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 수술 후 발생하는 합병증인 ‘지연 출혈’을 예방할 수 있는 수술 방법이 발표됐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간담췌외과 윤영철(교신저자)·김지수(제1저자)·이태윤 교수팀은 췌십이지장절제술 후 간동맥에 ‘PGA 시트(Polyglycolic Acid Sheet)’를 덮고, ‘지혈제(fibrin sealant, 피브린 실란트)’를 도포해 보강하는 방법을 고안했다(동맥 보강법).
PGA 시트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체내에 완전히 흡수될 뿐 아니라 원하는 만큼 잘라 쓸 수 있어 기존 폐절제술, 장절제술 등 다양한 수술에서 절제 부위의 누출을 막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지혈제는 수술 중 출혈 부위에 지혈, 조직접합 등의 목적으로 활용된다.
교수팀은 인천성모병원에서 2011년 3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췌십이지장절제술을 진행한 환자 345명을 분석했다.
이 중 225명의 환자는 췌십이지장절제술만 시행했고(비 동맥 보강군), 120명의 환자는 동맥 보강법을 시행한 췌십이지장절제술을 시행했다(동맥 보강군).
연구 결과 췌장루 발생률에는 차이가 없었으나 동맥 보강군에서 췌장루 발생 시 지연 출혈을 예방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확인했다. 지연 출혈은 췌장루 발생 환자 중 비 동맥 보강군에서 14명(23.3%) 발생한 반면, 동맥 보강군은 1명(3.3%)에 불과했다.
인성모병원 간담췌외과 김지수 교수는 “췌십이지장절제술 이후 발생하는 췌장루는 간담체외과의사에게는 영원히 해결해야 할 숙제와 같은 합병증으로 특히 췌장루로 인해 발생하는 지연 출혈은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치명적인 합병증이다”며, “이번 연구는 치사율이 높은 지연 출혈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발표함으로써 췌십이지장절제술의 합병증을 최소화하고 안전한 방법을 제시했다는 데 그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일본 간담췌외과학회지(J Hepatobiliary Pancreat Sci)에 ‘췌십이지장절제술 후 동맥 보강: 췌장루로 인한 지연 출혈을 예방하는 방법(Arterial reinforcement following pancreatoduodenectomy: The solution to prevent delayed hemorrhage caused by postoperative pancreatic fistula)’이라는 주제로 게재됐다.
한편 췌십이지장절제술은 주로 췌장암, 담도암, 십이지장암 등을 치료하기 위한 수술로 췌장, 십이지장, 담도 일부를 절제하는 복잡한 수술이다. 복잡한 수술인 만큼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췌장과 소장을 연결한 부위에서 췌장액이 새어 나오는 췌장루와 같은 합병증이 가장 문제다. 췌장액은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아주 강한 소화액으로 수술 후 사람의 조직을 소화시키듯 녹이면서 주변 조직이나 혈관을 손상시키고, 심한 경우 출혈을 일으켜 사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 출혈은 제 때에 조치하지 않으면 사망으로 이어지는 췌장 수술의 가장 심각한 합병증으로 사망률이 10.5~38.0%로 보고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러한 원인이 되는 췌장루를 100% 방지할 수 있는 수술 방법은 없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medicalworldnews.co.kr/news/view.php?idx=1510954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