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의협)가 지난 29일~30일 전국에서 ‘대한민국 정부 한국의료 사망선고의 날’ 촛불집회를 열고 6월부터 큰 싸움도 예고했다.
◆“한국 의료의 사망 선고, 새로운 한국 의료의 재기를 알리는 시발점으로 삼겠다”
의협은 지난 30일 오후 9시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근조 리본과 촛불은 물론 ‘국민건강 사망, 의학교육 사망’, ‘무너진 의료정책 국민도 의사도 희망 없다’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집회를 진행했다.
의협 임현택 회장은 “지금 이 사태의 본질은 정부가 일으킨 의료농단, 돌팔이를 만들겠다는 교육농단, 암 환자 고려장, 어르신들이 돈 많이 드는 진료는 못 받게 해 일찍 죽게 하겠다는 의료 고려장이다.”라고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의협 대의원회 김교웅 의장의 ‘애도사’를 대독한 한미애 부의장은 “2024년 5월 30일 밤 9시 서울 한복판 대한문에서 감히 한국 의료가 죽었다는 선고를 내린다.”라며,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신입생 정원 증원 발표는 의료의 질 유지와 발전으로 향하는 다리를 끊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밤 한국 의료의 사망 선고에 삼가 애도를 표하고 새로운 한국 의료의 재기를 알리는 시발점으로 삼겠다. 정부의 공식적인 대화를 다시 한번 정식으로 요청한다. 의대 정원 증원이라는 정책을 정해놓고 ‘들어와 이야기하자’는 형식적인 언론 플레이가 아니라 필수의료 개선을 위한 실질적 출발점을 만들 수 있는 항구적이고 지속적인 대화 협의체 구성을 강력히 요청한다.”라고 덧붙였다.
◆부산, 광주, 대구 등 전국서 동시다발 집회
서울은 물론 부산, 광주, 대구 등 전국에서 동시다발 집회를 진행했다.
대구 중구 중앙로 대구백화점 앞에는 경찰 추산 약 400명(주최 측 추산 약 1,500명)이 모여 집회를 통해 사태 장기화를 비판하며, “전공의들을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광주시의사회와 전남도의사회도 광주 동구 금남로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집회에서 “현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와 의료정책 개악은 대한민국 의료체계를 붕괴시킬 것이다. 참담한 심정으로 촛불을 든다.”라고 밝혔다.
부산·울산·경남 의사협회 소속 회원 약 2,000명은 부산 해운대구 구남로 광장에서 “의대생을 보살피고, 전공의를 지켜내자”, “합의없는 정원확대 필수의료 무너진다” “현정부의 의료농단 대한민국 무너진다” 등의 구호를 외치고 LED 촛불을 들었다.
(사진 : '대한민국 정부 한국의료 사망선고' 촛불집회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대전, 서울, 부산, 광주 : 연합뉴스)
대전 보라매공원에서도 대전, 충남·북, 세종시 의사회가 주최한 촛불집회에서 정부의 바람대로 의대정원을 늘려도 지역·필수의료 낙수효과를 얻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강원특별자치도의사회는 지난 29일 강원도청 광장에서 ‘대한민국 의료 사망선고 애도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김택우 강원특별자치도의사회장은 “전공의들은 고된 수련과 높은 위험에도 기피 과에 투신했지만, 정부의 비현실적인 정책 때문에 꿈을 포기하기 시작했다. 전공의들이 사명감을 가지지 않아서가 아니라, 정부가 필수의료를 낙수과로 만들고 개인의 자유마저 박탈하려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돌아오라는 말만 고장난 라디오처럼 반복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자유발언에 나선 의대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정부의 비합리적이고 논리적이지 않은 대응을 알고 있지만, 부모로서 이 상황이 해결되지 않는 것이 매우 답답하다. 시간이 길어지면 안 된다. 빠르게 해결해 주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6월부터 본격적 싸움 시작 예고
임현택 회장은 폐회사를 통해 “정부는 의료현장을 살리는 의료개혁에 거액을 쓰겠다는 새빨간 거짓말을 국민들한테 하고는 정작 의료현장을 살리는 수가 정상화는 할 생각이 없다. 수가 협상에 복지부 차관 박민수는 국물도 기대하지 말라고 얘기하고 있다. 한마디로 이 정부는 아이들 목숨, 임산부 목숨, 암 환자 목숨, 어르신들 목숨에 전혀 관심 없다는 얘깁니다.”라며, “수가 협상의 결과물이 이 정부가 국민들의 목숨을 하찮게 여기는지 거짓말의 지표가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는 사직한 전공의들을 범죄자 취급했고, 법무부랑 협의해서 의사들을 가둘 교도소 공간도 점검한 걸로 안다. 제가 환자 살리는 제도를 만들어 주겠다고 했더니, 14만 의사의 대표인 저부터 없는 죄를 뒤집어 씌워 감옥에 가두겠다고 한다. 그러더니 전공의들을 소환하고 의대생들도 소환하고 있다. 검경이 없는 죄도 만들어서 의사들의 입을 틀어막고, 감옥에 보내고, 의료 농단, 교육 농단, 암 환자 고려장, 어르신 의료고려장의 의료제도 개편을 개혁이란 거짓말로 포장해서 일사천리로 통과시켜서 이 나라 의료제도를 결단내려고 하고 있다.”라며, “환자를 살리는 게 죄라면 제가 가장 먼저 감옥에 가겠다. 6월부터 본격적으로 의료 농단, 교육 농단, 암 환자 고려장, 어르신 의료 고려장 막는 의료 농단에 대한 큰 싸움을 시작한다. 교수님들께서도 기꺼이 동의해 주셨다. 제가 가장 선봉에 서겠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의협에 따르면 이번 집회에 서울, 경기, 인천의 경우 의사 및 의대생, 일반시민 등 약 5,000명이 참가했고, 전국 7개 권역에서 약 1만명 이상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