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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無증상이 위험…정기 검사로 조기진단, 예방 힘써야” -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가오는 검은 그림자 ‘당뇨합병증’
  • 기사등록 2014-11-12 21:23:22
  • 수정 2014-11-12 21:2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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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건강검진 중 알게 된 고혈당으로 처음 병원을 찾은 김 모씨(51세). 병원에서 혈당을 관리하고 합병증(당뇨병성 자율신경병증과 비증식성 당뇨병성 망막병증)에 대한 치료를 받으라고 얘기를 들었지만, 김 씨는 한 달 만에 치료를 그만두었다. 일상의 불편함이 없고 번거롭다는 이유에서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나 김 씨는 전립선 농양 치료 중, 심한 고혈당으로 내분비내과를 다시 찾게 됐다. 검사 결과는 공복혈당이 300mg/dL이 넘고 당화혈색소가 13.6%로 심각한 수준이었다.
 
김 씨는 여전히 불편함을 못 느낀다며 치료 받기를 거부했지만, 이어진 합병증 검사 결과, 망막의 황반부종, 미세동맥류, 출혈, 삼출 등의 심한 망막증소견과 자율신경이상과 말초신경 이상소견, 불안정 협심증과 같은 치명적 심혈관질환이 진행되고 있었다.

경희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전 숙 교수는 “김 씨의 경우처럼 많은 당뇨환자가 심한 고혈당에도 다음, 다뇨 외에 다른 불편함이 없다는 이유로 합병증의 조기진단을 놓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뇨병은 발가락의 괴사부터 머릿속의 뇌졸중까지, 또 심장부터 신장까지 온 몸 구석구석에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는 ‘침묵의 살인자’다.
 
2011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30세 이상의 성인 인구 중 12.4%가(400만 명) 당뇨병이 있다고 한다. 이 중 약1/3이 당뇨병 상태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데, 특히 30~40대에서는 10명 중 6명이 당뇨병임을 모른다고 한다.

신체 곳곳의 기관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당뇨병은 그 합병증이 실명원인 1위, 교통사고를 제외한 족부절단 1위, 만성신부전 원인 1위라는 불명예를 갖고 있다.

당뇨합병증은 혈당의 급격한 변화로 생명과 직결되는 ‘급성합병증’과 장기간 고혈당 상태로 발생하는 ‘만성합병증’으로 나눌 수 있다. 
 
대표적인 당뇨 합병증으로는 심근경색, 협심증 등의 심혈관질환, 중풍과 같은 뇌혈관질환, 망막증, 신장병, 신경병증 등의 미세혈관 합병증이 있다.

문제는 합병증은 일단 발병하면 치료가 어렵다는 점이다. 따라서 예방이 최선의 방법이다. 당뇨합병증 발생을 예방하고 지연시키기 위해서는 약물, 식사, 운동을 통한 철저한 혈당조절과 고혈압, 고지혈증 등동반 질환의 치료 및 정기적인 합병증 검사를 통한 조기발견과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당뇨환자 사망원인 1위, 심혈관질환
당뇨병환자 사망원인 1위는 심혈관질환이다. 당뇨병 자체가 심혈관질환의 독립적 위험인자이며, 함께 동반되는 고혈압, 고지혈증 등도 위험인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들은 심혈관질환의 예방을 위해 혈당조절과 함께 더 철저한 혈압조절(130/80mmHg 이하), 철저한 금연, 고지혈증의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더불어 가장 중요한 점은 증상이 없더라도 관상동맥 질환의 선별검사를 받아 한번 발생하면 치명적인 합병증의 발생을 최소화해야 한다.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당뇨병성 망막증
당뇨병성 망막증과 같은 눈과 관련된 합병증은 2008년 23만 명에서 2012년 31만 명으로 당뇨합병증 중 가장 빠르게 증가했다.

당뇨병성 망막증은 눈의 망막에 혈액을 공급하는 모세혈관이 막히거나 이를 대체하기 위해 생긴 신생혈관이 터지면서 발생한다. 또한 망막중심의 초점이 맺히는 황반부가 붓는 경우 시력상실로 이어진다.

2형 당뇨병 초기 진단 시 환자 80%가 망막증이 시작된 경우가 많고, 시력 이상으로 병원을 찾았을 때는 증상이 매우 악화된 상태로 정상으로의 회복이 어렵다.

따라서 혈당조절과 당뇨병을 진단 받은 해부터 매년 1회 이상, 증상이 발생하면 최소 3~6개월마다 정기적인 눈 검사를 받는 것이 시력상실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이 방법이다.

◆혈액투석으로 이어지는 신장 합병증
당뇨병 신장병은 혈액을 걸러 소변을 만들어내는 콩팥의 커다란 모세혈관덩어리인 사구체에 이상이 생기면, 혈액을 여과하지 못해 단백질이 소변으로 배출되고 결국 신장기능이 저하되어 인공으로 혈액투석을 받게 되는 가장 심각한 합병증 중의 하나이다.

