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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책을 보다] 『신을 불쾌하게 만드는 생각들』 / 슬라보예 지젝 著
  • 기사등록 2015-04-26 07: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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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권의 기적’이라 불리는 세계적인 석학, 슬라보예 지젝!
그가 이슬람에 대해 제기한 문제들을 담은 책 『신을 불쾌하게 만드는 생각들』
 
‘성역 없는 풍자’로 한 때는 호평을 받기도 했던 프랑스의 만평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그런데 2015년 1월 7일, 12명이 사망하고 10여 명이 다치는 충격적인 테러 사건이 바로 이곳 <샤를리 에브도> 본사에서 일어났다. 테러범들은 쿠아시 형제,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었다.
 
이들은 <샤를리 에브도>가 이슬람 종교 지도자인 무함마드를 조롱했기 때문에 이런 끔찍한 테러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테러 직후, 프랑스 파리의 수많은 시민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나는 샤를리다”를 외치며 이슬람 과격 근본주의자들의 폭력과 테러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상황은 점점 ‘표현의 자유’를 지켜야 한다는 주장에 덧붙여, 反이슬람 감정으로 증폭되고 있었다.
 
반면, 점점 과격해지는 反이슬람 감정에 대한 우려로, 프랑스의 ‘똘레랑스’, 관용의 정신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이들도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바로 이 시점에서 특유의 아이러니와 날카로운 함축으로 사회 문제를 깊이 있게 짚어내는 세계적인 석학이자 철학자인 ‘슬라보예 지젝’은 말한다.
 
“우리는 더 사고해야 한다. 이 사건을 감싸는 큰 흐름을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 - 슬라보예 지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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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TV 책을 보다>에서는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을 시발점으로 삼아, ‘이슬람 근본주의’의 실체와 그에 대응하는 ‘서구 자유 민주주의’의 한계에 대한 날카로우면서도 색다른 문제 제기를 담은 책, 『신을 불쾌하게 만드는 생각들』을 만나본다.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으로 인해 프랑스 사회는 물론이고 전 세계가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다. 그리고 공포는 곧 과도한 反이슬람 분위기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지젝은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것을 지적하고 나선다. 바로, 우리가 그들을 제대로 알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IS는 물론이고 이슬람권에 대해서도 막연히 두려운 공적으로 생각했지, 이 사람들이 왜 이럴까에 대해서는 저 자신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것에 깜짝 놀랐다.” - 윤대현 정신과 전문의 -
 
“우리의 문제라기보다는 남의 집안싸움 같은 사건…하지만 뉴스를 보면 이틀에 한 번씩은 이슬람권이나 유럽-아프리카에서 끔찍한 테러 소식이 들린다. 그래서 궁금하기는 하다. ‘저기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하고.” - 이성민 : 지젝 책 전문 번역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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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아시 형제는 이슬람 근본주의자일 뿐 아니라, 동시에 파리에서 나고 자란 프랑스 시민이기도 하다. 그런 그들은 왜 자신의 나라를 공격했을까?
 
지젝은 그들이 ‘이슬람 근본주의자’가 된 진짜 이유를 살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럽의 이슬람 청년들이 IS에 가담하기 위해 시리아나 이라크로 떠나는 이유를 생각해 보세요. 가정이 파탄 나고, 그들이 속한 공동체가 제구실을 못 하면서 그들에게 정체성을 부여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 슬라보예 지젝, 인터뷰 中
 
더 나아가 지젝은 ‘종교의 근본’으로 돌아가자고 주장하는 ‘이슬람 근본주의’가 정작 ‘이슬람의 교리’를 위배하고 있으며, ‘신의 뜻’과는 전혀 다른 행동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오히려 그 실상은 ‘서구의 자유 민주주의’를 쫓는, 그것도 부정적인 측면만을 닮고 있다는 것이다. ‘이슬람 과격 근본주의’ 세력들이 갖고 있는 서구 문명(모더니티)에 대한 질투, 그리고 열등감!
바로 이것이 이들을 더 극단적인 방법으로 서구에 맞서게 만드는 이유라고 지젝은 주장한다.
 
지젝의 문제 제기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다음으로 지젝은 ‘이슬람 근본주의’의 공격을 받은 서구 자유 민주주의의 한계를 지적하고 나선다.
 
서구 자유 민주주의에서 중요시하는 ‘자유’의 의미가 너무 좁은 의미로 축소되면서, 이슬람과의 갈등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즉, ‘개인’, 그리고 ‘개인이 선택할 자유’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퇴색된 자유 민주주의가 공동체적 갈등을 해결할 능력을 상실하고 말았다고 지젝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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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이슬람 사이에는 화합하기 힘든 ‘생활방식의 차이’가 있는데 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 지젝은 이런 이웃 간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 태어난 공적인 노력이 바로 ‘서구 자유주의’라고 말한다. 결국 갈등을 해결하는 힘이 자유주의의 역할인데, 현실의 서구 자유 민주주의가 그걸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 이성민 : 지젝 책 전문 번역가 -
 
‘샤를리 에브도 테러’를 겪은 프랑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모든 현대사회는 수많은 갈등이 격렬하게 충돌하는 중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런 갈등을 조금이나마 줄여나갈 수 있을까?
 
지젝은 말한다.
“타인을 증오하는 가짜 근본주의자들에게 이기는 방법은 관용의 마음을 품고 진정한 자유 민주주의에 입각해 관대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는 이슬람 근본주의의 실체, 그리고 현대사회가 망각한 ‘진정한 자유 민주주의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
 
『신을 불쾌하게 만드는 생각들』 편은 오는 4월 27일 월요일 오후 11시 40분 KBS 1TV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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