다.
편두통에 대해 미국 FDA가 승인한 치료로는 외부 삼차신경 자극술, 비침습적 미주신경 자극술, 경두개 자기자극술, 원격 전기신경 조절술 등이 있다.
이혜정 교수는 “아직 국내에서는 접근하기 어려운 기기도 많지만, 경피신경 자극을 통한 삼차신경 자극 기기는 국내에 출시되어 사용해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연령에 따른 편두통의 진화와 접근, 치료
▲아동기 편두통 선행증과 편두통
양산부산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윤진 교수는 아동기 편두통 선행증과 편두통에 대하여 강의를 진행했다.
편두통의 전구증상 일 수 있는 영아 및 아동의 편두통과 연관될 수 있는 삽화 증상으로 주기구토 증후군, 복부 편두통, 양성 돌발 현훈, 양성 돌발 사경 등이 있다.
이러한 증상에 대해 한 번 정도는 이차성 원인 감별을 위한 뇌 영상 검사가 필요하다.
치료가 꼭 필요하지는 않고, 질병의 경과를 이해해 보호자나 환자가 안심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이윤진 교수는 “영아 산통의 경우에도 어머니가 편두통이 있는 경우가 많고, 편두통 위험도가 높아진다.”라고 밝혔다.
▲청소년 편두통
국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권혜은 교수는 청소년 시기의 편두통에 대하여 소개했다.
청소년 편두통은 양측성으로 나타나며, 성인보다 짧은 2시간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기준으로 한다.
감별해야 할 질환으로는 뇌전증, 기립성 두통, 정신병의 신체화 증상으로 인한 두통 및 어지러움이 있다.
특히 시각 전조 편두통은 후두엽 뇌전증과의 감별이 중요하다.
청소년에서 자세를 변경할 때 어지럽거나 두통이 발생하는 기립성 불내성(기립성 저혈압, 자세성 기립 빈맥 증후군)이 흔하다.
권혜은 교수는 “이로 인해 기립성 두통이 발생하고, 이는 편두통과 동반될 수 있다. 소아청소년은 심리적인 불편감을 잘 알아차리지 못하는데, 이는 동양에서 더 두드러진다.”라고 말했다.
▲폐경기와 폐경전후기의 편두통
경상대학교병원 신경과 김수경 교수는 폐경기와 폐경전후기의 편두통에 대하여 강의를 진행했다.
중년여성에서 편두통의 유병률이 가장 높다.
갱년기에 여러 증상이 생긴다. 요통이 가장 흔하고 이후 어깨통증 두통 등이 흔하다.
폐경 주변기인 40대 초반부터 폐경까지는 편두통 유병률이 가장 높은 시기이지만, 자연 폐경을 겪은 여성의 60~70%는 기존 편두통이 호전된다.
에스트로겐 수준의 감소는 폐경기 편두통 악화와 연관이 있으며, 폐경 후 호르몬 대체 요법은 편두통 호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김수경 교수는 “경구 피임제를 이용한 호르몬 치료는 편두통을 호전시키기보다는 오히려 유발하고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패치나 젤 형태의 호르몬 치료는 편두통 감소 효과가 일부 확인됐다.”라고 설명했다.
▲노년기 편두통 주요 특징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부속 서울병원 신경과 송태진 교수는 노년기의 편두통에 대하여 강의를 진행했다.
노인에서는 △일차 두통이 줄어들지만 여전히 발생하며, 양상이 변한다는 점, △편측성보다 양측성이 많아진다는 점, △지속시간이 짧아진다는 점, △오심, 구토 등의 동반 증상은 적어지지만 입마름, 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 △전조가 있던 사람은 전조만 남거나 머리만 아프게 변화하는 경우 등도 있다.
송태진 교수는 “50세 이상에서 첫 두통이 생기는 경우는 드물고 이차 두통이 많기 때문에 반드시 뇌 영상 검사가 필요하다.”라며, 고령층에서 발생한 여러 이차 두통에 대한 증례를 공유했다.
송 교수는 “다양한 약물이 두통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확인도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CGRP 표적 치료
▲게판트 치료의 학술연구와 실 사용…두통 치료 선택지 확대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신경과 조수현 교수는 게판트 치료의 학술연구와 실 사용에 대하여 강의를 진행해 관심을 모았다.
게판트 치료는 총 4개의 항CGRP수용체길항제가 편두통 치료제로 FDA승인을 받았으며,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통해 급성기 치료 및 예방치료의 효과 및 안전성이 입증됐다.
최근 1년 이상 장기추적관찰 연구들이 발표되면서 게판트의 안전성 및 내약성이 유지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조수현 교수는 “게판트가 출시되고,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여러 실사용연구(real world study)에서 다른 항CGRP항체, 보톡스, 다른 게판트와의 혼합치료에 대한 효과 및 안전성을 보고하면서 두통 치료에 선택지를 넓혀주었다.”라고 설명했다.
▲CGRP 표적 치료…좋은 반응 예상되는 인자 vs. 효과 떨어질 수 있는 인자
현재 CGRP 표적 치료는 유럽 및 미국 두통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편두통 예방치료의 일차 치료 약제로 추천되고 있다. 이 CGRP 표적 치료는 아직 고가의 치료로, 치료 반응이 좋을 환자를 예측하면 더 적절한 치료를 할 수 있다.
이에 강북삼성병원 신경과 문희수 교수는 CGRP 표적 치료의 반응 예측에 대해서도 강의를 진행했다.
CGRP 표적 치료에 좋은 반응이 예상되는 인자는 △편두통 증상이 뚜렷한 경우, △체질량 지수가 작은 경우, △트립탄이나 예방치료 약물 효과가 좋은 경우, △약물 과용 두통 및 무해 자극 통증이 있는 경우 등이다.
반면, △매일 두통이 있거나 편두통 동반 증상이 별로 없는 경우, △약물 치료에 반응이 좋지 않은 경우, △우울증이 동반된 경우 등에는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CGRP 표적치료의 부작용과 관리
의정부성모병원 박정욱 교수는 CGRP 표적치료의 부작용과 관리에 대하여 강의를 진행했다.
게판트(gepant)의 경우, 대부분 경미한 부작용으로 오심, 졸림, 입마름, 어지러움, 비인두 불편함 등이 발생할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경미하다.
요로 감염과 상기도 감염에 대한 보고도 진행했다.
주사형 CGRP 항체인 mab 계열은 주사 부위의 통증, 발적, 가려움이 주된 부작용으로 보고됐으며, 변비나 탈모 등의 부작용도 있었지만 대부분 경미했다.
또한, 레이노 증상이 있는 환자에서의 사용은 주의가 필요하다.
◆워크숍 진행
학술대회 후에는 약 30명이 참여한 가운데 치료에 유용한 술기들을 배울 수 있는 워크숍도 진행됐다.
이 워크숍에서는 성빈센트병원 배대웅 교수와 용인세브란스병원 이원우 교수가 두통 질환에서 신경차단술과 만성 편두통에서 보툴리눔 독소 치료에 대해 강의했다.
주민경 회장은 “이번 학술대회는 두통의 병태생리와 인간의 성장에 따른 두통의 변화를 살펴보고, 최신 CGRP 표적 치료에 대한 최신지견을 공유하는 뜻깊은 자리였다.”라며, “앞으로도 회원들의 학술적인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대한두통학회는 편두통 질환인식캠페인을 추진이며, 군발두통 진료 지침 가이드라인 작업도 진행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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