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진단이 중요한 뇌종양은 외과적 수술치료가 쉽지 않은 부위에 발생하기 때문에 방사성의약품을 이용한 진단 및 치료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뇌종양을 정밀하게 진단할 수 있는 방사성의약품을 개발했다.
한국원자력의학원(원장 이진경) 박지애·강충모·이용진 박사 연구팀은 방사성동위원소 구리-64(Cu-64)를 표지한 포피린(식물 엽록소나 동물의 혈액에서 발견되는 복잡한 구조를 가진 화합물이며, 혈액 속의 적혈구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의 핵심 거대 고리 구조임. 암세포에 빛을 쪼였을 때 산소와 반응해 암 세포를 죽일 수 있음. 최근 포피린을 이용한 방사성동위원소 암 진단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음) 유도체를 뇌종양에 결합시켜 방사선을 방출하는 원리로 뇌종양의 크기와 위치 등을 정밀하게 진단하는데 성공했다.
방사성동위원소 구리-64(Cu-64)를 이용한 방사성의약품을 정맥 주사하여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을 하면 암세포에 방사성의약품이 모여 암의 크기와 위치가 영상화되어 나타나는데, 체내에 주입된 방사성의약품이 암세포에 도달하기 전, 간 조직에서 먼저 분해되는 경우가 많아 정확하고 안전한 암 진단에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축적되는 포피린에 특정 화합물(N,N-디메틸-4-p-페닐렌디아민, N,N-dimethyl-4-p-phenylenediamin: 알츠하이머병의 치료 후보물질로 발표된 바 있으며, 포피린에 결합하여 다양한 종양세포에 높은 결합력을 갖는다고 보고된 바 있음)을 붙인 포피린 유도체를 개발해 뇌종양을 잘 찾아가 붙도록 결합력을 높이고, 이 포피린 유도체에 방사성동위원소 구리-64(Cu-64)를 표지해 암을 보다 정밀하게 진단할 수 있는 방사성의약품 제조에 성공했다.
연구팀이 뇌 또는 허벅지에 뇌종양 세포를 이식한 동물 모델을 대상으로 일반 포피린과 포피린 유도체에 각각 구리를 표지하여 종양 결합력을 비교한 결과, 주사 후 18시간째에 일반 포피린에 비해 포피린 유도체가 종양 결합력이 약 1.4배 높은 것을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영상으로 확인했다.
또한 구리를 표지한 포피린 유도체의 정상 뇌와 뇌종양의 결합력을 비교한 결과, 주사 후 18시간째에 뇌종양의 결합력이 정상 뇌에 비해 32배 높아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영상으로 암의 크기와 위치를 정밀하게 진단할 수 있었다.
구리-64(Cu-64)는 대표적인 금속성 방사성동위원소로 금속성 물질의 결합력을 이용해 표지가 수월한 장점이 있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은 그동안 구리-64(Cu-64)를 이용하여 진단과 치료가 동시에 가능한 방사성의약품 개발(2014년)에 성공한 바 있고, 암세포 결합력을 높인 진단용 방사성의약품 개발(2016년), 자궁경부암 지능형 방사성의약품 개발(2018년) 및 난치성 유방암 진단용 의약품 개발(2021년) 등 암 진단과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연구팀은 “뇌종양의 치료를 위해 치료용 방사성구리(Cu-67)가 표지된 포피린 유도체를 주사하여 치료 후 진단용 방사성구리(Cu-64)가 표지된 포피린 유도체를 주사하여 치료효과를 평가할 수 있는 진단 및 치료용 테라노스틱 방사성의약품으로 활용이 가능하다.”라며, “이번 포피린 유도체의 뇌종양 결합 기전 연구결과를 토대로 다양한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하여 더욱 실용적인 암 진단 및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의 개발 및 임상적용 등 실용화 연구를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사진 좌측부터 : 강충모, 임창근, 안재훈, 박지애, 이용진)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에서 지원하는 ‘치매극복연구개발’ 사업과 한국연구재단의 ‘개인기초연구’ 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지원하는 ‘고령사회 대응 첨단 방사성의약품 기반 기술 개발’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분자 제약학 학술지 ‘Molecular Pharmaceutics’ 2023년 10월 18일자 온라인판에 ‘Porphyrin-Based Brain Tumor-Targeting Agents: [64Cu]Cu-porphyrin and [64Cu]Cu-TDAP’라는 내용으로 게재됐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medicalworldnews.co.kr/news/view.php?idx=15109579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