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 건강은 질병 유무만으로 판단할 수 없으며, 나이 숫자보다 일상생활 능력과 회복력 등 기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노인병-항노화센터 김양현 교수는 이같이 밝혔다.
◆“80세도 다 같은 80세 아니다”…기능평가가 핵심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 노년층 건강관리에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갈증이나 더위를 느끼는 감각이 둔해지고 체력과 회복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신장질환, 관절질환 등 만성질환을 함께 가진 경우에는 탈수, 어지럼, 낙상, 식욕 저하 같은 작은 변화도 큰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김양현 교수는 “같은 80세라도 독립적으로 생활하며 활발히 활동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이동이 제한되고 조금만 움직여도 지치는 사람이 있다”며, “단순한 질병 유무가 아닌 기능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노쇠 진행되면 치료 회복도 더뎌…고령 암환자는 종합평가 필수
김 교수는 “노쇠가 진행되면 감염, 수술, 항암치료, 입원 같은 상황을 겪을 때 회복이 더디고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고령 암환자는 암의 종류와 병기뿐 아니라 동반 질환, 영양 상태, 근력, 인지기능, 복용 약물, 낙상 위험 등에 따라 치료 방향이 달라질 수 있어, 무조건 적극적인 치료도 나이만으로 치료를 포기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체중감소·보행속도 저하는 노쇠 신호일 수 있어”
김양현 교수는 최근 들어 입맛이 없고 체중이 줄거나, 걷는 속도가 느려지거나, 예전보다 쉽게 피곤해지는 변화, 자주 넘어질 뻔하거나 약을 제때 챙겨 먹기 어려워지는 것도 단순한 노화가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나 노쇠의 신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쇠 예방을 위해서는 체중 1kg당 1.0~1.2g의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고, 걷기·가벼운 근력운동·균형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집안의 미끄러운 바닥, 어두운 조명, 문턱 등 낙상 위험 요소를 줄이는 환경 관리도 필요하다.
◆질병관리청도 “손 맞잡고 악력 살피기”로 노쇠 조기발견 당부
앞서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노인 근감소증·악력저하 분석에서도 악력 저하가 노쇠와 정신건강 저하를 조기에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 확인된 바 있다.
질병관리청은 부모님을 뵐 때마다 손을 맞잡아 악력 변화를 살펴보고, 한국형 노인노쇠 진단척도(K-FRAIL) 등을 활용해 노쇠 위험을 확인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김양현 교수는 “노년기에는 질병 하나만 보는 것이 아니라 노쇠를 포함한 환자의 전체적인 건강 상태를 함께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며 “고령 환자도 나이만으로 치료 가능성을 판단해서는 안 되며, 노쇠평가를 통해 필요한 경우 관련 진료과와 협력하면 더 안전하고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령이 되면 한 번쯤 적절한 노쇠 평가를 통해 또 다른 나의 건강 상태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메디컬월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