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공의들에게 복귀 명령을 내린 가운데 주요 병원 병원장들이 전공의들에게 복귀를 호소한 반면 대한전공의협의회 역대 회장, 전국의과대학 교수협의회 등은 입장차를 보였다.
◆주요 병원장들 복귀 요청
가톨릭중앙의료원, 서울대·분당서울대·보라매 병원장, 강남세브란스·세브란스·용인세브란스병원장, 삼성서울병원장, 서울아산병원장 등은 전공의들의 복귀를 요청했다.
실제 이화성 가톨릭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지난 2월 29일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8개 병원(서울성모병원, 여의도성모병원, 의정부성모병원, 부천성모병원, 은평성모병원, 인천성모병원, 성빈센트병원, 대전성모병원)에서 수련 중인 전공의들에게 병원 복귀를 요청하는 문자와 메일을 발송했다.
이화성 의료원장은 “가톨릭중앙의료원의 모든 전공의 선생님들은 타 의료기관과는 달리 치유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본받아 전인치유라는 큰 업적을 세우신 분들이다. 여러분들의 이러한 마음과 노력이 있었기에 지금의 가톨릭중앙의료원과 산하병원들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의료기관이 될 수 있었다.”라며, “그동안 지켜왔던 우리의 소명과 우리를 믿고 의지해 왔던 환자분들을 생각하시어 속히 각자 의료현장으로 복귀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라고 밝혔다.
이어 “병원장 일동은 여러분들이 꿈꾸고 가꿔나가고자 하는 이땅의 올바른 의학교육과 의료현장의 개선을 위해 함께 할 것을 약속드린다. 여러분들이 꿈꾸고 바꿔나가고자 하는 우리의 현실이 힘들더라도, 여러분의 꿈과 희망을 키워나가는데 저희도 온 힘을 다하여 함께 하겠다. 환자분들과 함께 해주시길 청한다.”라고 덧붙였다.
박승일 서울아산병원장도 “많은 생각과 고민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시리라 생각되지만, 여러분을 의지하고 계신 환자분들을 고민의 최우선에 두시기를 간곡하게 부탁드린다. 완치의 희망을 안고 찾아온 중중환자, 응급환자 분들에게 여러분은 가장 가까이에서 환자들이 의지할 수 있는 의사 선생님이다. 더구나 우리 병원은 중증환자 치료와 필수 의료 비중이 매우 높고 그 중심에 선생님들이 있다.”라며, “여러분의 주장과 요구는 환자 곁에 있을 때 힘을 얻고 훨씬 더 잘 전달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진료 현장에서 여러분의 손길을 기다리는 환자분들과 함께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전공의 분들은 하루 속히 환자분들 곁으로 돌아오시기를 다시 한 번 부탁드린다.”라고 강조했다.
◆33개 전국의과대학 교수협의회 ”원성을 듣는 총장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전국의과대학 교수협의회(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장 이도상,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장 권오상, 강원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회장 박종익, 건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장 이태윤,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회 의장 민우기, 경상국립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장 김덕룡,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장 김우식,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의회 의장 조윤정,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장 민준원, 대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회 회장 류재근, 동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장 백용해,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장 오세옥,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장 김종일,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장 홍승봉, 순천향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의장 김홍수,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회 의장 노재성,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평의회 의장 배선준,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교수협의회 의장 오진록, 영남대학교 의과대학교수협의회 의장 배정민,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장 황승준, 원광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장 김태현, 을지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장 이창화,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평의회 평의원 일동, 인제의대 부산백병원 교수협의회장 김태현, 인하대학교 교수협의회장 최지호,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장 전병조, 중앙대학교 의료원 교수협의회장 강현, 차의과학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협의회장 김승기, 조선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장 손홍문,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장 이병석,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장 최중국,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장 박대균,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장 김원규) 등 33개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회장은 ”각 대학의 수장인 총장은 교육부에 신청할 2025학년도 의과대학 학생정원을 심사숙고하라.“라고 촉구했다.
의과대학 정원 수요는 의대 학생 교육을 위한 대학의 교육역량 평가, 의대교수들의 의견 수렴 등의 절차가 필수적으로 요구되지만 지난 2023년에 각 대학에서 제출한 의과대학정원 수요조사 결과는 이러한 필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정책의 근거자료로 사용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의대 정원은 현재 의사 인력 및 건보 재정 등을 감안하여 언제, 어떤 분야에 얼마만큼의 의료인력을 어떻게 확충할 것인가 하는 국가 의료보건정책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책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국의과대학 교수협의회는 ”아무리 타당한 결과라도 그 절차가 합리적이지 않다면 결코 용납되지 않는 곳이 바로 지성의 장, 대학이다. 이러한 위치에 있는 대학 총장으로서 이번 사태처럼 필수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단편적으로 결정된 의사 인력을 매년 2천명씩 증원하려는 정부 정책에 동조함으로써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요구되는 이공계열 인재를 매년 2천명씩 의사로 빠져나가게 하여, 궁극적으로 대한민국의 미래 발전에 걸림돌이 되게 하였다는 원성을 듣는 총장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일부 교수들은 전공의들 뜻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역대 회장 ”의사노동정책과 신설 주장 필요“
대한전공의협의회 역대 회장(4기 회장 류효섭, 6기 수석대표 서정성, 6기 공동대표 최창민, 7기 회장 임동권, 8기 회장 김대성, 9기 회장 이혁, 10기 회장 이학승, 12기 회장 정승진, 13기 회장 이원용, 16기 회장 경문배, 18,19기 회장 송명제, 22기 회장 이승우, 23기 회장 박지현, 24기 회장 한재민, 25기 회장 여한솔)은 ’전공의와 정부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내용을 통해 ”모순투성이 수련병원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나름 노력을 하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획기적인 개선이 되지 못했다는 작금의 현실 앞에 여러 과거 전공의와 현재 전공의에게 미안함과 사죄의 마음을 먼저 전한다.“라며, ”우선 의사 노동자로서 반드시 보장받아야 하는 노동3권의 보장과 함께 단위 개별 단위 의료기관에서 교육부 인가 교원을 제외한 모든 의사 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노조 설립과 노조 전임자 임용 강제화를 보장받아야 하고, 정부 정책에서 여러분의 주장이 우선 반영될 수 있도록 의사노동정책과 신설을 주장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말로만 국민의 생명권을 말하고 의사 노동자에게는 헌법상 가치에 반하는 명령을 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권을 지키기 위해 정부재정을 적재적소로 즉시 투입해야 할 것이다. 정부가 말하는 수가 인상은 병원에 대한 보상이지 온 몸과 영혼을 갈아 넣는다고 표현되는 의사 노동자에 대한 보상이 아니다.“라며, ”의사 노동자가 노동 현장을 떠나지 않도록 사법 리스크 해소와 함께 적절한 보상을 즉시 그리고 지속적으로 현실화해야 한다. 그래야 정부가 말하는 의료제도 개선이 말뿐이 아닌 진정한 개혁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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