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바이러스(출혈열)로 인한 사망자가 1,000명을 넘어서면서 전 세계적으로 에볼라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에볼라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약도 없는 상황이고, 각 국가별로 대응책도 다르게 진행되고 있어 이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국내외 현 상황을 조망해본다.
◆WHO “에볼라 피해규모 과소평가, 지나친 두려움은 갖지 말아야”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 수가 과소평가됐을 가능성이 높지만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지나친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1일 기준으로 에볼라 감염자 1,975명, 사망자 1,069명이라고 발표했지만, 그동안 현지 의사들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WHO는 지난 14일 홈페이지를 통해 “에볼라 발병지에 있는 WHO 직원들이 감염자와 사망자 숫자가 실제보다 과소평가됐다는 증거를 목격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 지역 주민들이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를 숨기거나 사망자를 몰래 매장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반면 에볼라에 대한 위험성이 지나치게 과장된 만큼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입장도 제시했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감염자의 땀과 혈액, 토사물, 분변 등의 체액을 직접 접촉해야 전염되는 만큼 공기를 통해 전염되는 사스(SARS) 등과 다르기 때문에 과도한 대응은 또 다른 피해를 낳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시에라리온과 라이베리아 정부가 감염자가 많은 지역을 봉쇄하자 이 지역에는 식량난까지 덮쳐 폭동의 위험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영국항공, 에미레이트항공 등 주요 항공사들은 에볼라 전염 위험이 크다며 서아프리카 3개국 운항을 중단했고, 대한항공도 케냐, 나이로비에 대한 운항을 중단했다.
이에 대해 WHO는 “항공기 취항으로 에볼라가 전파될 확률은 극히 낮다”며 “서아프리카 항공기 운항 중단 조치는 실망스러운 일이다”며 서아프리카에 항공기 취항을 중단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에볼라바이러스 동아프리카 확산…우려감 높아져
에볼라바이러스(출혈열)가 확산되면서 우려감도 높아지고 있다.
WHO는 13일(현지시간) 케냐를 에볼라출혈열 발생 가능성이 아주 높은 ‘발생 위험국’으로 지정하면서 확산우려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WHO는 에볼라 발병 상태에 따라 △기니, 라이베리아, 나이지리아, 시에라리온 등 에볼라 발생국가(카테고리1) △케냐를 비롯한 에볼라 발생 위험국(카테고리2) △그 외 다른 국가(카테고리3)로 분류하고, 각별한 주의를 촉구하고 있다.
특히 케냐는 아프리카 교통의 허브라는 점에서 확산 가능성에 대한 우려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현재 케냐는 에볼라 발생국가로의 운항을 금지하지 않은 상황에서 매주 70편의 항공기가 서아프리카를 오가고 있어 확산가능성은 더욱 높은 상황이다.
나이지리아도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한 희생자가 4명으로 늘어났다.
14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온예부치 추크워 보건부 장관은 “현재까지 감염이 확인된 환자가 10명이며, 이 중 4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IOC “발병국 출신선수 출전제한”VS 인하대 “발병국 포함 연수생 입국 예정대로 추진”
이런 가운데 발병국가에 대한 다른 조치가 예정돼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대회 조직위원회는 15일 “발병 국가에서 온 선수들은 격투기와 수영 종목에 출전하지 않게 될 것이다”며 “오는 16일 중국 난징에서 개막하는 제2회 유스 하계올림픽 일부 종목에 서부 아프리카 등 에볼라 바이러스 발병 국가 출신 선수들의 출전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격투기 종목에 출전 예정이던 선수 2명과 수영 종목 선수 1명이 경기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이번 조치는 다른 참가 선수들의 안전을 확실히 하려는 조치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인하대는 에볼라 출혈열이 발병한 아프리카 유학생 11명이 연수를 위해 오는 27~29일 입국하기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인하대 국립국제교육원은 ‘정부 초청 외국인 장학생’에 선발돼 인하대에서 1년 연수를 받는 아프리카 학생 11명이 예정대로 오는 27~29일 입국한다고 밝힌 것.
문제는 이들 중 에볼라 발병국 시에라리온 학생 1명도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국제교육원측은 입국을 취소하라는 지침이 없어서 일정에 맞춰 연수를 진행하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정부 내외국인 147명 에볼라 추적 조사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에볼라 출혈열 발생국가에서 머물다 입국한 내외국인 147명의 건강상태를 추적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8일 18명에서 7일 만에 8배로 증가했다.
이처럼 조사 대상자가 급증한 것은 지난 8일부터 나이지리아가 조사 대상국에 포함된 것은 물론 지난 13일부터 21일까지 서울에서 개최되고 있는 세계수학자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들 국가를 포함한 세계 120여 개국에서 5,000여명의 수학자가 입국한 이유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질병관리본부, 병의원 대상 포스터 배포 대한의사협회와 질병관리본부가 병의원을 대상으로 에볼라바이러스병과 관련된 포스터를 배포한다.
이번 배포는 최근 서아프리카에서 시작된 에볼라바이러스병에 대해 국민들에게 정확한 의학적 사실을 알리고 의심환자 발생시 신고요령을 알리기 위한 것이다.
이를 통해 병의원에 내원하는 환자 및 의료인들을 대상으로 에볼라바이러스병 의심환자 임상소견, 의심환자 신고처 등에 대해 안내한다는 계획이다.
의협은 총 4만부를 인쇄하여 의협신문에 동봉하여 배포(8월 18일자)하고, 회원들이 원본 파일을 다운받을 수 있도록 의협 홈페이지에 게재할 예정이다.
또 의협은 환자이송요령 등 행동지침이 포함된 대회원용 표준진료지침 제작, 안내하고 국민건강보호위원회 산하에 신종전염병대응 TFT를 구성, 운영하여 협회내 에볼라 대책을 전담할 기구를 설치하여 지속적으로 위기상황에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대한감염학회 김우주 이사장은 “에볼라바이러스 감염예방은 감염 의심환자 및 동물과의 밀접한 접촉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손씻기 등 개인위생 수칙을 지키는 것이 필수적이다”며 “현재 상황으로는 국내까지 에볼라출혈열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기 때문에 너무 큰 우려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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