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암은 대부분 3기 이상 진행된 병기에서 진단된다. 진행된 난소암 환자는 적극적인 항암화학치료와 수술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재발률이 높아 예후가 나쁜 암종으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산부인과 박준식 교수가 연세대학교 부인암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진행성 난소암 환자에서 ‘이중 면역항암제 병합 치료’의 생존율 향상 효과를 국내 다기관 임상연구(연구책임자: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이정윤 교수)로 입증됐다.
(사진 : 순천향대 부천병원 박준식 교수, 세브란스병원 이정윤 교수)
박준식·이정윤 교수 연구팀은 난소암의 재발을 막고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기존 항암화학요법에 최근 주목받고 있는 면역항암제 2종을 병합 투여하는 방식으로 이번 연구를 계획했다.
연구팀은 2019년 6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절제 불가능한 3, 4기 난소암, 복막암, 또는 난관암 환자 45명을 대상으로 명역항암제인 ‘듀발루맙’과 ‘트레멜리무맙’을 기존 선행항암화학요법(파클리탁셀·카보플라틴)에 병합 투여했다.
약물 투여 방식에 따라 피험자를 두 군으로 나눠, 제1군은 트레멜리무맙을 3회에 걸쳐 저용량(75mg) 투여했고, 제2군은 고용량(300mg)을 첫 번째 주기에 1회만 투여했다.
이후 모든 환자는 중간 종양 감축 수술을 시행하고, 보조화학요법과 듀발루맙 유지 치료를 총 12회 시행했다.
그 결과, 피험 환자의 12개월 무병진행생존율은 65.9%로, 기존 화학요법 단독 치료군에서 보고된 무병진행생존율이 약 50%인 것에 대비하여 뚜렷하게 개선됐다.
특히, 5명(11.1%)은 3회의 선행항암치료만으로 수술 당시 병리학적 완전관해를 보였다.
이 수치는 기존 선행화학요법 단독 치료에서 보고된 완전관해율이 5% 이하로 나타난 것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완전관해 환자는 모두 30개월 시점까지 재발 없이 생존해 면역항암 치료의 장점인 ‘지속 반응’도 그대로 나타났다.
또한 30개월 생존율은 87.7%, 무병진행생존율은 36.4%로 장기 생존 혜택이 일부 환자에서 지속되는 것은 면역항암제의 특성으로 주목할 만하다.
이번 연구는 면역관문 단백질 ‘PD-L1’ 발현률, 특정 돌연변이 서명, 세포외기질 유전자 서명이 높은 환자군에서 보다 좋은 예후를 보였다.
특히 면역관문 단백질 ‘PD-L1’ 양성 환자들의 무병진행생존율이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났으며, 향후 환자 맞춤형 면역치료 전략에 새로운 예측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연구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산부인과 이정윤 교수 주도하에 대한부인종양연구회(KGOG, Korean Gynecologic Oncology Group) 참여 기관인 국립암센터, 삼성서울병원, 서울대학교병원, 서울아산병원, 계명대학교병원이 다기관으로 수행한 2상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이다. 순천향대 부천병원과 차의과대학교 연구진들이 연구 결과 분석에 참여했다.
박준식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치료에서 효과가 제한적이던 면역항암제를 최적의 시점과 조합으로 적용해 치료 반응률과 장기 생존률 향상에 긍정적인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특히 기존 연구들이 면역항암제 또는 PD-L1 억제제 단독 병합 요법을 사용한 것과 달리, 본 연구는 초기 치료 단계에서부터 면역항암제 2종을 선행화학요법과 병합 투여함으로써 면역 활성화와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차별화된 치료 성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종양 항원이 남아있는 시점에 면역체계를 자극해, T세포가 효과적인 항종양 반응을 일으키도록 유도하는 완전히 새로운 전략이다. 향후 대규모 무작위 임상시험을 통해 유효성과 안정성이 검증된다면, 새로운 표준 치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암연구학회(AACR) 국제학술지 ‘Clinical Cancer Research(IF: 10.4)’에 ‘진행성 난소암에서 이중 면역관문억제제를 이용한 선행 항암화학요법: TRU-D 2상 비무작위 임상시험의 최종 분석(Neoadjuvant Chemotherapy with Dual Immune Checkpoint Inhibitors for Advanced-Stage Ovarian Cancer: Final Analysis of TRU-D Phase II Nonrandomized Clinical Trial)’이라는 제목으로 최근 게재됐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