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장관 권덕철)가 지난 3월 31일 2022년 제7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 위원장 : 류근혁 제2차관)를 개최해 ▲NK 세포 활성도 검사-[정밀면역검사], ▲폴리믹신 B 고정화 섬유를 이용한 혈액관류요법, ▲비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 ▲경피적 대동맥판삽입 등 선별급여 4항목의 적합성 평가에 따른 요양급여 변경안을 논의, 결정했다.
◆NK 세포 활성도 검사-[정밀면역검사]…선별급여 유지
NK 세포 활성도 검사-[정밀면역검사]는 혈액에 존재하는 NK 세포[Natural Killer cell : 선천적인 면역을 담당하는 혈액 내 백혈구의 일종으로 암세포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직접 공격하여 사멸(인터페론 감마 등의 사이토카인을 분비하여 염증 및 면역반응 조절)]를 체외에서 활성화시킨 후 분비되는 인터페론 감마(IFN-r)의 양을 측정함으로써 환자 상태 확인 및 치료경과 모니터링에 활용하는 검사이다.
현재 선별급여 본인부담률 80%를 적용하고 있다(본인부담 4.5~5만 원).
▲4개 암 “권고하지 않음” 평가
적합성 평가 과정에서 이 검사의 유효성이 불분명하다고 판단해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하 NECA)에 심층적인 검토를 의뢰했다.
NECA는 신의료기술평가 시 검토 대상이었던 위암, 유방암, 전립선암, 췌장암 등 4개 암 환자에서 동 검사의 안전성·유효성에 대한 의료기술재평가를 실시했다.
체계적 문헌고찰을 수행한 결과 축적된 문헌적 근거가 부족해 안전성·유효성을 확인할 수 없는 기술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상기 4개 암 환자의 상태 확인 및 치료경과 모니터링 목적으로 동 검사를 “권고하지 않음”으로 평가했다.
▲본인부담률 90%로 상향 등
건정심에서는 유효성이 불확실한 의료행위에 대해 비급여 전환이 타당하지만 비급여 현황 파악의 어려움 및 오남용 우려 등을 이유로 급여권 내에서 관리하는 것이 사회적 편익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NK 세포 활성도 검사-[정밀면역검사]는 선별급여를 유지하되 본인부담률을 80% → 90%로 상향하고, 불필요한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급여기준을 설정하기로 했다.
◆폴리믹신 B 고정화 섬유를 이용한 혈액관류요법…비급여 전환
폴리믹신 B 고정화 섬유를 이용한 혈액관류요법은 그람음성균에 의한 패혈증 또는 패혈증성 쇼크 환자를 대상으로 항균물질인 폴리믹신 B를 함유한 카트리지를 통해 혈액관류를 시행하여 혈액 내 내독소(endotoxin : 그람음성균 세포 외막의 구성 성분으로, 세포가 파괴되면 혈액 내로 유입되어 면역반응을 과도하게 활성화하고 혈압 저하, 장기 손상 등 유발)를 감소시키는 행위이다. 현재 선별급여 본인부담률 90%를 적용하고 있다.
▲“권고하지 않음” 평가
선별급여 등재 당시에도 유효성에 대한 임상적 근거가 부족했던 항목으로 향후 적합성 평가를 대비해 NECA에 심층적인 검토를 의뢰했다.
이에 NECA는 동 행위의 안전성·유효성에 대한 의료기술재평가를 실시했다.
체계적 문헌고찰을 수행한 결과 사망률의 차이를 보이지 않아 유효하지 않은 기술로 판단했다.
패혈증 혹은 패혈증 쇼크 환자에서 폴리믹신 B 고정화 섬유를 이용한 혈액관류요법을 “권고하지 않음”으로 평가했다.
관련하여 한국보건의료원(NECA) 누리집에서 의료기술재평가 보고서 확인이 가능하다.
▲사용량 급증, 오남용 가능성 낮아
건정심에서는 동 행위가 유효하지 않은 기술로 평가됐다. 국제적인 임상진료지침(Surviving Sepsis Campaign Guideline)에서도 권고하지 않음을 고려해 비급여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행위는 고가(1회차 450만원, 2회차부터 390만원)이고, 중환자실 등 제한적 상황에서 사용돼 비급여 전환 시 사용량 급증 또는 오남용 가능성이 낮은 점이 고려됐다.
◆비봉합(Sutureless) 대동맥판막치환술…임상적 필요성 높은 사례 중심 급여 적용
비봉합(Sutureless) 대동맥판막치환술은 증상이 있는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또는 대동맥판막폐쇄부전증 환자에서 수술적 방법으로 대동맥판막을 교체하되 인공판막을 봉합하지 않거나 최소한의 봉합(3회)으로 고정하는 행위이다. 현재 선별급여 본인부담률 50%를 적용하고 있다.
▲치료효과성 입증 VS. 비용효과성 입증 근거 부족
적합성 평가 결과 전통적 대동맥판막치환술과 비교해 수술 시간(대동맥 교차클램프 및 인공심폐기 가동시간)을 단축시켜 합병증 발생을 줄이는 등 치료효과성을 입증했다.
