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심방세동 유병률이 지난 10년간 1.1%에서 2.2%로 2배 이상 증가했다. 80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13%로 국가건강검진을 통한 선별검사 도입이 필요하다.
대한부정맥학회(회장 김남호, 이사장 오세일)는 지난 20일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제17회 정기국제학술대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은 내용의 ‘2024 심방세동 팩트시트’를 발표했다.
◆ 고령층 심방세동 급증, 국가 차원 대응 필요
최의근 학술이사(서울의대 순환기내과)가 발표한 ‘2024 심방세동 팩트시트’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기반으로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간 국내 심방세동 환자의 유병률과 발병률을 분석한 결과다.
심방세동 유병률은 2013년 1.1%에서 2022년 2.2%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고령 인구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져 2022년 기준 80세 이상에서는 13%, 60세 이상에서는 5.7%의 유병률을 보였다.
심방세동 환자의 평균 연령도 70.3세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고혈압·당뇨병·심부전 등 만성질환 동반 비율도 높았다.
뇌졸중 위험도를 평가하는 CHA2DS2-VASc 점수는 평균 3.6점이었고, 뇌졸중 예방이 필요한 2점 이상 환자 비율이 83%에 달해 대다수 환자에게 항응고제를 이용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 지역별 치료 격차 여전, 시술 비율도 선진국 대비 저조
항응고제 처방률은 비타민 K 비의존성 경구용 항응고제(NOAC) 도입으로 2022년 72.1%까지 증가했지만, 지역 간 격차가 컸다. 제주 82.1%, 서울 80.5%인 반면 전북은 64.9%로 최대 17.2%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항응고제 복약 순응도도 1년 이내 79.6%에서 1년 이후 65%로 떨어져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심방세동의 근본적 치료법인 전극도자절제술 시술 비율은 2022년 0.71%로 지속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해외 주요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항부정맥약제 처방비율은 16.4%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 국내 현실 반영한 통합 진료지침 발간
성정훈 진료지침이사(차의대 심장내과)는 국내 부정맥 분야 최초의 통합형 전문 진료지침인 ‘대한부정맥학회 부정맥 진료지침’ 발간을 발표했다.
이번 진료지침은 2023년부터 1년 이상에 걸쳐 국내 부정맥 전문가 86명이 참여해 완성했다.
총 2권으로 구성되며 ▲심방세동 일반 치료 ▲심방세동 시술적 치료 ▲심방세동 항응고제 치료 ▲상심실성 빈맥 ▲서맥, 심박조율 및 심재동기화치료 ▲실신 ▲심실성 부정맥 및 돌연 심장사 등 7개 분야를 체계적으로 다뤘다.
성정훈 이사는 “이번 진료지침은 최신 임상 근거를 기반으로 진단·치료·추적관찰 전 과정을 포괄하는 실용적인 임상 가이드라인”이라며 “심장 전문의는 물론 일차 진료 현장의 모든 의료진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지속적 개정과 국제화 추진
학회는 이미 2018년 심방세동 진료지침을 발간했고, 2021년 전면 개정 후 2022년에는 NOAC 지침을 별도 출간한 바 있다.
이번 지침을 기반으로 향후 지속적인 개정과 보완을 추진하고, 영문판 발간을 통해 국내외 부정맥 진료 표준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대한부정맥학회는 1997년 출범해 2017년 정식 학회로 발돋움했으며, 현재 약 1,850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매년 약 1000명 이상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며 부정맥 진료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