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과의사회(회장 하상철)가 6월 21일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제30회 정기총회 및 학술대회에서 4대 결의사항을 채택했다.
◆“정부, 일차의료 현실 외면한 채 불합리한 정책 강행”
서울시내과의사회는 결의문에서 의대정원 증원 정책으로 촉발된 의료대란이 수습되기도 전에 검체검사 수탁고시 개악, 한국형 주치의제 시범사업 추진, 무분별한 약가인하 정책, 대체조제 및 성분명처방 입법 시도까지 겹치며 일차의료가 생존의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고 밝혔다.
하상철 회장은 “저수가와 과도한 규제 속에서도 국민 건강의 최일선을 지켜온 내과 개원의들이 한계에 봉착했다”며, “정부가 의료계의 목소리를 진정성 있게 경청해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검체검사 수탁고시 개악 규탄
서울시내과의사회는 검체검사가 단순한 수익 수단이 아니라 정확한 진단과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진료 도구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정부가 위탁·수탁기관 간 자율적인 상호정산 계약을 왜곡해 수가 인하와 수탁 통제라는 반시장적 규제를 강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 회장은 “이로 인해 폐업을 검토하는 내과의사들이 속출하고 있다”며, “만성질환자가 주치의를 잃고 방치되는 사태가 현실화될 경우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다”고 밝혔다.
▲한국형 주치의제 시범사업 재설계 요구
서울시내과의사회는 대부분의 일차의료기관이 전문의 1인 의원 체제로 운영되는 구조적 현실을 외면한 채 전문의에게 단순한 ‘관문지기’ 역할만 강요하는 한국형 주치의제가 국가 의료자원의 낭비이자 고도의 전문 역량을 사장시키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보여주기식 정책 남발을 중단하고 의료계와의 실질적 협의를 통해 1인 전문의 의원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면 재설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무리한 약가인하 정책 재검토 촉구
서울시내과의사회는 진료 현장에서 환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약임에도 생산 중단으로 처방하지 못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원료의약품의 과도한 해외 의존에 더해 정부의 무리한 약가인하 정책이 제약사의 생산 동력을 꺾은 결과라는 것이다.
의사회는 약가가 단순한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의약품의 공급 안정성과 직결된 생태계 문제라며, 정부에 맹목적인 약가인하 정책의 즉각적인 재검토를 요구했다.
▲성분명처방 입법·대체조제 사후통보제 중단 요구
의사회는 최근 재점화되고 있는 성분명처방 입법 추진과 지난 2월부터 시행된 대체조제 사후통보제가 의사의 처방권을 무력화하고 의약분업의 대원칙을 흔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다제병용 환자나 좁은 치료역을 가진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 제형 민감성이 큰 환자군 등에서 치명적인 투약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국회에 환자 안전을 도외시한 졸속 입법 중단과 의약분업 근간을 흔드는 입법 시도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에 의사회 회원 일동은 △검체수가 개악으로 일차의료 다 죽는다 △현장현실 반영하는 의료정책 추진하라 △무리한 약가인하 국민건강 위협한다 △의약분업 파기하는 성분명처방 반대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제30회 정기총회 및 학술대회 개최
한편 서울시내과의사회는 이날 고혈압·당뇨병 등 최신 진료지견 업데이트와 예방접종 전략, AI·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진료 효율화, 일차의료 방문진료수가 시범사업,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 등을 주제로 한 강연이 진행됐다.

하상철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금 내과 개원의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위기와 전환의 기로에 서 있다”며 “의료계와 더불어 현재의 혼란한 여러 상황들이 잘 마무리되기를 기원하면서 이번 정기총회 및 학술대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학술대회가 회원 여러분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 실제 진료 현장에서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