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 의사 수가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 의대 증원을 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필수의료 전문의수는 오히려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바른의료연구소(소장 윤용선)가 지난 12일 코엑스E홀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를 통해 필수의료 문제가 부각되기 전과 후의 전문의 수를 비교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이같이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국가통계포털(KOSIS) 검색을 통해 최근 10년(2010년~2020년)간 대한민국 인구의 변화와 전문의 수의 변화, 필수의료 전문의 수의 변화를 비교 분석했다.
[사진 : 정재현 기획조정실장, 김성원 고문, 윤용선 소장, 정인석 고문, 양현덕 연구조정실장]
◆최근 10년간 대한민국 인구당 전문의 수 변화…10만명당 전문의 수 34.6% 증가
이번 분석결과 최근 10년간 국내 인구는 약 4,955만명에서 약 5,183만명으로 4.6% 증가했다.
전문의 수는 7만 3,428명에서 10만 3,379명으로 40.8% 증가했다.
10만명당 전문의 수는 148.18명에서 199.43명으로 34.6%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필수의료 과라고 불리는 내과(46.3%), 외과(13.2%), 흉부외과(14.1%), 산부인과(8.3%), 소아청소년과(26.8%), 응급의학과(145.4%) 등은 모두 인구 증가율을 상회하는 전문의 증가율을 보였다.
윤용선 소장은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인구 증가율보다 훨씬 높은 전문의 수 증가율임에도 필수의료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은 배출된 상당수의 전문의들이 필수의료에 종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현재의 필수의료 문제는 필수의료 전문의 수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필수의료 분야 전문의들의 이탈이 주 원인이다.”라고 밝혔다.
◆10년간 65세 이상 인구 변화와 전문의 수 변화…노인성 질환 관련 전문의수 증가
최근 10년간 65세 이상 인구는 약 51.9% 증가한 가운데 전문의 수도 40.8% 증가했다.
65세 이상 인구 10만 명당 전문의수는 7.3% 감소했지만 노인성 질환 진료와 관계된 내과(0.8%), 마취통증의학과(0.3%), 재활의학과(25.9%), 신경과(9.7%) 등의 전문의 수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용선 소장은 “내과, 마취통증의학과, 재활의학과, 신경과 이외에도 정형외과, 신경외과, 안과 등 많은 전문과에서 노인성 질환에 대한 치료를 담당하고 있지만 현재 의료 이용에 있어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오히려 의료의 과잉 공급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10년간 15세 미만 인구 변화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수 변화
최근 10년간 15세 미만 인구수는 21.0%가 감소했지만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32.7% 증가했다.
이를 분석한 결과 15세 미만 인구 10만 명당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수는 67.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소장은 “최근 발생하고 있는 소아청소년과 위기와 오픈런 사태는 전문의 수가 부족해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다른 원인에 의해 발생했다.”라며, “저출산이라는 시대적 배경 이외에 저수가에 의한 낮은 수익성, 이대목동사건 등으로 대표되는 소아청소년 진료의 법적 부담 증가가 원인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로 인한 전공의 지원 감소가 수련병원 교수 및 지도 전문의들의 과도한 업무량 증가로 인한 이탈로 이어지고, 중증, 입원 및 응급 치료 인프라가 붕괴되고 있다.”라며, “이와 함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아동병원 줄폐업, 출퇴근 시간에만 환자가 몰리는 소아청소년 외래 진료의 특수성, 일부 보호자들의 과도한 갑질 등도 문제이다.”라고 덧붙였다.
바른의료연구소는 “현재 우리 사회가 당면한 의료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의대정원 확대와 같은 실효성도 없이 부작용만 양산하는 포퓰리즘 정책은 단호히 배척하고, 문제의 원인이 되는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을 개혁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라며, ‘현재 일어나고 있는 필수의료 분야의 위기는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이 이대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것을 알려주는 경고 신호라고 보아야 하지만 정부와 국회 등에서 이러한 경고 신호를 무시하면서 근본적인 문제를 고칠 생각은 하지 않고, 왜곡된 자료와 잘못된 신념으로 만들어진 의대정원 확대와 같은 정책을 추진한다면, 대한민국 의료의 붕괴는 기정사실화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2010~2020년 대한민국 인구당 전문의 수 변화, ▲2010~2020년 대한민국 65세 이상 인구당 전문의 수 변화, ▲2010~2020년 대한민국 15세 미만 인구당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수 변화 등은 (메디컬월드뉴스 자료실)을 참고하면 된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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