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V(인유두종 바이러스)가 자궁경부암의 주요 원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암 예방의 개념이 조기 발견에서 사전 예방으로 변하고 있다.
강남권산부인과 권용일(대한산부인과학회 정회원) 원장은 “과거에는 암의 원인을 명확히 알지 못해 예방보다는 진단과 치료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지만, HPV와 자궁경부암의 인과관계가 과학적으로 규명되면서 백신을 통한 예방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게 됐다.”고 밝혔다.

◆자궁경부암 원인은?
자궁경부암의 원인을 밝혀낸 결정적인 계기는 독일의 의학자 헤럴드 추어 하우젠 박사의 연구였다.
그는 당시 주류 학계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HPV가 자궁경부암의 원인’이라는 가설을 끝까지 추적했고, 결국 자궁경부암 조직에서 HPV를 분리해 내며 그 연관성을 입증했다.
이 업적으로 그는 200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우젠 박사는 오랜 시간에 걸친 연구 끝에 HPV가 자궁경부 세포의 변이를 유도하고, 결국 암으로 발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한 HPV에 다양한 유형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HPV는 100종 이상 존재하는 DNA 바이러스로, 이 중 40여 종이 항문 및 생식기 감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6형과 18형은 자궁경부암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고위험군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 절반이상, 한 번 이상 HPV 감염
실제로 여성의 약 50~80%가 일생 한 번 이상 HPV에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대부분의 경우 면역 작용에 의해 자연 소실된다.
권용일 원장은 “하지만 일부에서는 바이러스 감염이 지속되면서 세포 변이를 일으키고, 수년에서 수십 년에 걸쳐 자궁경부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 자궁경부암이 주로 40대에서 많이 발견되는 이유도 이러한 긴 잠복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다양한 암과 질환 원인 ‘HPV’
HPV는 자궁경부암뿐 아니라 질암, 외음부암, 항문암, 구강암 등 다양한 암과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HPV 발견 이후 약 20년에 걸친 연구 끝에 HPV 백신이 개발됐고, 임상시험을 통해 그 효과가 입증됐다.
이에 현재는 자궁경부암을 예방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권용일 원장은 “대표적인 백신에는 서바릭스와 가다실이 있다. 최근에는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까지 예방 접종 대상이 확대되면서, 가족 단위 또는 커플 단위로 접종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PV 백신 한계
다만 HPV 백신에도 한계는 존재한다.
이미 감염된 경우에는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며, 모든 HPV 유형을 예방할 수는 없다.
또한 면역 지속 기간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따라서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정기적인 검진은 필수적이다.
특히 HPV 검사와 자궁경부 세포진 검사를 병행하면, 보다 정확한 위험 평가와 조기 발견이 가능하다.
권용일 원장은 “HPV와 자궁경부암의 관계가 밝혀지면서, 이제 자궁경부암은 예방 가능한 질환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며, “백신 접종과 정기 검진을 병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 전략이며, 특히 젊은 연령층부터 적극적인 관심을 통해 미리 예방할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HPV 감염은 매우 흔하고, 성생활을 하는 여성의 상당수가 일생에 한 번 이상 감염될 수 있는 만큼, 백신과 정기 검진의 중요성은 더 강조된다.”며, “예방 가능한 암이 있다는 것 자체가 매우 중요한 점으로, 백신 접종과 정기 검진이라는 두 가지 축을 통해 자궁경부암 위험을 낮추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메디컬월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