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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제60화 오뚝이 아빠의 다시서기
  • 기사등록 2016-04-15 14:37:52
  • 수정 2016-04-15 14: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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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사고 후, 갈 곳을 잃은 일곱 식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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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이었다. 모두가 잠든 새벽, 매캐한 연기가 집안에 가득 찼다. 아이들은 모두 잠에서 깨어났지만,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는 엄마! 심한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던 엄마 마리아씨(41)는 불이 시작된 화장실에 있었다.
 
삶을 포기하려고 했던 엄마를 구한 건 큰 딸의 전화를 받고 급하게 일터에서 돌아온 아빠 인덕씨(49). 다행히 가족 모두 무사했지만 그 이후 가족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할머니가 살고 있는 작은 임대아파트에 들어온 지 세 달째. 10평도 되지 않는 공간에 집주인인 할머니부터 아빠와 엄마 그리고 이슬이(17), 은혜(14), 은영이(11), 지혜(8), 사라(4)까지 여덟 식구가 머물고 있다. 모두가 모여 잠을 자려면 주방에까지 빼곡히 누워야 하는 상황.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당분간 친척 집에 머물겠다며 할머니는 짐을 쌌다. 거동도 불편하신 노모를 보내며, 가슴이 미어진 아들. 인덕씨가 할 수 있는 것은 잠자는 시간을 아껴가며 더 바쁘게 고물수거를 하는 것뿐이다.
    
괜찮아. 가족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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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가 있지는 않았어도, 애교쟁이 딸이 다섯 명이나 되는 이슬이네는 남부럽지 않게 행복했다. 6년 전, 아빠 인덕씨가 전세 자금 사기를 당하면서 심각한 경제적 위기가 찾아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어렵게 모은 3천만 원을 모두 날리고, 청주로 이사 온 가족은 교회의 도움을 받아 무료로 지낼 수 있는 집을 구할 수 있었다. 다행히 주거 공간은 마련되었지만, 일곱 식구 형편은 쉽사리 나아지질 않았다.
 
엄마의 우울증도 그때부터 시작됐다. 결혼 후 필리핀에서 6년 동안 생활을 하다가 낯선 한국 생활에 적응을 하는 것도, 다섯 명이나 되는 아이들을 혼자 보살피는 것도 엄마에게는 벅찬 일이었다.
 
그렇게 조금씩 우울증이 심해지던 엄마는 결국 해서는 안 되는 선택을 하고 말았다. 다행히 다치지는 않았지만, 비좁은 공간에서 고생하는 아이들과 밤낮없이 일하는 남편을 보면 모두 본인의 탓이라는 죄책감에 빠져있는 엄마.
 
하지만 아내를 원망하지 않는 남편! 아내의 아픈 상처를 조금이라도 더 어루만져주고 싶은 마음뿐이다.
    
더 많이 품어주고 싶은 첫째, 이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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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이후, 집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아내를 보살피는 것도 인덕씨에겐 쉽지 않은 일. 그런데 바람 잘 날 없는 집에 아빠의 걱정거리가 한 가지 더 있다. 호되게 사춘기를 겪고 있는 이슬이 때문이다.
 
필리핀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입학 전, 한국에 온 이슬이는 자매들 중 유난히 다문화 가족이라는 환경으로 인해 학교 적응을 힘들어했다. 경제적 어려움마저 더해지면서, 가출과 외박을 반복하며 방황했던 이슬이.
 
중학교 자퇴 후 검정고시를 본 끝에, 지난 3월 다시 고등학교에 입학했지만 입학을 앞두고 난 사고와 불안정한 환경이 이슬이를 더욱 밖으로 내몰고 있다. 집에 와도 밥조차 먹지 않고, 이불 속으로 들어가 버리는 이슬이는 누구와도 대화를 하지 않고 늘 혼자다.
 
이슬이에게 다가가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겠는 아빠. 아빠와 딸은 언제쯤 마음을 열 수 있을까?
 
방송 : 4월 16일 (토) 오후 6시 15분, KBS 1TV    
사진제공 : KBS 1TV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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