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릴 때 살은 다 키로 간다”는 말을 한번쯤은 들어봤고, 들어보지 않았어도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부분이 있기도 하다. 이로 인해 뚱뚱한 아이를 둔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또래보다 발육 상태가 좋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정말 어릴 때 살은 다 키로 갈까? 아쉽게도 어릴 때 살은 절대 키로 가지 않는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신희 교수는 “이는 성조숙증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성호르몬이 조기에 분비돼 신체적으로 빠른 성장이 일어났을 뿐, 성인이 됐을 때의 최종 키는 작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영유아 비만은 소아 비만으로 이어지고 결국 성인이 돼서도 비만일 가능성이 높다. 비만은 고혈압, 고지혈증, 동맥경화, 당뇨병 등 각종 성인병의 주요 원인이다.
따라서 우리 아이의 키가 더 잘 자라도록 하기 위해서는 식사, 수면, 운동의 3박자가 고루 잘 갖춰져야 한다. 하루 세끼 식사를 거르지 않도록 하고, 특히 아침 식사는 반드시 챙겨 먹는 게 좋다. 아침 식사는 성장뿐 아니라 뇌로 가는 혈류를 충분하게 해 학습 효과의 증대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성장에 도움이 되는 단백질, 칼슘, 아연, 마그네슘 등 영양소가 풍부한 식품을 많이 섭취한다.
수면 역시 성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성장 호르몬 분비가 활발한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는 반드시 숙면할 수 있도록 한다. 많은 양의 잠을 자는 것보다는 적당한 시간에 충분히 숙면할 수 있도록 해야 성장에 도움이 된다.
성장판을 자극하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도 중요하다. 줄넘기, 스트레칭, 수영, 농구, 탁구, 자전거 타기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 아이가 성장 부진을 겪고 있는 건 아닌지 수시로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몸무게 2.5㎏ 이하의 저체중아로 태어난 경우 ▲엄마, 아빠 키에 비해 확연히 작게 자라는 경우 ▲또래 아이들과 비교해 머리 하나가 차이 날 정도로 작은 경우(10㎝ 이상 작은 경우) ▲심하게 앓고 나서 성장속도가 뚝 떨어진 경우 ▲1년에 4㎝ 이하로 키가 크는 경우(만 2세부터 사춘기 시작 전까지) 중 다수에 해당된다면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
한편 2017년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비만 소아·청소년(5~19세) 수는 40년 전보다 10배 증가했다. 비만율도 1975년 1% 미만에서 2016년 6~8% 수준으로 높아졌다.
우리나라도 비슷한 상황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성조숙증으로 진단 받은 소아?청소년은 2014년 7만 2,000명에서 2018년 10만 3,000명으로 5년간 43% 증가했다.
[메디컬월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