특히 재수술이나 복합수술(다른 심장수술 병행), 기저질환자 등 수술 위험도가 증가한 경우에 유용한 수술법으로 평가했다.
다만 전통적 대동맥판막치환술보다 인공판막 가격이 비싸고(286만 원 vs 1,100만 원), 수술 시간 단축에 따른 합병증 감소, 재원일수 감소 등에 대한 비용효과성을 입증하는 근거가 아직 부족했다.
▲급여기준 부합 환자…경제적 부담 완화
이에 건정심에서는 임상적 필요성이 특히 높은 사례를 중심으로 급여 적용하고(급여기준 설정), 나머지는 선별급여 본인부담률 50%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급여기준에 부합한 환자는 중증질환자 산정특례 적용을 받아 5%만 본인이 부담하므로 현행 대비 1/10 수준(상급종합병원 기준 76만 원)으로 경제적 부담이 줄어든다.
◆경피적 대동맥판삽입(Transcatheter Aortic Valve Implantation, TAVI)…선별급여 적용
경피적 대동맥판삽입(Transcatheter Aortic Valve Implantation, TAVI)은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에서 대동맥판막을 교체하는 개흉 수술 대신 적절한 접근경로(주로 허벅지 혈관)를 통해 병든 판막을 제거하지 않고 인공판막을 삽입하는 시술이다.
현재 수술 불가능군과 고위험군 중심으로 선별급여 본인부담률 80%를 적용하고 있다.
(표)유사 행위 간 현재 비용 비교
▲급여 전환 필요 판단
적합성 평가 결과 수술 불가능군과 고위험군(STS점수>8%)은 주요국 진료지침에서 높은 수준으로 권고하고 있다.
비교 행위보다 동등 이상의 치료효과성(사망률, 합병증 등)을 입증했고, 수술로 대체 가능하다고 보기 어려워 급여 전환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또 수술 위험도가 높지 않더라도 고령 환자는 여명 등을 고려해 TAVI 시술을 권고하는 추세이므로(미국 80세 이상, 유럽 75세 이상), 우리나라 기대수명이 83.5세임을 감안해 80세 이상의 환자도 수술 위험도와 관계없이 급여를 적용하기로 했다.
STS점수(Society of Thoracic Surgeons-predicted risk of mortality)는 미국흉부외과학회에서 만든 심장수술 환자의 위험도 평가 척도로 수술 30일 내 사망률을 점수화한 것이다.
▲본인부담률…수술 중위험군 50%, 저위험군 80% 적용
수술 중위험군(4%≤STS점수≤8%)과 수술 저위험군(STS점수<4%)에서도 TAVI 시술이 수술과 비교해 동등 이상의 치료효과성을 보인다는 문헌이 축적되고 있다. </p>
하지만 아직 추적관찰 기간이 짧고 비용효과성이 불분명한 것으로 평가돼 선별급여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 중 수술 저위험군은 일반적으로 수술로 충분히 대체 가능하며, 기대여명을 고려할 때 TAVI 시술의 장기간 성적이 입증될 때까지 수술을 권고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수술 중위험군은 본인부담률 50%, 수술 저위험군은 본인부담률 80%를 적용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임상근거가 계속 축적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관련 연구가 진행 중임을 고려해 국내 연구가 끝나는 시점에 급여 대상 여부, 선별급여 본인부담률, 급여기준 등의 조정 여부를 추가 검토하기로 했다.
▲인공판막 가격 7% 인하
건강보험 적용 확대에 맞춰 시술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인공판막 가격을 7% 인하(3,258만 원 → 3,030만 원)하기로 관련 업체와 협의했다.
추후 시술건수 증가 추이에 따라 추가적인 가격 조정 여부도 협의한다는 계획이다.
▲시술 비용 대폭 감소
선별급여의 급여 전환과 치료재료 가격 인하를 통해 시술 비용이 대폭 줄어들게 된다. 특히 급여기준에 부합한 환자는 중증질환자 산정특례 적용을 받아 5%만 부담하게 된다(약 150만 원).
◆요양급여 변경내용…5월 1일부터 시행 예정
위 4항목의 요양급여 변경내용은 관련 고시 개정 등을 거쳐 2022년 5월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치료효과성이나 비용효과성 등이 불확실한 경우에 선별급여로 등재된다는 취지를 고려할 때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재평가 제도는 건강보험의 보장성과 지속가능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선별급여란?
한편 선별급여는 치료효과성 또는 비용효과성 등이 불확실한 경우 본인부담률을 높여 예비적으로 급여화하는 제도로서, 주기적으로 요양급여의 적합성을 평가하여 요양급여 여부 등을 다시 결정하고 있다.
선별급여 적합성 평가 절차는 일차적으로 적합성평가위원회를 통해 치료효과성, 비용효과성, 대체가능성, 사회적 요구도 등을 선별급여 등재 시 또는 이전 적합성 평가 시와 비교하여 평가한다.
이 과정에서 요양급여 대상 여부, 선별급여 본인부담률, 의료행위 상대가치점수, 치료재료 상한금액 등의 변경사항이 발생하면 전문평가위원회 평가를 거쳐 건정심에서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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