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및 의료인공지능센터 정한길·김택균 교수팀이 흉부 방사선 사진(흉부 X-ray)을 분석해 ‘심장 색전성 뇌경색’을 진단하는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교수팀은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연구를 수행해 흉부 X-ray를 분석하는 것만으로 심장 색전성 뇌경색을 진단할 수 있는 딥러닝 모델 ‘ASTRO-X’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해당 알고리즘은 4,000개 이상의 흉부 방사선 사진을 바탕으로 훈련과 검증을 반복해 만들어졌으며, 7개의 병원에서 외부 검증을 통해 안정성과 우수성을 확인했다.
ASTRO-X는 심장 혈전이 주로 발생하는 좌심방 부위를 중심으로 2차원 X-ray 영상을 분석,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미세한 차이까지 구분해 심장 색전성 뇌경색을 진단할 수 있다.
진단에 요구되는 흉부 엑스레이 검사가 비교적 간단하고 저렴한 편인데다가, 알고리즘의 정확도도 뛰어나 향후 기존 검사법을 보완 및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는다.
정한길(사진 왼쪽) 교수는 “현장에서 뇌신경계 중환자들을 진료하면서,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면 뇌졸중으로 고통받는 환자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을 항상 느낀다”며, “뇌경색을 비롯해 뇌졸중의 원인에 대한 조기진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보다 경제적이면서도 높은 정확도의 검사법이 필요한데, 인공지능이 이를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고 밝혔다.
김택균 교수는 “심장 색전성 뇌경색을 흉부 방사선 사진만으로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면 항응고 요법과 심장 질환 치료를 통해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이번 발표한 인공지능 모델을 더욱 발전 및 보완한다면 뇌졸중 진료 과정에 도입돼 많은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The Lancet’의 자매지인 국제저널 ‘EBioMedicine’에 게재됐다.
한편 뇌졸중의 일종인 뇌경색은 뇌혈관이 막히면서 혈액 공급이 차단되고 이로 인해 뇌가 손상되는 증상을 의미한다. 예고 없이 발병해 즉각적으로 치료하지 않으면 영구적 뇌손상 등 심한 후유증을 남기기 때문에, 사전에 예측하고 차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뇌경색은 뇌혈관 내에서 혈전(피떡)이 생기며 발생하기도 하지만, 다른 곳에서 생성된 혈전이 온몸을 순환하는 중 가느다란 뇌혈관을 지나다 막히게 되는 ‘색전성 뇌경색’의 형태로도 빈발한다.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심장 색전성 뇌경색’은 심장에서 나온 혈전에 의해 뇌혈관이 막히는 질환으로, 심장 혈류에 이상이 있는 환자의 경우 발병률이 높아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심전도나 심장초음파를 비롯한 다양한 검사가 필요하고, 검사를 하더라도 뇌경색을 일으키는 원인을 정확히 찾아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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