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 물론 서울지역 대학병원들도 도산 위기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병원에 물품을 납품하는 업체의 도산과 간호사 등 보건의료직의 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 : 외래 진료 기다리는 환자, 청주=연합뉴스 이성민 기자)
◆지방대병원들 만성적자 속 의정갈등…“뚜렷한 해법없어”
그동안 지방사립대병원은 심각한 인구 감소는 물론 인건비 비중은 높아지고, 환자들이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몰리면서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려왔다.
이런 가운데 의정갈등으로 인해 적자폭이 더욱 확대되면서 직원들의 급여마저 걱정해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실제 순천향대천안병원은 지난 4월 비상경영에 돌입했고, 충북대병원 등도 경영안정화를 위한 노력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기존 적자에 이번 상황까지 겹치면서 도산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들이 거론되는 병원들도 있다는 점이다.
한 지방사립대병원 보직교수는 “지금 당장은 병상 가동률을 축소하고, 무급휴가 등으로 버티고 있지만 당장 이번달 직원들 급여 지급도 불투명한 상황이다.”라며, “뚜렷한 해법이 없다는 점이 더 큰 문제이다.”라고 밝혔다.
한 대학병원 병원장은 “병원이 도산하면 관련 업체 및 근무하던 직원 등 연쇄적인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이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고 있지만 뚜렷한 방법이 없다.”라며, “정부의 재정적·행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서울지역 상급종합병원들도 경영난 심각
서울지역 상급종합병원들도 경영난이 심각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실제 경희의료원은 경영난으로 인해 6월부터 급여 지급을 중단하거나 희망퇴직을 받는 방안도 검토 중인 상황이다.
경희의료원은 이미 지난 3월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한 후 무급휴가 시행, 보직 수당 및 교원 성과급 반납, 운영비 삭감, 자본투자 축소 등 비용 절감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매일 억 단위 이상의 적자누적으로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 도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도 의사를 제외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무급휴가 신청을 받는 등 비상경영체제를 가동 중이다.
특히 서울아산병원은 무급휴가는 물론 희망퇴직 신청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외의 주요 상급종합병원들도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복지부, 병원들에 “교수 사직으로 환자 피해없게 대책 마련” 공문
이런 가운데 대한병원협회는 최근 보건복지부 요청에 따라 전국의 병원장들에게 주치의(의대 교수)의 사직·휴직 등으로 인한 진료 변경 시 적절하게 조치해달라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발송했다.
이번 요청 근거는 보건의료기본법과 의료법의 관련 규정이다.
보건의료기본법 제5조와 제6조, 의료법 제4조 등에서 의사는 환자에게 최선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의무가 있으며, 환자는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받을 권리를 가진다.
복지부는 병협을 통해 의대 교수가 사직·휴직하는 경우, 진료 중이거나 진료가 예약된 환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병원 차원의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즉 의료기관 또는 주치의가 진료 변경 사항과 사유를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진료계획 또는 주치의를 변경하거나 타 의료기관을 안내해야 한다는 것이다.
복지부는 이 공문에서 환자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진료계획의 변경이 없는 갑작스러운 진료 중단 또는 진료 예약 취소는 정당한 사유 없는 진료 거부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유의해달라고도 덧붙였다.
◆대형병원앞 약국들도 위기
상급종합병원들의 경영 악화로 인한 문제는 각 상급종합병원 앞 약국에게도 영향을 심각하게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문전약국’둘은 의정갈등 이전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한 상급종합병원 앞 약국 직원은 “최근에는 오후에 문을 아예 닫는 약국들도 많다.”라며, “기존대비 매출이 절반정도 줄어들 정도로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라고 밝혔다.
약국들은 장기간 복용할 약을 한 번에 처방해주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재고관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이런 문제들로 인해 문전약국들도 몸집줄이기에 나서거나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분위기다.
서울지역 한 대학병원장은 “환자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해야 것에는 동의한다. 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너무나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강조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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