하루 소변에 알부민이 30mg~299mg 나오면 이미 신장 합병증이 시작된 것으로 조기 진단하여 치료하지 않으면, 진행을 막기 어렵다. 따라서 모든 당뇨병 환자는 매년 소변검사를 통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발을 위협하는 당뇨병성 족부병
당뇨병성 신경병증의 가장 흔한 말기합병증으로 신체장애의 중요한 원인이다. 매년 10~12만 명이 당뇨병성 족부병으로 발을 자를 정도로 심각한 합병증이기도 하다.

당뇨병에 의해 말초신경이 손상되면서 감각이 둔해지고, 동반되는 혈액순환장애로 상처가 아물지 않아 발이 썩게 된다. 특히 당뇨병이 오래되면 땀이 나지 않아 피부가 갈라지고 상처가 쉽게 나며 무좀 등의 감염이 동반된 경우가 많다.

따라서 항상 발을 깨끗하게 유지하고 작은 상처도 주의해 치료해야 절단에 이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모든 당뇨병 환자는 매년 족부 검사를 받고 감각이상과 혈액순환장애에 대한 검사를 받아 이에 대한 치료를 함께 진행해야 한다.

이외에도 당뇨병은 피부, 폐렴, 인플루엔자, 임신의 악화 등 많은 합병증 및 동반질환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 이런 합병증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앞서 여러 차례 강조한 정기적인 검사에 의한 조기발견과 철저한 혈당조절, 동반질환 치료이다.

흔히 당뇨병을 몇 년 앓게 되면, 증상이 별반 없는 이유로 관리 및 진료를 소홀하게 하고 정기적인 검사를 기피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정기적인 검사를 통한 조기발견만이 최선인 상황에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를 반복하기에 소중한 우리 몸은 하나뿐이라는 것이다.

◆제6의 당뇨합병증, 치주질환
미국 당뇨학회에 따르면 당뇨환자의 합병증으로 망막증과 신증, 신경장애, 말초혈관장애, 대혈관장애에 이어 치주질환을 제6의 당뇨 합병증으로 선정한 바 있다.

치주질환은 치아 주위 조직에 병이 생기는 것으로 흔히 ▲이가 시리거나 ▲잇몸이 붓고 피가 나며 ▲이가 흔들려 씹는데 불편함을 느끼고 ▲잇몸이 내려가 치아 뿌리가 드러나는 증상이다.

이러한 치주질환은 치아 표면에 붙은 세균덩어리의 얇은 막인 치태(플라그)에 의해 발병한다.
 
치태는 칫솔질을 통해서만 제거되는데 제때 제거하지 못하고 방치하면 침 속의 칼슘과 인 같은 성분이 세균에 부착돼 단단한 치석으로 변한다. 치석은 양치질로 없어지지 않고 스케일링(치석제거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치주질환은 당뇨환자의 혈당치를 악화시켜
치주질환은 만성염증성 질환으로 특정인자의 분비촉진을 통해 당뇨병의 혈당치를 악화시키며, 이로 인한 고혈당이 동맥경화를 가속화시키고 나아가 협심증, 심근경색증을 유발할 수 있다.

제1형 당뇨는 청년기에 발병하며 치주질환의 이환율이 높고 질환의 정도가 중증이다. 제2형 당뇨는 일반인과 비교해 치주질환 발병이 약 2.6배, 치조골 소실이 3.4배 이상 진행되며, 또한 비만 경향이 있을수록 치주질환이 중증으로 진행된다.

즉, 당뇨는 치주질환의 시작 및 진행에 관여하고, 치주질환은 혈당치를 악화시킨다.

경희대학교치과병원 치주과 신승일 교수는 “당뇨환자는 일반인과 비교했을 때, 치태의 정도는 유사하더라도 치은혈구액과 혈액의 포도당 양이 높다.”며 “이렇게 증가한 포도당 농도는 치주질환을 악화시키는 세균의 증식을 유발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복혈당수치에 따라 치료시기 결정
치주질환의 치료는 스케일링을 통한 치태와 치석 제거를 우선적으로 시행한다. 증상에 따라 치은 소파술, 치조골 성형, 치은 절제술 등 다양한 치료가 시행된다.

하지만, 당뇨환자는 혈당 수치에 따라 치료시기가 정해진다.
 
신승일 교수는 “공복혈당이 70mg/100mL 미만이거나 200mg/100mL를 초과하면 응급치료 외의 치료는 혈당 조절 후에 시행한다.”며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합병증의 징후가 없고 혈당이 조절되고 있는 2형 당뇨병 환자는 치과 진료를 받을 때 특별히 주의할 필요는 없다.”라고 언급했다.

치주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양치질을 습관화해야 한다. 최소 하루 2번, 2분 정도의 칫솔질이 필요하다.
 
치실이나 치간 칫솔을 사용하면 치태의 95%까지 제거할 수 있다. 또한,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3~4개월에 한 번씩 스케일링을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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