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은 예방 가능한 암의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인제대학교 의과대학 가정의학교실 김종우 교수가 지난 22일 세종대학교 광개토관에서 개최된 대한비만학회 30회 춘계연수강좌에서 ‘비만과 암’이라는 발표를 통해 암예방효과 및 주요 관련성에 대해 설명했다.
◆암유병률 비만 남성 1.3배, 비만 여성 1.55배 증가
암 유병률은 정상체중인 성인에 비해 비만 남성에서 1.3배, 비만 여성에서 1.55배 더 증가한다. 따라서 비만을 선별하고 체중감량에 적극 개입하는 것은 비만과 관련된 암 발생률을 감소시키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세계보건기구 국제암연구협회는 비만 및 운동량 감소가 유방암, 대장암, 자궁내막암, 신장암 및 식도암의 위험을 높인다고 경고하고 있다.
복부비만으로 인한 역류성 식도염은 식도암의 유발인자로 추정되고 있으며, 대장암은 비만 관련 고인슐린혈증과 관련이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암들이 비만과 직간접적인 연관성이 있으며, 암사망률도 비만인 경우 남성 14%, 여성 20% 증가하였다.
◆비만과 암 발생 관련 근거들
비만과 암 발생이 관련되어 있다는 근거는 비교적 많이 제시되고 있다.
최근 캐나다에서 시행된 환자-대조군 연구에서는 성인기 체중증가가 대장암 발생률을 매우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30~50세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비만이 대장암의 발생률을 35%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고, 남성에서 적극적으로 체중감량을 시도하면 대장암 발생률이 낮아진다는 보고도 있다.
반면 체중감량이 암 발생률 자체를 낮춘다는 연구결과는 아직 많지 않다.
다만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코호트연구에서 평균 수술후의 체중감량은 14~27%였고, 15년가량 추적 관찰 했을 때 암사망률도 낮아졌음이 확인된바 있다.
◆비만과 암, 구체적 발생기전 규명 임상연구 필요
이처럼 비만이 암 발생이나 사망률을 높이는 기전은 각 장기별로 매우 다양한 발생기전이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종우 교수는 “지금까지 가장 많이 연구되어 있는 원인기전은 인슐린 수용체 작용에 관한 것이다”며 “최근에는 대장암 세포를 이용한 한 실험실 연구에서는 비만환자에서 STMN1(stathmin or oncoprotein-18)이 발현되면, 암세포의 성장 및 전이가 활성화되는 것이 확인되기도 하였다”고 설명했다.
또 “비만과 암은 발생에 상당한 연관성이 있다”며 “비만이 암을 유발하는 기전은 매우 다양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아직까지 대부분이 가설수준에 머물고 있으므로, 구체적인 발생기전을 규명하기 위한 많은 임상연구가 있어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본지와 단독으로 만난 대한비만학회 유순집 이사장은 “비만이 암과 약 20%는 관련되어 있다는 것은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며 “따라서 비만을 잘 관리해서 암의 위험도도 줄여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또 “조기진단 및 예방을 통해 환자가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고, 이를 위해 대한비만학회는 환자와 국민들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